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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Life Designeer
Dec 24. 2019
카지노 게임의 감동
소소한 일상, 크나큰 의미
얼마 전 일이다.
딸아이를 목욕시키고 나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로션을 발라주며 옷을 입히고 있었다.
로션을 쓱싹쓱싹 문지르며 말했다.
"우리 알콩이는 커서 뭐가 되려나~
뭐가 됐든 우리 알콩이는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세상에서 쩨~일 행복한 사람~!"
대답을 들으려는 말이 아니라, 그저 그런 이야기가 저절로 나왔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가(라고 하기엔 너무 크지만)이고,
말도 잘 듣는 이뻐 죽겠는 아가이고,
옆구리에 끼고 매일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을 만큼 끔찍이 귀여운 아가이고,
뽀뽀를 수천번 부르는 세젤예(세상에서 젤 예쁜) 아가여서 자연스럽게 그런 말이 나온 모양이다.
(원래 객관적으로 예쁘게 생기진 않아도, 자기 자식은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법!)
그러자, 예기치 못하게 답변이 돌아왔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난~ 카지노 게임가 될 거야~" (찡~긋!)
오!!!!!
카지노 게임가 된대, 카지노 게임가!!!
그 말은... 아이의 눈에는 '카지노 게임'가 가장 좋은 사람으로 보였나 보다. 너무 과한 해석일까?!
아, 어찌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역시 객관적인 관점 따위는...)
"그렇구나~ 우리 알콩이는 카지노 게임가 되고 싶구나~
알콩이 같은 딸 낳아서 같이 이렇게 놀면 진짜 재밌겠다~ 그치~?" 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너는 이렇게 카지노 게임처럼 결혼해서 아이 낳고 고생하는 삶을 굳이 살지는 않아도 되는데... 라는 현실적인 생각이 함께 드는 것은 내가 너무 현실 카지노 게임이기 때문일까...ㅠㅠ
"응!" (끄덕끄덕, 베시시~)
아... 이 감동의 도가니는 꽤 오래갈 것 같다. 아........... (뿌듯!)
물론, 잘 생각해보면,
나도 어렸을 때 직업의 이름도 잘 모르니 그냥 '카지노 게임'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닥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알콩이는 지금 경찰관, 소방관, 선생님 등등 정도는 아니까 음..
그냥 예기치 못한 대답이 나 스스로 너무 놀라웠나 보다. 훗.
사실 별 거 아니긴 한데, 별거 아닌 거에 감동받는 나는 감성이 충만한가 보다!
어쨌거나 이 감동은 꼭 기록해야 할 것만 같다.
끄적끄적...
크리스마스 선물로 옷장을 갖고 싶어 했지만, 블럭을 받고도 좋다고 잘 노니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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