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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이 된 피터팬 Aug 30. 2021

#세상이 그대를 작게 만들지라도

우리는 어떤 분야에선 숨마 쿰라우데

"한국 교육의 상대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철저한 비교를 통해 줄을 세우고 점수를 매깁니다. 이런 경쟁구도는 스스로 동기를 찾고 발전시켜 공부하기보다는 다른 학생들과의 경쟁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또한 개인적인 성장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로 쉽게 좌절하게 만들고 의욕을 잃게 합니다. 유럽 대학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방식은 대부분 절대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이루어집니다. 특히 라틴어로 성적을 매기는 표현을 주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Summa cum laude(최우등)/ Magna cum laude(우수)/ Cum laude(우등)/ Bene(좋음, 잘했음). 카지노 게임 사이트 언어가 모두 긍정적입니다. 잘한다, 못한다 식의 단정적이고 닫힌 구분이 아니라 '잘한다'라는 연속적인 스펙트럼 속에 학생을 놓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입니다. 이런 긍정적 스펙트럼 위에서라면 남과 비교해서 우월감을 느끼거나 열등감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남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전보다'잘하는 것을 중시하게 됩니다."
"타인의 객관적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나를 숨마 쿰 라우데라고 하지 않아도 우리는 숨마 쿰 라우데라는 존재감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낮추지 않아도 세상은 여러 모로 우리를 위축되게 하고 보잘것없게 만드니까요. 우리는 이미 스스로에, 또 무언가에 숨마 쿰 라우데입니다." <라틴어 수업 中



고과 시즌이 돌아왔다.성적 압박을 받았던 학창 시절엔, 학생 타이틀을 졸업하면 순위를 매기고 등급을 매기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제도에서도 벗어날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곤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책임감 있는 어른으로서 누리는 자유의 맛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에선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내 몫을 해내면 월급을 받고 그렇게 업무 스킬을 늘리고 성장하는 것이지 시험을 보고 등급을 관리해야 하는 현실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 당연한 걸 수도 있지만 과연 이게 당연한 것이어야 할까? 이 사회에서 한정된 무언가(자원, 돈, 등급 쿼터 등)를 얻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시험을 보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받고 순위 매김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학생 때는 시험을 보고 시험 점수에 따라 순위가 매겨졌다. 물론 도덕 시간 발표, 미술 수행카지노 게임 사이트 등 정성카지노 게임 사이트 측면이 강했던 교과목에 대해서는 그것이 과연 합당한 점수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중간고사, 기말고사의 비중이 컸던 학창 시절에는 내 노력에 따라, 나의 실수 여부에 따라 등급이 매겨졌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한 정당성이 쉽게 받아들여졌다. 운이나 실수도 실력이라는 말을 그때는 그냥 수긍했던 것 같다.


그러나 회사에서 맞이한 평가시스템은 그것이 과연 합리적이고 타당한지에 대한 강한 물음표를 품게 한다. 계획된 매출보다 높은 매출을 달성했고, 작년에 비해 매출 신장을 이뤘기 때문에 높은 양적 평가 점수를 받았더라도, 소위 좋은 등급이라 여겨지는 A나 B등급을 받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일단 한 팀에 할당된 A등급이 적기 때문에 팀의 여러 가지 상황들이 고려된다. 팀에 진급 대상자가 있는지, 고과 평가자의 눈에 들었는지 등 많은 정치적 요소들이 개입된다. 회사는 봉사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고과 누락으로 진급이 안됐던 사람을 위해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할 순 없다. 이번에는 누굴 주고 다음번엔 누굴 챙겨줘야겠다는 계획을 세워도 바로 다음 달 어떤 조직 변경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 고과 평가자와의 친목이 좋은 고과를 얻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 근로 의욕 감소를 피하기는 어렵다(혹자는 정치도 실력이라고 하겠지만). 너무나도 분명하게 평가 시스템의 비합리성과 비효과성이 보이는데 우리는 그냥 받아들인다. 왜 우리는 수동적인 평가 대상이 되어 A, B, C, D라는 알파벳을 수동적으로 부여받는 것일까. 카지노 게임 사이트 제도의 목적이 노동자의 근로 의욕을 고취하고 스스로 인적 자본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유도하기 위함이 아닌가. 지금의 제도는 과연 그 목적성에 부합하는지 심히 의문이 든다.


지금은 연차가 낮아서 고과가 나오나 보다, 뭘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걸까? 라며 구체적인 전략이 서지 않을 때다. 그러나 선배들을 보면, 연차가 높을수록 고과 관리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업무도 열심히 하고 성과도 좋지만 어필에 능하지 못한 사람은 이 시스템에서 부담이 더 클 것이다. 고과 시즌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것 자체가 평가의 주관성과 평가자의 재량권 방증이 아닐까. 권위자에게 아부하고 누군가를 경쟁상대로 인식해 필요 이상의 경계심을 부추기고 암묵적인 편을 만드는 이런 구조가 최대의 시너지를 만드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최대의 효과성을 포기하고 효율성 중심으로 운영되는 평가 시스템이 안타깝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제도가 불편하기까지 하다. 만약 낮은 고과를 받으면 그 타당성에 계속 의문을 품고 조직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것이고, 좋은 고과를 받았어도 상사가 고과를 챙겨준 것이니 고마워해야 한다라는 의무적인 고마움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내가 잘해서가 아닌 상사가 챙겨줬기 때문에 가능한 평가시스템)-실제로 이를 생색내는 상사가 있기도 하고 말이다.



상대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대상이 되는 것은 나를 작게 만든다. 끊임없이 타인과 나를 비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시험은 정답을 상정하고 문제를 만들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고 답을 외우면 정량적인 점수가 나온다. 그래서 시험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고 자신이 있다. 하지만 시험이 아닌 평가자의 주관이 반영되는 방법의 평가 시스템에서는 한없이 눈치를 보고 비슷한 직급의 경쟁자들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그리고 대개는 그 반복 과정에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기 착취를 하게 된다.각 팀과 각자의 상황은 고려되지 않고 결과 측면에서 견주게되기때문이다.


구조적으로 업적을 내기 어렵고, 흑자를 내기 어려운 조직에 신입으로 들어왔다. 점점 작아지는 팀원들 속에서 신입인 나 역시 계속 위축되기만 했다. 칭찬해주는 이 없이, 가르쳐주는 이 없이 홀로 고군분투했던 사람으로서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다. 못하는 부분만 계속 보이니 나의 쓸모에 대한 의구심까지 들었다. 구직 시절,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오히려 내 강점을 잘 알고 있었고, 자신감으로 무장했었으며 해보고 싶고 이루고 싶은 일들이 많았는데.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자존감이 계속 낮아져 내 강점을 잊게 된다. 남과 비교해 약점만 두드러지고 내가 처한 상황의 악조건만 보이고 그것을 보완하려고 노력하다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분명 취준생 때는 더 잘 알고 있었는데 오히려 지금, 나의 강점을 모른다.


한창 자존감이 낮아진 내가 강점에 집중해야겠다고 다시 마음을 다잡은 것은 취준생 시절 읽었던 <강점 혁명이라는 책을 다시 발견하면서다.당시 HR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인적자본 활용에 대한 서적을 많이 읽었는데 책의 핵심은 회사나 개인의 측면에서 가장 좋은 전략은 약점 보완이 아닌 강점 강화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강점으로 타인과 나를, 경쟁사와 자사를 차별화하고 강점을 업무에 연결해 회사와 나의 성장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누구나 강점이 있다. 엑셀을 잘한다거나 말을 잘한다거나 시각화를 잘한다거나, 분석을 잘하다거나. 업무에 직관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강점일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대부분은 직장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일 것이고, 지금 직무나 팀 또는 현상황에서는 빛을 보지 못하는 강점일 수 있지만 어느 때, 어느 곳에서는 도움이 될 강점일 수 있다.


다시 강조하자면, 남들보다 못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 애쓰기보단 내가 잘하는 것을 찾고 집중하자. 이는 경제학의 비교우위론과도 맞닿아 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려 하기보단 각자가 더 잘하는 부분을 집중했을 때 사회 전체적으로도 이롭다는 것. 그래서 약한 부분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노력보다는 내가 잘하는 부분을 계속 찾아보고 그걸 강화하고 시각화하고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기로 했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잘하는 것을 하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면 잘하게 되는 선순환. 이렇게 강점 강화 전략으로 자존감을 지키고 나를 지키기로 했다. 그리고 고과는 어차피 평가자의 주관이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라 많은 물음표를 뒤로하고 나는 나에게 집중하기로 했다. 의무적 고마움과 물음표. 그 사이를 방황하며 오늘도 직장생활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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