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by 이미상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문학동네
저 끝까지 갈 수 있었으면 벌써 오래전에 자신을 세상에서 끊어 냈을까. 그땐 눈에 보이는 한 방이 없었는데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니 그 과거의 어떤 한순간이 커다랗게 현재의 뇌를 뚫는 때가 있다. 생각이 멈춘 뇌가 그런 순간의 징검다리를 타고 내려와 가슴을 훑고 지나가며 그땐 닿을 수 없었던 공허를 맛볼 때가 그렇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싫은 일, 해야만 하는 일을 기어코 하면서도 진저리 치며 사는 시간들은 사람을 지치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독하게 매달리게도 한다. 꾸역꾸역 매달려 징그럽게 이어가는 시간을 돌연 뿌리치고 방향을 트는 그런 용기는 누구나 내지 못한다. 누구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원치 않는 것에 가까이 가는 일은 평범한 루틴과 규칙 속에 익숙하게 삶을 몰아넣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생각해보지 않은 다른 세상의 일인 것이다.
“못해서 못하니까 좋은 거예요. 무능해서 귀한 거예요."
무능한 나는 무능하다는 것을 모르고 귀한 존재인 채로, 못하고 사는 것은 '나' 그대로의 정체성이다. 능력이 범람하고 넘친 파도 끝에는 서로를 딛고 올라가려는 능력들이 파편으로 투쟁하는 사회다. 편견과 불균형이 어떤 '다움'의 기준이 되어 인정받아서는 안될 무능력으로의 고립을 두려워한다.
할 수 있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싫은 것으로의 도약은 아무나 하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거리는 영원처럼 아득하다. 그 보이되 가늠할 수 없는 낭떠러지 같은 그곳으로 팔을 벌리는 일은 찰나이기도 하고 영원이기도 하다. 일단 건너면 알게 되는 누구나 다 아는 비밀 같은 거다.
한 방이 없는 지루한 대화로 카페를 차지한 사람들과 죽지 않기를 원했던 사람의 장례식에서 화자가 본 죽은 자의 발끝에 신겨진 버선은 나의 내적 시선을 발끝에서 머리로 상상하게 하며 어떤 순간을 떠올려 가슴을 저몄다.
사실은 그 찰나에 내가 그렇게 하기를 거부했다면 현재의 많은 순간들이 다른 색깔로 내게 덤벼들 것이다. 그게 그로부터 내가 원했던 간절한 감정이기를 바랐으나 그 어떤 순간을 대어봐도 나 혼자의 오해였겠다는 차가운 깨달음이 전율로 왔다. 그간 흘렸던 눈물들이 바삭바삭한 각질로 후드득후드득 떨어져 내리는 것 같다.
할 수 있는데 하기 싫은 것을 한 것이 아니라 할 수 있지만 하면 안 되는 것에 대한 반항, 할 수 카지노 게임 사이트니 허겁지겁 끝내고 말았던 조급함으로 삶의 한 편을 홀랑 말아먹었다는 한탄의 각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