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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심어린 로레인 Jan 25. 2025

카지노 쿠폰을 이름 대신 이것으로 부르는 이유

내가 카지노 쿠폰에게 애정 표현 하는 방법


언제부터였을까?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한 게. 누구의 부탁도, 누구를 따라 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내 마음에서 우러나온 '특별한 단어'들로 불렀다. 그 호칭은 아이들과 나 사이의 관계를 단단하게 해주고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단어들에는 어떤 재미난 공식이 있는 것 같아 오늘은 그에 대해 써본다.


내가 카지노 쿠폰에게 지어준

세컨드 이름들의 공식.


이름 하면 아주 유명한 국민 시가 있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존재가 꽃피운다는 것. 나도 이름이 가진, 특히 '불러주는 이름'이 가진 영향력을 알고 있다. 약점을 잡아 별명을 부르는 건, 듣는 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싫은 감정, 부끄러운 마음이 들지 않아야 한다는 걸 원칙이다. ‘불러주는 이름’이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곱씹게 된다.


1. 아이의 사랑스러움을 담아낸 이름.

김쪼꼼씨, 김사랑, 김 이쁨, 김 멋짐...

하루하루 사랑스러운 존재감을 선보이는 아이들에게 내가 보내는 친근한 애정표현이다. ‘어쩜 쪼꼬맣던 그 애기가 어느새 이렇게 자랐는지…’ 아이들의 성장을 관찰하며 그때마다의 사랑스러움을 담아내기 좋다.


2. 형용사로 담아내는 삶의 신조와 같은 이름.

나는 아이들의 이름을 교묘히 형용사로 만든다. 예를 들어, 단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면 '대단'이라고 부르거나, 한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면 '용감한', 또는 건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면 '굳건'이라는 식으로 바꿀 수 있다. 이는 어릴 때 다소 소극적인 면을 보이는 아이를 보면서 조금은 자기의 목소리를 잘 내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았다. 매번 이렇게 불러주는 이름은 아이의 행동에 좋은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3. 카지노 쿠폰의 선호사항을 담은 이름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나, 애정하는 캐릭터를 붙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엄마가 인정해 주었다는 것에 더 희열을 느끼는 듯 아이들은 신난 리액션을 선보인다. 알탕을 먹다가 고니의 부들함에 빠진 아이에게 김고니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더니 어느 날 베이커리 카페에 가서 종류별로 빵을 쟁반에 담은 아이가 “이제는 자기를 김빵이라 불러달라”며 엄마 아빠를 빵 터뜨리게 했다.


4. 뿌듯한 경험을 담아낸 기억의 이름

카지노 쿠폰이 칭찬받을 만한 순간을 계속 반복해서 불러주면 자존감이 배로 쌓이게 된다. 최근에 믿기지 않을 특별한 재능을 발견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몸과 마음이 바쁜 출근길,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귀걸이 한 짝을 떨어졌다. 떨어짐과 동시에 내 운동화에 부딪혀 멀리 날아갔는지 툭 소리와 함께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하필 이 시간에 잃어버리다니, 마음이 급해서 사라진 귀걸이를 찾지 못하고 그대로 출근길을 내달렸다. 대신 그 현장을 사진으로만 기록해 두었다. 퇴근 후 카지노 쿠폰과 하원하는 길, 나는 탐정 놀이를 제안하며 귀걸이 분실소식을 알렸다. 카지노 쿠폰과 현장을 지나가게 되었고, 나는 더 부지런히 눈을 움직였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귀걸이를 포기하려던 찰나, 둘째가 "여깄는데요?" 하며 손에 반대쪽 한 짝을 들이미는 게 아닌가? 그날로 나와 남편은 아이에게 "김탐정"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불러주며 남다른 관찰력을 가진 아이를 추켜세웠다. 이 외에도 동생이 힘들어하는 뺄셈 문제를 쉬운 설명으로 잘 가르쳐주는 큰 아이에게 김슨생이라 부르고 있다. 기억의 실체와 함께 하는 이름은 아이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한다.


5. 이번 생과 다른 생을 위한 반대이름

이 뜬금없는 마지막 이름은 내가 아이들의 어린 시절 지어준 다른 세계관의 캐릭터들을 말한다. 아이들을 재우면서 종종 즉흥 동화를 만들어주곤 했다. 그럴 때마다, 고민이 되었던 건 바로 주인공 캐릭터 설정이다. 누구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서 막히면 그날 동화는 노잼 그 자체. 어느 날 나는 머리를 쓰지 않고 그냥 아이들의 이름을 거꾸로 하여 동화를 풀어냈다. 김고은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면, "옛날 옛날 은고가 살았대~"라는 식으로 말이다. 아이들은 친근한 자신의 이름이 잘못 불린 것에 뭔지 모를 웃음을 터뜨리며 동화에 이입하기 시작한다.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의 반응에 신난 나머지, 평소 아이들과의 습관이나 행동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캐릭터에 부여해 본다. 시금치를 기피하는 아이라면, "은고는 시금치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몸이 온통 초록색으로 변했대". 그렇게 이야기하면, 아이들은 자신도 너무너무 잘 먹는다며 자기 객관화를 넘어선 의욕을 보이곤 한다. 보통 히어로를 좋아하는 아들들에게 뭔가 악당을 물리치고 쾌감을 느끼게 하는 건 영웅이 되어보는 특별한 시간이다. 다른 생을 살아보게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결코 아이들의 지금 생과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새로운 자극이 될 것이다.



노트북으로 글 쓰는 엄마 옆에서 잠이 들락 말락 뒤척이는 큰 아이에게, 너는 어떤 이름이 제일 좋았어? 하고 물었다. 형용사로 불러준 이름이 가장 좋았단다. 아이가 그 이름을 본인의 아이덴티티로 인정하고 호감을 표해줄 때면 마치 나는 작명가가 된 듯 뿌듯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름이 아이들의 성장 과정과정마다 생기겠지... 엄마의 육아일기에 너희들의 이름을 빼곡히 채워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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