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실남 Sep 01. 2022

자다가 봉변당한 카지노 게임

30대 이후부터는 운동을 하다 부상을 당해도 잘 낫지를 않는다. 특히 발목, 손목 등 인대 부상은 몇 개월이 지나도 잘 낫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기존에 즐기던 농구, 배구 대신에 이보다 부상의 위험도 훨씬 덜하고 나이 들어서까지 오래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배드민턴에 입문하게 되었다.


물론 배드민턴 또한 점프를 많이 하고 활동량이 많은 운동이기 때문에무릎이나 발목 부상의 위험이 있지만, 농구나 배구처럼 다른 사람과 신체적 접촉으로 인해 다치는 경우가 적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운동과 달리 단 2명만 있어도 언제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지난 6월부터 카지노 게임와 함께 집 앞 배드민턴 클럽에 가입을 했고, 지금까지 즐겁게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중이다.


배드민턴의 매력에 너무 빠진 나머지, 어느 순간부터 자기 전에 그날 배운 배드민턴 자세나 동작을 다시 이미지 트레이닝하는 습관이 생겼다. 덕분에 배드민턴 관련 꿈도 자주 꾸게 되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배드민턴을 치는 꿈을 꾸고 있었다. 맨날 천날 레슨에서 지루한 하이클리어랑 리턴만 하다 최근에 스매시를 배운 터라 상대방에게 강력한 스매시를 날릴 생각을 하니 신이 났다. 순간 나에게 기회가 왔다. 상대방이 하이클리어로 올린 공이 약간 약했는지 정확히 내 앞으로 왔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강력한 스매시를 날렸다.


"악!!!!!!!!!"

카지노 게임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뭐지?'


카지노 게임의 비명소리에 꿈에서 깨어나서 보니, 겨드랑이를 부여잡고 '뭐야?' 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카지노 게임가 보였다. 카지노 게임는 평소 만세 자세로 잠을 잔다. 꿈에서 쳤던 강력한 내 왼손 스매시가 정확히 카지노 게임의 오른쪽 겨드랑이를 타격한 듯했다.


순간 카지노 게임에게 혼날까 봐 기지를 발휘해, 아무 일도 없는 척 잠을 자는 척했다.


카지노 게임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다. 정황상 의심은 가나 증거가 없는 상황. 눈을 살짝 떠보니 그저 꿈이었겠구니 하고 겨드랑이를 보호한 채 다시 잠을 자는 카지노 게임의 모습이 보였다.


카지노 게임


다음 날 아침.


"야, 너 어젯밤에 내 겨드랑이 쳤지?"


"(시치미 떼며) 아니? 그런 적 없는데?"


"그럼 누가 내 오른쪽 겨드랑이를 때렸을까?아직도 아파."


"뭐 꿈꾸다가 스스로 때렸을 수도 있지. ㅋㅋㅋ"


"너 맞지? 네가 겨드랑이 때린 거 맞잖아! 너 죽는다!!!!"


오늘도 화목한 우리 부부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