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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Jan 21. 2025

아픈 카지노 게임와 보호자

소아과에서 본 풍경

수지가 독감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하던 날, 외래진료를 받기 위해 진료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 독감이나 감기환자들이 많다고 하던데 병원에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소아과에도 아픈 아이들로 붐볐다. 이 날은 주말 오전이라 사람들이 더 많았고 우리 모녀도 이 틈에 있었다.


우리가 앉은자리 옆에는 어떤 할아버지와 4살 정도 돼 보이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할아버지와 손주 같았다. 대부분 부모들이 보호자로 와 있는 소아과에 할아버지가 계시니 눈에 띄었고 괜히 관심이 갔다.


할아버지는 대기실 소파에 앉아 계셨고 남자아이는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돌아다니며 움직였다. 분명 아파서 왔을 텐데 씩씩한 아이의 모습이 귀여웠다. 병원 안을 두리번거리며 구경하던 아이는 갑자기 할아버지 손에 있던 메모지를 잽싸게 가져갔다.


메모지를 가져간 카지노 게임에게 할아버지가 말했다.


"OO야, 그거 구기면 안 돼. 이리 줘."

"할아버지 이게 뭐야?"

"그거 의사 선생님한테 보여줘야 되는 거야. 이리 줘~"


할아버지가 달라고 하며 아무리 손을 뻗어도 카지노 게임는 "내가 할 거야"라고 말하고서는 메모지를 손에 꼭 붙잡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그런 카지노 게임에게 계속 종이를 달라고 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그리고 결국 메모지는 할아버지 손에 들어왔다. 할아버지에게 그 메모지가 꽤 중요한 것 같았다.


나는 그 메모지에 도대체 뭐가 적혀 있는 걸까 하고 궁금했다. 그런데 마침 할아버지가 메모지를 잠깐 펴서 보셔서 나도 옆에서 슬쩍 볼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못 봤지만 메모지에는 일자별로 기록된 열온도와 몇 줄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 아마 매일 체크한 카지노 게임의 열온도와 카지노 게임의 컨디션을 적어놓은 것 같았다. 그리고 메모지에 적힌 글씨체는 누가 봐도 어른 남자의 글씨였다.


그 메모를 보는 순간, ‘아이의 아빠가 썼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바빠서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못하는 아빠가 할아버지에게 아이를 부탁하면서 아이에 대한 기록이 적힌 종이를 건네준 것 같았다. (나 혼자의 상상이지만)


일자별로 아이의 열온도를 체크한 아빠의 글씨에서 참 세심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바쁜 아들을 대신해 주말 오전 일찍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손주를 데리고 오신 할아버지의 정성도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런 생각을 혼자서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손에 링거를 꽂고 있는 우리 수지에게 관심을 보이셨다.


"OO야 누나가 아픈가 봐. 봐봐 아파서 주사도 꽂았지. 밥 안 먹고 밖에서 옷 안 입어서 누나가 아픈가 보다."


아마 할아버지의 손주가 밥을 잘 안 먹고 밖에서 옷도 안 입으려 한 건지, 손주 들으라고 하시는 말 같았다. 난 그저 웃기만 했다. 할아버지는 수지를 보고 이쁘게 생겼다며 칭찬도 해주셨다. 난 감사하다고 웃으며 인사를 전하고 할아버지의 손주를 보며 “아야 했어?"라고 말을 건네는 사이 카지노 게임는 진료 볼 차례가 돼서 들어갔다.


간호사가 카지노 게임의 이름을 부르자 할아버지는 카지노 게임를 번쩍 안고 들어가셨다.


아무리 작은 카지노 게임라 해도, 남자카지노 게임라 꽤나 묵직할 텐데 할아버지가 아무렇지 않게 번쩍 안아서 들어가는 걸 보니 그동안 카지노 게임를 많이 안아주셨구나 싶었다. 내 경험상, 카지노 게임를 키우면서 팔에 근력도 같이 커지는 것 같다. 미혼일 때는 돌도 안된 아기 안는 것도 힘들어서 버거워했는데, 지금은 18킬로나 나가는 수지도 번쩍번쩍 잘 안는다. 카지노 게임를 키워본 사람, 많이 안아본 사람은 팔에 힘이 다르다.


손주를 번쩍 안는 할아버지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가 카지노 게임 어릴 때부터 오래 같이 있었나 보다 하는.




요즘은 카지노 게임의 보호자가 부모가 아닌 경우도 많다. 조부모가 보호자인 경우도 많고 때로는 친척이 돌보기도 하고 아니면 가족이 아닌 ‘돌봄 선생님‘ 같은 분들이 카지노 게임를 봐주기도 한다. 내 주변에도 있다.


보호자가 누가 됐든 카지노 게임를 사랑과 정성으로 챙길 수 있다면, 카지노 게임가 같이 있으면서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함을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다.


주말에 손주를 데리고 온 할아버지를 보며 부모를 대신해서 카지노 게임 보호자 역할을 해주는 것이 정말 보통 정성이 아닌데, 이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심에 존경스럽고 찡한 마음까지 들었다.


그리고 병원을 조금 더 둘러보았다. 병원은 아이들과 부모들로 가득 차서 정신없는 분위기였지만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이와 부모들 사이에 사랑과 믿음이 오가는 게 보였다.


아픈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아빠, 계속 울기만 하는 아이를 아기띠에 내내 안고 서있는 엄마, 아이가 독감에 걸리면서 자신도 독감에 걸려 링거를 맞고 있는 엄마, 한시도 가만있지 않는 활발한 손주를 챙기느라 애쓰는 할아버지 등. 병원 안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 제각각이었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나 다 같아 보였다.


소아과 병원은 아이들의 울음소리도 가득하지만 부모들의 사랑도 가득한 곳이다. 아파서 우는 아이들에게 집중하던 시선을 부모에게로 돌려보니 아이가 아파서 보채고 짜증을 내도 그걸 다 받아주며 옆에서 아이를 챙겨주는 부모들의 마음은 그저 사랑뿐이었다.


이 사랑이 있어서 카지노 게임들이 아픈 만큼 실컷 아파하고, 마음껏 울 수도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항상 건강하고 안 아프면 정말 좋겠지만 그럴 수만은 없다. 다만 아프더라도 아픔을 실컷 표현하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보호자가 옆에 있다면 이것으로 카지노 게임들은 건강하게 자라날 거란 생각이 든다.


우리 수지도 든든한 사랑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길, 그리고 모든 카지노 게임들이 사랑받으며 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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