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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armony Nov 12. 2020

55. 그래도 카지노 쿠폰 고마운게 있다면..

더 자주 행복해할 수 있기를..

카지노 쿠폰로 인해 오프라인 수업을 하지 않은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집에 있는 시간은 더 많아졌는데, 왜 생각하는 시간은 더 줄어든것 같은지 모르겠다.

여유 시간이 많아졌다고 느끼는 만큼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으려는 노력도 줄어들어버린건 아닌가 싶다.


벌써 카지노 쿠폰 적응했다고 해야하나

마스크를 쓰고 나가는 일상, 사람들과 자주 만나기보단 비대면으로 소통하는게 더 잦아진 일상에 또 나름대로 익숙해졌다. 아니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여전히 이 현실이 아쉽고 속상하다.

그렇다고 요즘 일상이 예전과 아주 많이 달라진 건 또 아닌데 그래도 무언가에 제약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더 부정적인 생각들이 자주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과제와수업으로허덕이는것도, 미래에대한걱정과불안이나도모르게스멀스멀올라오는것도, 여전히우울해하는사람들이존재하는것도또내가 모르는 어느 곳에서사람들이죽어가는것도.

모두 예전에도 분명 그랬던 일들일텐데 '카지노 쿠폰'라는 변수가 우릴 더 슬프게 만드는 것 같다.


최근에대학교담당교수님과진로상담을했다. 다행히가능한여건이마련되어서면대면으로교수님을뵙고요즘지내고있는일상이나진로에대한대화를했다.

나는그동안스스로집에서도정신없이내할일을하며잘지내고있다고생각했었기에교수님께이런나의이야기를주절주절털어놓았는데교수님께서"잘하고있구나." 하시며칭찬을해주셨다. 그리고마지막에나지막히물어보셨다. "혹시좀지루하다거나힘들다거나한건없니?" 힘든거.. 지루한거.. 분명히있었다. 나는어떻게해결하고있었더라?

책을읽기도하고글을쓰기도하고맛있는걸먹기도하고혼자 노래를부르기도하고. 그게다였다.

가끔이긴했지만대학동기들과온라인화상프로그램을통해만나서수다도떨고게임도하고, 친구랑만나맛있는걸먹기도했다. 오랜만에연락오는사람들이늘었고날씨와계절의변화에민감하게반응하며혼잣말이늘었고길을가다가찍게되는사진이많아졌고지나가는동물들을이뻐하기도했다. 엄마와의시덥잖은대화도많아졌다.

생각해보니 별게 없었는데, 나는 이제 그것들을 나의 힐링타임이라 여겼다.


전세계에 커다란 공포와 충격을 준 카지노 쿠폰이지만,

그래도 카지노 쿠폰 조금이나마 고마운 점이 있다면,

작고 평범한 일상에서 더 큰 기쁨과 잦은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짜 중요한 건 아직 훼손되지 않았다.


매일매일 생성(?)되는 과제 때문에 노트북 앞에서 엉덩이를 뭉개며 사는 일상이지만

그렇게 살아내는 하루하루가 의미있음을.. 카지노 쿠폰는 내게 알려줬다.

언젠가 카지노 쿠폰가 종식되는 날에도, 지금의 이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가슴에 담고 살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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