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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혼행으로 가장 많이 다녀온 곳이 부산이다. 가슴이 갑갑할 때면 부산으로 내려가 쓸려가는 파도에 나쁜 감정을 던져버렸다. 계절 상관없이 맨발로 부드러운 모래사장에 차갑거나 시원한 파도를 느끼며 하염없이 걸었다. 걷는 것이 힘들어질 때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가 되는 듯 한 착각이 들었다.
내 감정과 머리를 쉬게 할 수 있던 곳이 나에겐 부산이었다.
얼마 전 처음으로 엄마와 언니 여자 셋이 함께한 2박 3일 부산여행을 다녀왔다. 언니도 친구들과 부산여행을 했었고, 엄마는 몇 년 전 나와 함께 부산여행을 왔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몰라도 나는 힘든 여행보다는 쉬는 여행을 다니고 있었다. 짐도 최소한으로 챙기고 많은 곳을 둘러보는 여행보다는 경치가 좋은 곳에서 쉬는 여행을 했었다. 부산을 여러 번 왔지만 좋아하는 장소만 가고 지하철이 다니는 정도의 곳만 걸어서 다녔었다.
이번여행의 일정은 언니에게 맡겼다. 첫날 언니의 일정으로 아무 생각 없이 언니를 쫄래쫄래 따라다녔다. 첫 번째 두 번째 부산여행 때 찾아다녔던 맛집을 오랜만에 방문했다. 새롭게 바뀐 모습에 반가움과 신기함에 두리번두리번거리며 만두를 먹었다. 예전만큼은 못했지만 혼자 두 판을 먹고 느끼했던 느낌은 같았다. 맛있지만 느끼함을 느끼는 나는 변하지 않았나 보다. 만두를 먹고 흰여울마을로 가기 위해 택시 타고 이동을 했다.
재작년쯤 구포역에서 쉬었다 간 적이 있었다. 친절한 택시기사님과 이야기를 하며 이동을 하게 되었다. 지금 건너는 다리가 하루에 한 번씩 열리는 다리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구포역에서 머물며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며 경치를 보았던 다리가 그 다리인 것을 이제 알았다. 내가 묵었던 숙소에서도 시간만 알았다면 다리가 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는 것도 말이다.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여행 전 조금만 검색을 했다면 알았을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떠난 여행이라 몰랐다는 사실에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보든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큼 보이는 게 맞는 것 같다. 흰여울 마을 전망대에서 아래까지 걸어가는 코스를 선택한 우리는 바다를 찬찬히 보며 아기자기한 마을을 구경하며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아무도 보지 못한 고양이를 만나기도 했고, 화장실인지 창고인지 모를 예쁜 문과 작은 문들도 만났다.
2박 3일간 여행을 하면서 가보지 않았던 곳을 많이 가본 듯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지하철을 한 번도 타지 않았다. 버스로 해운대와 부산역을 다녔다. 다행히 버스 자리가 있어 자면서 갈 수 있었고 그 덕에 부산의 풍경들을 더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둘째 날 저녁 갑자기 행선지를 바꿔 광안리로 넘어가 눈에 담았던 야경도 너무 좋았다.
이번 여행을 하고 나서, 혼자 다녔던 나의 여행은 내 편의를 위해 내 불안을 위해 내 스스로가 제한을 둔 여행을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혼자 여행을 다니며 컨디션이 나쁠 때도 많았고 배가 아파서 속이 아파서 병원을 간 적도 있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일정에 대한 제한을 스스로 두었던 것 같다.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으니,
다시금 여행지에 대한 아는 것들을 넓히고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다니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