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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ie Mar 04. 2025

산후조리원 2

다섯째 날~아홉째 날, 서로를 배우는 시간

다섯째 날

태어난 지 고작 일주일 된 옹냥이가 엄마인 나를 아는 것 같다. 나의 냄새, 나의 품을 아는 것 같다. 내가 아직 회복 중이라 아빠가 훨씬 더 많이 안아주는데도 유독 내 품에서 편안해하고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다. 또 요 녀석이 살짝살짝 웃기도 하는데 물론 신생카지노 게임의 무작위적 반사작용이겠으나 그 미소가 너무 기분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한편으로는 나의 회복을 명목으로 육아 주도권을 남편에게 다 빼앗겨 버린 것도 같다. 남편이 카지노 게임를 돌보는 모습을 보며 간혹 나는 다르게 하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남편이 이렇게 참여해 주는 것에 감사하며, 나의 잔소리가 괜히 남편의 육아 동력을 잃게 할까 우려하며, 우선은존중하기로 한다.


옹냥이 황달을 핑계로 밤에는 옹냥이를 신생아실에 보내기로 했다. 불빛이 환하게 켜진 곳에서 황달이 더 잘 빠진다고 하기 때문이다. 24시간 모자동실 하자고 24시간 방 불을 환하게 켜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24시간 모자동실 대신 12시간 모자동실을 하기로 했다. 솔직히 밤에 잘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밤잠을 얼마나 잘 잤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하루 종일 졸리다.


여섯째 날

신생아는 이 세상, 엄마 뱃속 밖의 세상이 몹시 힘들다고 한다. 5~10분 젖을 빨면 그만 지쳐서 잠에 들고, 분유 40~50ml 먹이는 데만 한 시간이 걸린다. 중간에 자꾸 자서 깨워가며 먹여야 하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 재우는 게 힘들다는 건 익히 들었지만, 카지노 게임 깨우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은 도 몰랐다. 우리 아가, 파이팅이다.


일곱째 날

오늘은 우리 옹냥이가 좀 더 살아났다. 눈도 더 크게 뜨고, 깨어 있는 시간도 늘어나서 운동도 시켜주고 했다. 아, 그리고 우리 옹냥이의 진짜 이름도 정해졌다.

카지노 게임가 태어나기 전에 우리 카지노 게임의 이름은 우리 부부의 몫이라고 생각해서 미리 생각해 둔 이름이 있었다. 카지노 게임가 세상에 나오자마자 집안 어른들의 개입이 시작될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시아버님은 카지노 게임 이름에 항렬에 따른 돌림자를 썼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나의 친할머니께서는 누가 이름을 그렇게 마음대로 짓냐며 반드시 작명소에서 이름을 받아오라고 하셨다.

나름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내가 카지노 게임 이름을 작명소에서 지을 줄이야...

돌림자는 "지(志)"였고, "카지노 게임(志安)"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작명소 이야기가 나온 후 남편과 우리 카지노 게임 이름이 촌스러운 이름 예를 들어 "지춘"이가 되면 어쪄냐고 농담을 했는데, 예쁜 이름이 지어져서 그래도 다행이었다.

그 이름으로 내일 남편이 외출을 해서 출생신고도 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카지노 게임는 신생아인데도 참 남자답게, 사내답게 생겼다. 참 매력적인 얼굴이다. 어떻게 클지 몹시 궁금해진다.


여덟째 날

남편이 빨래도 하고 출생신고도 하러 하루 집에 가서 자기로 했다.

나는 혼자 자다가 새벽에 중간에 깨서 지안이를 보러 갔다. 그런데 우리 카지노 게임가 잠들어있지 않고 눈을 뜨고는 입을 뻐끔뻐끔 배고파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그런데 신생아실에서는 아무도 우리 카지노 게임의 신호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혼자서 신호를 보내고 있는 우리 카지노 게임가 또 불쌍해져서 새벽 4시에 카지노 게임를 데려왔다가 또 3시간을 전쟁을 치렀다. 또 마음만 앞섰다.

그래도 데려온지안이가 내 젖을 전보다 더 잘 빨았다. 15분이나. 어제보다 더 성장한 것이다. 어젠 목욕할 때 그렇게 울더니 오늘은 하나도 안 울었다.황달기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잘하면 곧 그동안 유축한 젖도 다시 먹일 수가 있다.


그런데 젖을 많이 빨아서 그런지 먹는 시간 외에는 대체로 잠을 잔다. 젖병 빠는 것보다 젖 빠는 게 60배는 더 힘들다고 한다. 모유를 먹이면 IQ가 좋아진다고 하는 것이 성분 때문도 있겠지만 그렇게 빠는 행동이 두뇌를 자극하기 때문도 있다고 한다.

대체로 잠을 자고 있지만 컨디션은 무척 좋아 보인다. 자면서도 자꾸만 살짝살짝 미소를 보인다. 그 모습을 목격하면 나도 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오늘 아침 카지노 게임가 보여준 미소 한 방에 모든 것을 보상받았다.


나는 나름 육아 공부를 안 하지 않았는데, 육아는 결코 이론처럼, 또 남들이 하는 말처럼 되지 않는 것 같다. 주도자는 카지노 게임이다. 부모는 카지노 게임에게 적절히 반응할 뿐이다.

옹냥이, 아니 지안이의 패턴은 분유 40ml 먹기(체중에 따르면 80ml는 먹어야 하는데 반씩만 먹는다.), 놀기, 또다시 배고프다고 찡찡대면 엄마 젖 물고 자기.

내가 안아줄 때 젖 찾는 포즈를 취할 때가 있는데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그러다 나의 젖가슴에 밀착하여 젖을 빠는 모습은 더욱 사랑스럽다. 마치 태동을 느낄 때와 같은 행복감이 있다. 오로지 지안이와 나만이 할 수 있는 교감이다. 오로지 나만이 지안이에게 모유를 줄 수 있고, 지안이만이 나의 젖을 빨 수가 있다.


집에서 혼자 자고 온 남편은 몹시 외로웠다고 했다. "온몸에서 카지노 게임 냄새가 나는데..."하며...


아홉째 날

지안이 황달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여 분유 대신 유축 모유를 주기 시작했다. 편한 젖병에 익숙해지면 비교적 힘든 엄마 젖은 거부할 수도 있다는데 우리 지안이는 그런 것도 없이 둘 다 잘하는 것 같아 기특하다.

엎어 놓아 터미타임을 시키면 3개월쯤부터 한다는 고개 가누기도 벌써 하며 작은 두 다리는 기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컨디션이 좋을 때의 눈빛은 또 어떻고. 무엇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반짝반짝하면서도 꽤나 심각해 보이는 눈빛이 괜히 부모에게 기대감 따위를 심어주는 것이다.

황달을 이겨냄과 동시에 잠이 확 줄고 대신 잠투정이 늘어 겨우겨우 재운 지 30분이면 깨고, 깊이 잠든 게 아니면 안아달라 떼쓰고, 안고 있어도 실눈을 뜨며 엄마나 아빠가 계속 안고 있는지를 확인하곤 한다.

나는 아직 기력이 많이 없지만, 나아질 기미가 없던 회음부 통증이 그래도 많이 괜찮아졌고(이제 도넛방석이 없이도 앉을 수는 있는 정도.) 이제 제법 엄마 아빠는 지안이가 무얼 원하는지 알아채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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