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는 한울반(=학습도움반) 친구가 한 명 있다. 한울반 친구의 이름은 이하민이다. 하민이는 자폐 증상이 있고, 지능은 7~8살 수준이다. 읽고 쓰는 게 가능하고, 두 자릿수 곱하기 한 자릿수 곱셈도 할 줄 안다. 이래 봬도 한울반에는 하민이가 에이스다. 학교에서 하민이는 귀엽고 깜찍한 외모로도 유명하다. 애교도 장난이 아니다. 때문에 쉬는 시간이 되면 하민이와 놀려고 온 반 친구들로 하민이 앞자리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런 하민이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수업 시간만 되면 밖으로 뛰쳐나간다는 것이다.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3월 초 수업 중 하민이가 화장실 가려고 밖을 나가는데, 우리 반 아이들이 하민이가 화장실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줄 알고 걱정이 되어하민이를 데리러 간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소리도 지르고, 뛰어도 다니고 했는데 그게 하민이는 엄청 재미있었던 것 같다. 하민이에게는 수업 시간에도 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라고나 할까.
그 이후로 하민이는 자봉(=자원봉사) 선생님이 안 계시는 5교시 수업 시간만 되면 교실을 뛰쳐나갔다. 뛰쳐나갈 때마다 나 혹은 남자아이들 몇 명이 하민이를 잡으러 다녔다. 졸지에 수업 시간이 술래잡기 시간이 돼버렸다.
아이들의 수업에는 방해가 되고, 하민이의 수업 태도와 습관만 나빠지는 상황이 계속 연출이 되었다. 대책이 필요했다. 내가 선택한 첫 번째 방법은 혼내기였다.
군대 조교 시절 배운 발성과 무서운 분위기를 활용해 단호하게 말을 했다.
"(단호하게) 하민아, 수업 시간에 밖에 나가면 안 돼! 한 번만 더 수업 시간에 나가면 선생님이 혼낸다!"
"네에... 알게써요..."
교실로 들어가서 조용히 앉는다.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5분도 안 되어 다시 교실문 밖을 뛰쳐나가는 무료 카지노 게임...
화를 내고 다그쳐봐도 방긋 웃으면서 대답하는 무료 카지노 게임. 무료 카지노 게임 어머니께 여쭤보니, 어릴 적부터 무료 카지노 게임는 혼날 때웃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본인의 무기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바로 살인미소다. 무료 카지노 게임의 귀여운 미소를 보면, 화를 내고 혼을 내야 하는데 저절로 무장해제가 돼버렸다. 어머니도 무료 카지노 게임의 전략(?)에 많이 당하셨다고 한다. 혼내는 건 몇 번 시도하다가 개선되는 점이 보이지 않아서 다음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두 번째 방법은 반응하지 않고 놔두기였다. 하민이가 없을 때, 미리 반 아이들과 협의해서 더 이상 하민이가 교실 밖으로 뛰쳐나갈 때 반응하지 않기로 했다. 술래잡기 놀이로 인식을 했는데, 더 이상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잡으러 오지 않으면 제 풀에 지쳐서 돌아올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하민이는 내 예상과는 다르게 다시 교실에 돌아오지 않았다. 밖에 나가보니, 다른 반을 기웃기웃 거리는 하민이가 보였다. 하민이는 다른 반 친구들에게도 인기스타였다. 생각지도 못하게 수업시간에 하민이가 등장을 하자, 그 반 아이들은 하민이를 매우 반겼다. 하지만 하민이의 행동은 다른 반의 수업 방해 행동이었다.다른 반 선생님께 죄송하고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다음날 동학년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내 고충을 말씀드렸더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번에는 같이 협력을 해보자고 말씀하셨다. 우리 반뿐만 아니라나머지 6개 반 다른 친구들도 하민이에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건 어떻냐고 먼저 제안을 해주셨다. 그렇게 5학년 전체가 협력한하민이 습관 바로잡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프로젝트는 일주일도 되지 않아 실패했다. 하민이는 유독 6반에 자주 방문을 했는데, 6반의 친구가 반응을 하지 않자, 친구의 공책, 필통 등의 물건을 가지고 도망을 쳤다. 당연히 물건을 도둑맞은 그 친구는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날 무료 카지노 게임는 나에게 엄청 혼났다.
"하민아, 남의 물건에는 손대는 거 아니야! 이건 나쁜 짓이야. 일종의 범죄라고! 하면 안 돼!"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웃는 무료 카지노 게임.
"하민아, 웃지 마! 선생님이 혼낼 때는 웃는 거 아니야. 웃지 말고 입 다물어."
웃음기가 사라지는 무료 카지노 게임.
그날 하민이를 혼내면서 마음이 아팠다. 오죽하면 하민이가 수업시간에 뛰쳐나갔을까. 하민이 입장에서 보면 수업시간이 정말 힘들 것이었다. 7살 유치원 생이 초등학교 5학년 수업을 들으면 재미가 있을까? 수업 시간에 하민이가 하는 것이라고는 멍을 때리거나, 티비에 나온 글자를 따라 쓰는 것이었다. 가면 갈수록 어려워지는 교과 내용을 배우는 것이 하민이는 힘들었을 것이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노는 것과 수업 시간에 뛰쳐나가서 술래잡기를 하는 것이 하민이의 유일한 낙이었을 테고.
며칠 뒤, 무료 카지노 게임가 유독 6반에 자주 찾아간 이유도 밝혀졌다. 자봉 선생님께서는 작년에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 엄청 잘해줬던 여자아이가 6반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가져간 필통도 그 여자아이 필통이었고... 뭔가 마음이 짠했다.
그래도 더 이상 하민이의 수업방해행동을 좌시할 수는 없었다. 이건 하민이를 위해서이기도 했다. 이대로 수업 중 뛰쳐나가는 습관이 굳어지면,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을 터였다. 지금이야 하민이가 외모가 워낙 귀엽고 애교도 잘 부려서, 친구들이 이해하고 넘어가주는 경향이 있는데 나중에 중학생이 되어 외모가 변하게 되면 하민이를 싫어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생길 터였다. 이런 일을 애초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 밖에는 답이 없었다.
필통 사건이 있고 나서 3일 즈음 뒤, 한울반 선생님께서 쪽지가왔다.
[선생님, 제가 생각한 방법이 있는데요. 혹시 이번에는 그 방법을 따라주실 수 있을까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날 4교시 수업 이후, 하민이 책상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책상에 붙어 있었다.
다시 5교시 때, 한울반 선생님께 쪽지가왔다.
[선생님, 4교시 때 무료 카지노 게임가 자봉 선생님이 옆에 있는데도 교실을 나가려고 해서, 벌로 5, 6교시는 수학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아, 네... 고생이 많으십니다. ㅠㅠ]
그렇게 무료 카지노 게임는 그날 56교시 동안 한울반에서 제일 싫어하는 수학공부를 했다.
다음 날 5교시, 수업이 시작한 지 5분도 지나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뛰쳐나가는하민이가 보였다. 보자마자 바로 쫓아가서 하민이에게 말했다.
"하민아, 지금 나가면 다른 반에 가는 게 아니라, 한울반에 가서 수학공부 해야 해. 이제 다른 반 못 가. 나가는 순간 바로 한울반에 가서 수학공부 하는 거야."
"으으으으.... 시러요..."
순간 무료 카지노 게임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게 보였다.
"하민아, 지금 뛰쳐나가서 한울반에서 수학 공부할래? 아니면 다시 교실에 들어와서 미술 수업할래?"
"미쑤 쑤업이요..."
그러면서 슬그머니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한울반 선생님의 작전이 통한 것이다.역시 그동안 많은 특수 아이들을 가르쳐오신 한울반 선생님은 달랐다!
그 이후로 일주일이 지났다. 확실히 뛰쳐나가는 행동 빈도가 많이 줄였다. 부디 이번 계기로 하민이가 학습 습관을 바로 잡아, 6학년, 중학생이 될 때에도 지금처럼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쌓으며학교에 잘 적응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