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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Mar 05. 2025

카지노 게임 얼굴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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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다 카지노 게임 얼굴에 맞았다. 휘파람을 불며 경쾌하게 걷다가, 흙빛의 불길한 무언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한 발짝 뒤로 피했다. 얼굴에 맞았다. 정수리에 맞는 게 차라리 나았겠다. 실패한 회피 기동. 운이 지지리도 없다.


태어나서 두 번째로 맞는 카지노 게임이다. 몇 번만 더 맞으면 기네스에도 올라가겠다.


창피한 일이지만, 지금 와서 고백하자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처음 얼굴에 카지노 게임 맞았을 때는 집에 가서 울었다. 서러운 하루였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고, 딱지치기를 져 좋아하는 딱지 두세 개를 뺏기고 집으로 가는 길. 저녁을 기대하며 "야무지게 먹어야지." 따위의 기대감으로 하늘을 올려다본 순간, 눈앞이 흐려졌다. 코에 떨어진 똥은 흘러 눈에 조금 들어갔고, 나머지는 입 근처로 떨어져 내렸다. 그 하고 많고 넓은 세상 중에 굳이 내 얼굴이라니.


고개를 바로 드니, 겨울철 눈밭에 싼 강아지 똥에서 모락모락 연기 나듯, 따스한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그때 확신했다. "아, 카지노 게임구나." 묽은 게, 설사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늘의 똥은 된똥이었다. 비둘기의 건강한 소화계통에 건배를. 얼어 죽을, 튀겨 죽이고 싶다.


주변인의 반응은 다양했다. 어린 나는 "세상이 나를 싫어해. 나도 세상을 싫어할 거야."라고 주먹을 쥐고 복수를 다짐했다. 그런 나를 보며 엄마는 웃음을 겨우 참고는 "카지노 게임을 사야겠다."라고 말했다.


오늘은 같이 사는 형이 - 이제 울기엔 나이가 차고 넘쳐서 헛웃음 짓고 넘겼지만 - "복권을 사야겠다."라고 말했다. 카지노 게임과 복권이 이렇게 만난다.


카지노 게임을 살까?


아아. 저기 새가 5,000원을 싣고 훨훨 날아간다.


카지노 게임< 닦아내니 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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