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카지노 게임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너도나도 카지노 게임열풍, 초등학생이 카지노 게임으로 천만 원을 벌었다, 동학 개미와 서학 개미의 힘, 영끌과 빚투..... 물론 손해를 본 사람들, 물린 개미들의 탄식과 아우성도 어마어마하다. 지금 우리나라의카지노 게임열풍은예적금과 같이 차곡차곡 쌓아가는 재테크 수단보다는 게임(도박) 판세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니 게임처럼 승자와 패자가 공존한다.애초에 똑같을 수 없는(정보나 시드머니 측면에서) 상황들에서 기인한 양극화도더 뚜렷해졌다. 그리고 이 사태를 반영하는 슬픈 신조어"벼락 거지".예전처럼 열심히 일하며 성실히 저축해왔는데,남들이 소유한 부동산과 카지노 게임의 가치가 대폭 상승해버리자 상대적으로 나에게 가난 폭탄이 안겨진 것이다. 성실히 살아온 대가가 가난이라니. 요즘 사람들이 느끼는 좌절은 오답노트를 할 수 없다.
회사에 가면 업무 시간에 핸드폰을 오랜 시간 붙잡고 있는 분들이 많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점심시간과 업무 중간 커피타임에오늘 뭐가 급등하더라, 오늘 얼마 잃었다, 그 카지노 게임 사놓을 걸 등 실시간 카지노 게임시장을 꿰뚫고 있는이들이 존재한다.업무 분위기가몇 개월 전과는 확실히달라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가진 게 없어서 카지노 게임을 시작했다. 금수저, 은수저 또는 로또 당첨이 아닌 이상 사회 초년생이 충분한 시드머니가 있기 어렵고, 2030이 부동산을 갖고 있다는 것은 뉴스로만 접했다. 그래서 내가 자산을 불리기 위해 선택한 것은 카지노 게임이다. (저금리 시대에 예적금은 자산 유지 혹은 상대적 손실이라고 생각). 내가 아는,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카지노 게임밖에 없었다. 처음 카지노 게임 계좌를 만들고는 20만 원으로 시작했다. 치킨을 좋아하고 치킨의 민족이니까 750원 가치인 마니커 카지노 게임을 10주 구매한다(1/31 시점 685원). 그것을 시작으로 손실도 보고 수익도 보면서 카지노 게임에 넣는 돈을 늘렸다.
산 카지노 게임을 팔지도 않을 거면서 카지노 게임앱에 계속 손이 갔다. 그러다 의미도 없는잔고확인을 습관적으로 하고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제대로 왔고, 하루에 두 번- 점심시간과 퇴근할 때-카지노 게임 앱에 들어가는 것을 룰로 정했다. 성격상 몇 주 텀의 단타는 맞지 않았으므로 카지노 게임 앱을 계속 보지 않아도 되었다. 이렇게 루틴을 정하자 일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6개월 후, 시장이 하 수상하여 묵혀두었던 카지노 게임을 매도하게 된다. 많이들 말하듯이 초등학생도 벌 수 있었던 장이었으므로, 운이 좋게 이 기회에 막차 탑승하여 내 기준에서는 큰돈을 벌었다.기쁘기도 하고허무하기도 하며두렵기도 한 이상한 감정.정말이지 부동산도 그렇고 카지노 게임도 그렇고 비정상적인 상황임은 분명하다.
나는 카지노 게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며 이전까지 재테크라고는 예적금만 쭉 해온 재테크 알못이다. 그럼에도 카지노 게임으로 돈을 벌어보니 일을 대하는 자세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예전에는 어떻게 커리어를 쌓을 것인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다. 내 시간과 체력을 다 쏟아부어 필요 이상의 책임감으로 많은 업무를 감당했었다. 유통업 특성상 주말에도 점포가 돌아가기 때문에 여러 점포에서 업무 연락이 온다. 그러면 나는 휴일임에도 전화를 받고 시스템을 만져야 한다. 매일 두세 시간 야근하는 것은 기본이요, 주말에도 자진하여 회사에 나와 무급 봉사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싶은(물론 그때가 있어서 지금 이렇게 어느 정도 편해진 부분이 있지만). 이렇게 나를 갈아 넣는다고 회사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그렇게 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코로나가 시작하며 카지노 게임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이 짧은 시간 동안 자산의 가치는 확 뛰었지만 노동의 가치는 그대로다. 자산가치와 노동가치의 갭(gap)이 너무 커져버렸다. 그 괴리가 만들어내는 심리적, 인지적, 유인적 변화.요즘 그것을 나 스스로가 느끼고,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한다.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노동가치의 평가절하다. 돈벌이 수단이 한 개일 때와 두 개일 때, 하나의 수단에 쏟는 정성과 열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게 아니어도 된다라는 위험한 자신감이 곁들여진다면 퇴사를 좀 더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나는 원체가 범생이 체질이라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태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지만 요즘 이런 증상을 나에게서도 발견할 때가 있다. 이전에는 일의 절대량이 많아 무급 봉사인 야근을 밥 먹듯이 했지만 요즘은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 라며 부당함을 크게 느낀다. 다 배우는 과정이니까라며 감내했던 많은 부분들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노동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자 감내하는 역치가 낮아진 것이다.
또한, 자산 가치가 너무 빨리 크게 상승하자, 돈의 가치를 정상적으로 느낄 수 없어졌다. 숫자 감각에 마비가 왔다고나 할까. 예전에는 월급을 받으면 그 몇 백만 원이 너무 소중했다. 한 달간 그 날 하루를 기다리며 남은 날들을 견뎌왔고 차곡차곡 모이는 적금 잔고를 보면서 성취감과 안정감을 쌓아갔다. 그런데 요즘은 월급의 숫자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월급날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더 많은 카지노 게임을 살 수 있어서이지예전에 느꼈던 그 성취감과 행복은 카지노 게임에서 수익을 실현했을 때로 옮겨졌다. 누군가는 하루에도 잘하면 몇 백만 원을 카지노 게임으로 버는 요즘, 돈의 가치가 정상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돈이 돈으로 보이지 않고 게임머니 같이 가상 숫자로 여겨질 때가 많다.
큰 일이다. 나는 이 6개월간많은 돈을 번 것이 내 실력이 아님을 안다. 그리고 이러한 행운의 장세는 또 없을 것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마비된 감각과 fragile 한 커리어 인식으로는 지금의 성취와 기쁨이 오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장세가 확실히 예전과 다르다. 넣기만 하면 올랐던 시장이 아니고 공매도 등 여러 변수가 도래할 것이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 알못인 나는 원래의 위험회피 성향의 자아가 커져 지금은 몸을 사리고 있다.
어느 유튜브 강의에서 그랬다.
"항상 자산의 비중을 비슷하게 갖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자본의 가치가 확 커졌으면 그만큼 인적자본의 가치도 함께 커져야 한다.이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 결국 문제가 생기고,커진 금융자산도 제대로 지킬 수가 없다. 따라서 카지노 게임으로 돈을 좀 벌어 본 이십 대 젊은이들은앞으로 어떻게 금융자본을 더 불릴지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나의 인적자본가치를 어떻게 그만큼 상승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공부하고 도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