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카지노 게임 태스킹이 아니라 카지노 게임 스위칭을 하고 있다
바쁘다 보면 이상한 일이 자주 생기지 않나요?
저도 최근에 깜짝 놀랄 일이 몇 가지 있었어요. 냉장고에 넣어둔 소시지가 갑자기 사라져서 누가 먹었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릇장에 들어있질 않나아이패드 비밀번호가 생각이 안 나서 계속 시도해보다 결국 초기화를 했고, 설거지가 안 된 반찬통을 그릇장 안에서 발견하고 정말 당황했어요.
이런 일이 한달새에 세번이나 벌어지니 ‘혹시 이게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이지 않을까?’ 검색까지 했답니다. 다행히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과는 거리가 멀어서한숨을 돌리긴 했는데 돌이켜보니, 최근 너무 바쁘기도 했고 너무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려고 서두르다 보니 생긴 일인 것 같아요.
오늘 글은"카지노 게임"에 대해 이야기이에요.혹시 하루에 몇 번씩 '나 지금 카지노 게임태스킹 중이야!'라며 뿌듯해하신 적 있지 않으신가요? 한번에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면서 '와, 나한테 이런 능력도 있네? 시간도 절약하고 매우 효율적이야' 하면서 말에요.회의하면서 메일 확인하고, 전화 받으면서 보고서를 읽고, 직원과 이야기하면서 카톡 답장도 보내고.. 저도 회의 중에 메일 확인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러다 보면 팀원들이 이야기한 걸 놓치고 '방금 뭐라고 했나요?"라고 다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요.
카지노 게임태스킹이란 본래 컴퓨터 공학에서 나온 용어인데, 컴퓨터가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처리하는 데서 유래했다고 해요. 하지만 인간의 뇌는 컴퓨터처럼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게 아니라 빠르게 업무를 전환(Task Switching)하는 거라고 하더라구요.즉, 카지노 게임태스킹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작업을 계속 전환하는 거죠. 그 과정에서 집중력이 분산되고, 인지 자원이 많이 소모되면서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이게 됩니다.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는 이를 '저글링' 상태라고 표현했어요. 여러 개의 공을 동시에 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씩 빠르게 던지고 받고를 반복하는 거라는 의미죠.
그렇다면 카지노 게임은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요?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끝낼 수 있는데, 오히려 카지노 게임태스킹을 하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효율이 떨어질수 있어요. 지금껏 내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과는 정반대죠?또한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판단력이 흐려지고 실수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해요. 동시에 많은 일을 처리하니 깊이 있는 사고가 어려워지고 순간적인 판단력이 약해지는 건 당연한 이치에요. 또계속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려다 보면 결국 집중력 저하와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그러고보니 카지노 게임태스킹이 너무나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죠?
그렇다면 카지노 게임태스킹을 하지 않고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딱 3가지만 알려드릴게요.
첫째, 하루에 가장 중요한 3가지 일만 정해보세요.
아침에 “오늘 꼭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정하고, 그 외의 일들은 위임하거나 미뤄보세요. 우선순위를 정하는 습관이 중요해요.
둘째, 디지털 방해 요소를 차단해보세요.
업무 중에는 이메일, 메신저 알림을 꺼두고, 정말 집중해야 할 때는 핸드폰을 다른 방에 두거나 핸드폰의 ‘방해 금지 모드’나 ‘집중 모드’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최근에 홍진경 유튜브를 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아예 핸드폰을 가둬놓는 "핸드폰 감옥"이라는 제품도 시중에 나와있더라구요. 꼭 이렇게 까지 해야되나 싶은데 정말 요즘은 필요한 것 같긴 하더라구요.
셋째, 대표인 내가 먼저 실천해보세요.
대표님이 회의 중에 핸드폰을 보지 않고, 직원과 이야기할 때 온전히 집중하면,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거에요.
카지노 게임태스킹을 하면 일을 더 많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실수를 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는 사실, 인지하셨나요?
저도 이번 글을 준비하면서 카지노 게임태스킹이 능력의 증거라고 믿었던 저 자신을 돌아봤어요. 그래서 당장 실천 가능한 작은 습관부터 바꿔보려고 합니다. 대표님들도 오늘부터 한 가지라도 함께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