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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몬 베유 Dec 29. 2024

MBTI-T였던 카지노 가입 쿠폰, 왜 따뜻해지려고 노력할까?(2)

감정이 풍부한 사람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건 사실 최근에서다. 사실 스스로를 깊이 관찰해 보면 그리 놀랍지는 않은 일일 수 있지만, 아무래도 이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나를 낯설게 만든 것 같다. 스스로를 관찰해 보면 누구보다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듣고, 이해하고, 느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어딘가 좋지 않은 경험들을 착실히 쌓아와 나사가 빠졌음을 느끼게 된 건 최근이었다. 하긴 야, 상대방에 대한 이입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고 고민했음에도카지노 가입 쿠폰 그 사실을 못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래. 솔직히 말하건대, 내가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을받아들이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었나 보다. 아니, 내 경험상 그것은 큰일이 맞긴 했다. 나에게 공감과 이해의 기대치를 크게 걸고 있는 사람들은 나의 에너지를 계속 가져갔다.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므로 나는 공격을 어느 정도는 막기 위해 공감이라는 방법을 썼었다. 그러다가 서서히 공감을 끊어냈을 때 나는 자유를 얻었다. 딱 그만큼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그 결과들이 반복됐다.


옳고 그름으로 중심축이 옮겨갈수록 몇몇 사람들은 나를 더 이상 찾지 않았다. 그리고 (나의 판단이 근거긴 하지만)나와 상대에게 이득이 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채워졌다. 내 올바름과 예측이 모두 정답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내가 에너지를 뺏기지 않으며, 내 판단으로부터, 내 기준으로부터, 내 논리로부터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자유가 너무 좋았다. 신선했다. 공장 단지에 있다가 한라산 정산의 맑은 공기를 계속해서 마시는 것 같았다. 아- 이것이 자유구나-! 나는 그 자유가 좋아서 하나씩, 두 개씩, 영역을 확장하는 탐험가처럼 내 자유를 늘려갔다.


그러나 나는 아쉽게도,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이주민이 고향을 그리워하듯, 나는 감정이라는 자유와 익숙함을 그리워했던 것만 같다. 이상하게도 내 감각과 감정에 반응하라는 메시지가 있는 책들을 찾아갔다. 아니,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예술을 좋아했고, 영화를 좋아했고, 감정을 분석하고 이야기한 책들을 좋아했다. 날이 좋은 날 카페 가는 습관과 예술을 찾아 여행을 가는 동력, 사람들과 대화하고 노는 걸 좋아하고,재미를 추구하는 성격은 숨길수가 없었다. 도저히. 그 순간들은 고난을 겪더라도 얻고 싶었다. 아니, 그 고난이 오히려 반가웠다. 그만큼 그 영감과 즐거움의 순간들이 소중해지니까. 그렇게 내 손에 도착한 책이 바로 ‘환대에 대하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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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에 대하여


옳고 그름의 탄력을 따라 손에 쥔 책은 되려 나에게 공감과 사랑, 환대로 인도했다.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나는 이렇게 읽었다.

‘사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이유는 상대를 환대하기 위함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이유는 환대에서 출발한다.’


다른 사람들이 옳고 그름을 쫓는 이유는 옳고 그름 그 자체가 좋아서이거나, 그것이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이기 때문이거나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으로써 등등 그 이유가 다양하고 다채로울 수 있겠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 최소한 환대가 그 이유였다. 물론 모두를 위해 죽는 아가페적인 사랑도, 모두를 이해하는 넓은 아량과 마음도 나에겐 없지만 최소한 그 방향성은 타인에 대한 환대가 맞았다. 그렇게 이 책을 읽고, 내 마음은 반응했다.


이 책의 저자는 ‘세상의 법들이 처벌하기 위함이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위함이 아니라 상대방들을 환대하기 위해 구성된 것’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러니까 ‘살인을 하는 자는 사형, 무기직영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는 법은 살인자를 처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질서를 유지시키고 사람을 보호하고 환대하기 위해 생긴 법이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이 진행되는 동안, 나에겐 잊혔던 ‘옳고 그름을 따졌던 동기’가 바닥 끝에서 다시 힘을 얻어 상승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잊고 있던 어떤 중요한 것이 마음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돌이켜보면 언제부턴가 ‘옳고 그름’은 환대보다 더 중요했다. ‘올바름’은 슬금슬금 환대의 앞자리를 차지하더니 ‘나’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환대라는 목적을 벗어나 저기 앞으로 가버렸다. 논리적으로 올바른 것, 논리적으로 맞는 것, 논리적으로 상대를 반박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이 나를 좀 더 채웠다. 하지만 작가는 질문을 던졌다. “네가 옳고 그름을 따졌던 그 목적은 어디에 있니?”라고. 본질에 가장 강하다고 느꼈던 내가, 본질이 오히려 흐릿해졌다는 실패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 실패감에 질 수는 없었다. 그러므로 다시금 환대하기로 마음을 먹고 실천하려고 했다…만, 다시금 이전의 경험들이 발목을 잡았다. “무조건적으로 환대했을 때, 다시 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지?” 이 질문은 실로 정직했으나 정직한 만큼 중요했다.다행히 그 답 역시 읽고 있던 책에 나와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 방법은‘나를 잃지 않으며 환대하기’였다.과거 나의 방식과 다른 부분은 여기였다. 나를 잃지 않으며 환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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