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직원경험)-좋은 기억 설계하기
“사람은 실제로 경험한 것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사람은 기억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의 말이다.이 한 문장이 HR 실무자인 내게 와닿은 것은,우리가 애써 설계한 모든 조직 경험이 결국 ‘기억’이라는 렌즈를 통해 해석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 EX)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주 제도, 복지, 물리적 환경 같은 요소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심리학을 공부하다 보면 하나의 명확한 진실에 부딪힌다. 대부분의 경험은 perceived, 즉 개인의 지각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같은 제도라도 어떤 직원에게는 배려로 느껴지고다른 누군가에겐 통제처럼 느껴질 수 있다. 또한똑같은 업무를 받아도어떤 직원은 '나를 믿어주는 회사구나'라고 카지노 게임하고,또 다른 직원은 '왜 나만 시키지?'라며 방어적으로 받아들인다.
이처럼 경험은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감정에 따라 구성되는 주관적 서사다. 따라서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제도와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아무리 잘 설계된 복지라도 그 효용은 결국 직원이 어떻게 느꼈는가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 그리고사람은 경험을 기억하지 않는다.사람은 그 경험에 담긴 감정을 기억한다.우리는 늘 그랬다.첫 출근 날의 긴장,진급 누락에서 느낀허탈함,예상치 못한 칭찬의 벅참.그 모든 순간을 정서로 카지노 게임해 왔다.
다니엘 카너먼은 말한다.“우리는 전체 경험이 아니라가장 강렬한 순간(peak)과 마지막 순간(end)을 기억한다.”HRD 실무자에게 이건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교육, 온보딩, 피드백, 퇴사 인터뷰, 리더십 미팅 등조직의 모든 HR 접점은기억될 장면을 연출할 기회이자 책임이 된다.그 장면의 감정적 질감이 직원이 그 회사를 떠올릴 때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이 된다.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경험과 기억이 사람마다 다르게 지각된다는 점이다.
이는 JD-R(Job Demands-Resources) 이론과도 맞닿아 있다.직무 몰입은 일의 양보다 직무 자원이 얼마나 인식되었는가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예를 들어, 한 직원이 팀원의 퇴사로 인해 추가 업무를 받게 되어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가정할 때, 근무유연성, 업무 자율성, 조직의 인정과 지지, 회복탄력성같은 물리적/심리적 자원이 충분하면 스트레스 상황에 대해 해석하고 감정을 저장하는 방식을 상당 부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 스트레스란 결국 이 일이 나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기 때문에 가치관을 갖고 있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없애려는 집착이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든다. 따라서 조직개발, 직원경험 담당자가 다뤄야 할 건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유도하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회복할 수 있는 자원들이 있음을 기억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연봉이 좋으면 됐지 직원경험이 중요한가?라고 누군가 말할 수도 있다. 금전적 인센티브로만 작동하는 구성원도 있을 것이기에. 그러나 단기적, 단편적으로 봤을 때는 연봉과 복지가 다 인 것 같지만 많은 연구와 인터뷰에서 밝히듯 직원에게 진짜 남는 것은 단순히 연봉과 복지 항목의 개수가 아니다. 나를 인간적으로 존중해 주었다는 감정의 흔적이 중요하다. 입사 첫날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던 순간, 나의 노력을 인정받았던 시간, 대수롭지 않게 건넨 도움에 “정말 고맙다”는 말을 들었던 장면. 이런 순간들은 문서나 KPI로는 남지 않지만 기억 속에서는 가장 또렷하게 남는다. 그래서 좋은 직원경험은 단지 좋은 환경이 아니라 '이 조직에서 나는 어떤 서사를 살고 있었는가'로 기억된다.
내러티브 심리학 관점에서 보면,서사는 기억의 집합이고 기억은 감정의 파편이다.HR의 일은 기억을 파편처럼 흘려보내지 않고그것을 의미 있는 이야기로 엮어주는 일이다. '이곳에서 나는 성장하고, 의미를 느끼며, 존중받는다.'이 감정의 서사가 남는 조직은직원이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고객경험을 진지하게 여기며 혁신을 만들어가는 데 동기를 부여받는 문화로 이어진다.그런 선순환은 결국 좋은 직원이 오래 머무는 조직을 만든다.
그러니 조직문화와 직원경험에 있어정말 해야 할 일은좋은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사람들에게 좋은 감정과 기억을 심는 일이다. 물론 좋은 조직에서도 사람은 떠난다.그러나 감정이 남긴 기억은그 이후의 삶에도 오래 영향을 미친다. '이직했지만 그때 나를 진심으로 대했던 팀장은 카지노 게임에 남아. 기회가 된다면 또 같이 일해보고 싶어','그 회사에서 나는 괜찮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
직원경험은 조직이 나서서 만들기도 하지만, 구성원 개개인이 서로의 직원경험을 만들어준다고 믿는다. 나 역시 좋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기억과 감정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HRD로서, 조직의 일원으로서 내가 받은 좋은 기억과 좋은 직원경험의장면들을 그려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작게라도 실천해 본다.
*내게 남은 좋은 기억들처럼다른 구성원들에게도 좋은 기억을 돌려주고 싶다. 혼자만의project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