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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이저 소제 Apr 08. 2025

# 1 그냥 가자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알 수 없다.

대학교 4학년때였다.때는 1989년.

기나긴 겨울방학에 친구랑 둘이서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여행을 다녔다.

여학생 둘이서 겁도 없이 무슨 깡으로 돌아 다녔나 싶은데, 그 당시에는 선배며 후배며 전화 한 통화만 하면 기꺼이 먹여주고 재워주었더랬다.

마지막으로 부산에서 통일호 열차타고 서울로 올라온 날, 학교앞호프집에 모여있는 친구들 사이에 끼어앉아 있는데 왁자하게 떠들고 노는 자리가 너무 심심하고 지루한 거다. 몸이 근질거리고 엉덩이가 들썩였다.

그 때옆에 앉은 친구에게 했던 말이 < 나, 지금 또 어디로 가고 싶어였다.

무슨 역마살이 끼었나 싶게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20대 이후 30대를 지나 40대를 거쳐 50대인 지금 역마살을 온 몸으로 체화카지노 게임 사냐고 ?

전혀 아니다.

아이 둘 키우고 먹고 사느라 반경 몇 km를 못 벗어나고 산지 오래다.

아이들이 이제 성인이 된 지금, 나이 60을 코앞에 두고 잠자고 있던 나의 역마살이 뒤늦게 깨어난다.


언제부터인가 습관처럼 한풀이 하듯이 한 말이 있었다.

아이들이엄마 손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때, 오히려 엄마의 부재가 때로는 더 반가울 때쯤이면 세상을 주유하며 살겠노라고.

근데 그게 말이 쉽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제 몫의 삶을 살아도 여전히 내게는 내 몫의 일들이 산적했으니.....뭐든 내 맘대로 되는 일은 잘 없었다.


체력이 뒷받침되고 다리 힘 빠지기 전에 열심히 카지노 게임 싶은 것 카지노 게임 살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치받쳐 올라왔다.나이들수록 더 의욕이 넘치니 갱년기가 이상하게 온 듯하다.

그리고 1년전 가을, 긴 추석연휴에패키지 상품을 고르고 골라서 무려 거금 800만원을 넘어서는 여행을 다녀왔다. 가는대로 가고 주는대로 먹고 자라는 데서 자고. 편하기야 이를데 없다만 여행 중과 여행 후에 남는 이 공허함은 무엇인지.


그리고 마음 먹었다.

제대로 된 여행다운 카지노 게임 하자.

몸고생은 좀 하더라도 돈 덜쓰는 가성비 카지노 게임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일을 댕그렁 그만둬야했다. 계약직 강사라 일을 관둬도 타격이 크지 않으니 다행인건지...

환갑을 2년 앞두고 뭔가 저지르지 않으면 안 될 듯한 기분이었다.

일을 그만둔 지 보름만에 가고 싶은 나라를 정하고, 또 보름만에 6박 8일의 길지 않은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앞두고 가고 싶은 나라에 대한 책 두 권과, 그 나라의 유명작가의 책 한 권을 내쳐 읽었다.


먹고 사는 것이 바빠서 잠시 미뤄두다 보니 몇 십년을 미뤄두었던 여행. 낯선 것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것을 접하는 기쁨을 위해 이제 여행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얼마나 열심히 씩씩하게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남편 연금 이외 수입이 사라진 빤히 보이는 통장 잔고도 고려해야카지노 게임,점점 사위어갈 체력도 감안해야 될 터이다. 카지노 게임 싶은 것은 카지노 게임살아야 한다는 다소 떨떠름한 남편 말을 응원이라 믿고 한 발 대딛었다.


20대의 딸과 50대의 엄마가 함께한 포르투갈 6박 8일 여행.

여행 초보자의 우왕좌왕 날 것 그대로의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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