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카지노 쿠폰은 회사에 갔고 나는 아이랑 단둘이 있었다. 평소 주말에 아이랑 둘이 있으면 어디 멀리 가지 않고 그냥 동네 안에서만 놀았는데, 이 날은 모처럼 근처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택시를 타고 나들이를 갔다.
우리 모녀가 간 곳은 큰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숲이 아름다운 '금호지'였다.
지금 벚꽃은 다 떨어졌지만, 벚꽃이 떨어진 자리에는 초록잎이 가득해져서 벚꽃의 화사함과는 다른 싱그러운 매력으로 아름다웠다. 나는 수지랑 같이 이 풍경을 보며 너무 이뻐서 '좋다 좋다 너무 좋다'란 말을 내내 입에 달고 있었다.
우리는 카페 야외 테라스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이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지는 바위 위에 올라가 드러누워 하늘을 보기도 하고, 바위 밑에 피어있는 꽃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길가에 지나가는 개미를 유심히 관찰하기도 하고, 큰 호수를 보며 '바다다!' 하고 외치기도 하며 자연을 온몸과 마음으로 만끽했다.
이렇게 찬란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수지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벅차게 행복했다.
금호지에는 어린이 놀이터도 있어서 그곳에서 한 시간 반정도 여유롭게 놀았다. 다 놀고 나서는 우리는 다시 택시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쇼핑몰에 갔다. 점심을 먹은 후 쇼핑몰 여기저기 다니며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우리는 쇼핑몰에서 집까지 걸어왔다. 수지랑 천천히 걸어오다보니 거의 30분을 걸은 것 같다. 이 날 금호지에서도 많이 걸었는데 집까지 오면서도 많이 걸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니 긴장이 풀린 건지 그제야 피곤이 몰려왔다.
하루 반나절을 밖에서 혼자 수지를 챙기고, 같이 놀고, 걷고 하다 보니 그 순간엔 너무 좋아서 힘든 줄도 몰랐는데 집에 오니 내 몸이 '너 오늘 무리했어, 좀 쉬어야 돼'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이렇게 수지랑 같이 다니면서 틈틈이 카지노 쿠폰과도 연락을 했다. 지금 우리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짤막하게 카지노 쿠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집에 도착해서는 카지노 쿠폰에게 우리는 이제 집에 왔다고 연락을 했고, 카지노 쿠폰은 이제 좀 쉬라고 했다.
나는 거실에 잠시 앉아 있다가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누워서 잠이 들었다. 그렇게 잠깐 잠을 잤는데 잠시 후 카지노 쿠폰이 집에 왔다.
카지노 쿠폰이 왔을 때 막 잠이 깬 나는 비몽사몽 한 상태로 "오빠 왔어~" 하고 인사를 했다. 그런데 몸은 일어나 지지 않았다. 잠을 자니 더 무거운 피로감이 온몸을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카지노 쿠폰은 나를 보고 어디 아프냐고 물어봤다. 나는 아프진 않다고 했다. 체력 유효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나는 이 날 하루치의 체력을 밖에서 다 쏟은 것 같았다.
내가 못 일어나고 누워 있는데 카지노 쿠폰은 회사에서 받았다며 딸기라떼를 꺼냈다. 카지노 쿠폰과 같은 부서의 어떤 직원분이 오늘 출근한 직원들에게 사준 딸기라떼 였는데 카지노 쿠폰은 먹지 않고 근무시간 동안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들고 온 것이다.
카지노 쿠폰은 딸기라떼를 꺼내서 수지에게 한 컵 부어주고, 나에게도 일어나서 먹어 보라고 했다. 난 도저히 일어날 힘이 없어서 안 먹겠다고 말했다.
카지노 쿠폰은 "정말 안 먹을 거야? 먹으면 힘이 날 텐데? 둥아, 넌 분명히 이거 먹으면 힘이 날 거야. 먹어봐."
라며 내가 먹기를 간절히 바라는 듯 말했다.
난 그 말에 못 이겨 무거운 몸을 일으켰고 "그럼 먹을게" 하고 한입 먹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정말 한 입 먹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 그냥 딸기 시럽 넣어 대충 만든 맛이 아니라 정말 생 딸기과즙이 그대로 느껴지는 신선하고 달콤한 맛이었다. 그래서 세 입만에 다 먹어버렸다.
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카지노 쿠폰이 웃으며 "거봐, 먹으니까 힘이 나지?"라고 말했다. 난 정말 맛있다며, 진짜 먹으니까 힘이 난다고 웃었다.
카지노 쿠폰은 그럴 줄 알았다며 또 웃었다.
이 딸기라떼는 하루동안 수지를 혼자 데리고 다닌 나를 챙기는 카지노 쿠폰의 작은 마음이었다.
사실 회사에 있는 동안 누가 딸기라떼를 먹으라고 주면 그냥 먹어도 아무렇지 않은 건데, 카지노 쿠폰도 주말에 근무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어떻게 오전에 받은 라떼를 오후 퇴근할 때까지 먹지 않고 챙겨 왔을까.
내가 딸기라떼를 먹고 맛있다며 힘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는 카지노 쿠폰의 얼굴엔 기쁨이 가득했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기쁨이.
카지노 쿠폰은 내가 이걸 마시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 같았다. 이렇게 내가 좋아할 줄 알고 일부러 딸기라떼를 먹지 않고 가만히 아껴둔 것이었다.
나를 너무나 잘 아는 카지노 쿠폰은 오늘 내가 하루 종일 수지랑 다니다가 나중에 녹초가 돼있을 걸 알았을 거다.
그리고 내가 뭘 먹어야 힘이 나는지, 뭘 좋아하는지 알기에 딸기라떼를 받은 순간 나를 떠올린 것 같다.
'이거 우리 둥이가 좋아하는 건데..!' 하며.
조금 전까지만 해도 피곤으로 몸이 무거워 누워서 못 일어나던 나는 카지노 쿠폰의 사랑이 담긴 딸기라떼 한 입으로 불끈 힘이 나서 일어났다. 그리고 카지노 쿠폰이 사 온 과자도 수지랑 같이 하하 호호 웃으며 나눠 먹었다.
원래 평소에 과자는 잘 안 먹지만, 매우 피곤했던 이 날 먹은 과자는 그냥 보약 같았다. 하하. 달콤한 맛에 기분이 좋아지고 온몸에 기운이 도는 것 같았다.
카지노 쿠폰 덕분에 기운을 차리고 힘을 냈다.
내가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나를 세심하게 챙겨주는 카지노 쿠폰이 있어서 나의 힘이 부족할 날이 없다.
아주 작은 것으로 세심하게 구석구석 알차게 나를 챙겨주는 카지노 쿠폰으로부터 언제나 큰 힘을 얻는다.
딸기라떼를 보는 순간 나와 수지를 떠올렸을 카지노 쿠폰을 생각하니 마음의 모든 공간이 따스하게 채워지는 것 같았다. 이 관심과 사랑 덕분에 언제나 마음이 든든하다.
작은 표현, 작은 행동, 작은 관심, 작은 배려가 사랑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한 번에 뭔가 큰 걸로 하는 표현이 아닌 일상에서 티가 날듯 말 듯 작고 세심한 것들에 카지노 쿠폰이 기울이는 마음은 나에게 큰 울림과 감동으로 닿는다. 이런 카지노 쿠폰에게 항상 고맙다.
작은 관심과 사랑이 하루하루 쌓여, 내 일상이 따뜻한 행복으로 물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