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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보경 Mar 14. 2025

기술은 '편지'다

양정욱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올해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상 2024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유튜브 영상 링크를 보내주며 인상깊은 인터뷰였다면서 시간날 때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영상 속 주인공은 이야기를 짓고 조형물을 만드는 양정욱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내가 고민하고 주저하던 지점을 비춰주었다. 문득 거슬러 올라가 본 카톡들에는 언제나 먼저 손 내밀어주던 친구의 모습이 있었다. 애정표현에 서투르다며 조심스럽던 친구는 나를 '봉봉이'라고 불러주곤 했다.


양정욱은 움직이는 조각을 만든다. 저마다의 리듬으로 움직이는 조각들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곤 한다. 하지만 핵심은 그 움직임이 비롯된 이야기에 있다. 양정욱의 이야기는 대개 일상의 한 장면으로부터 출발하지만, 그렇다고 순전한 목격담은 아니다. 이야기 속에는 작가의 상상과 바람이 깃들어 있다. 작가가 삶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다시 반복하는 움직임이 된다. 어떤 삶의 모습을 발견하고자 하는 바람 외에 또 다른 바람이 작품에 담겨 있다면, 그것은 전하려는 마음이다. 작가는 자신의 방법론을 '아상블라주'라고 말한다. 사물을 연결하여 본래의 용도와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공사장 인부들이 콘크리트 벽에 새겨 넣은 전화번호처럼, 무언가 설명해 보겠다며 주위에 널린 사물을 집어 되는대로 만들어 낸 지도처럼, 작가에게 조각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용도가 변한 사물과 다름없다. 눈에 띄는 것은 거대한 조각일지라도, 이 전환의 기술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과 정성이다. 아끼는 마음이 있어 정성을 들인다면 무엇으로든,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 국립현대미술관 자료 중 -
온라인 카지노 게임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매년 4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다. 양정욱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본인의 경험과 상상을 토대로 써 내려간 이야기들을 주제로 여러가지 재료들을 활용하여 작품을 만든다. 인터뷰를 보고 나서 작가의 개인사이트에서 작품 사진들을 찾아보았다. 어두운 밤 따뜻하게 불이 켜진 오두막을 연상시키는 동화 속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어릴적 작가의 부모님께서는 편의점을 운영하셨다고 했다. 편의점에서 부모님 일을 도우며 대학에 다녔을시절, 가게가 잘 되지 않아 가족 모두가 어려웠다고 한다. 추위에 떨며 편의점 뒤꼍 창고에서 쪽잠을 자고 작업을 할때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켜듯 따뜻한 이야기를 지었다. 이야기를 지을 때면 즐거웠다. 동시에 가족들이 모두 고생하는데 자신만 즐거워도 되나 괴로웠다고 한다.


전공은 조소과였지만 조소에 대해 아는것이 없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림을 조각 비슷하게 만들고 조각이라고 우겼다. 그랬던 작가에게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던 첫 작품은 당시의 여자친구였던 아내분에게 만들어 준 수영하는 인형이었다. 선물을 해주고 싶은데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공사장에서 나무 각목 하나를 주워오고, 버려진 선풍기에서 모터 하나 떼어오고, 그리고 자신의 얼굴 사진을 프린트한 후, 꽃무늬 수영모자를 씌워서 움직이는 인형을 만들었다. 당시는 박태환 선수가 올림픽에서 선전하던 때였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성냥을 그어 이야기를 밝히고 그것들을 글로 적는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예쁘게 포장하기 위한 '표지' 로 조형 작품들을 만든다. 그의 작품은 쉼없이 움직이고 소리를 낸다. 살아 숨쉬고 있다. 그렇기에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것이 좋다.


친구와 함께 전시를 보러 갔다. 직접 마주한 작품은 그림에서 보던 것, 인터뷰에서 들었던 것과 같으면서 달랐다. 빛, 바람, 물이 모두 있었다. 나무 성냥들은 엮어진 채 흐르고 엇갈리고 겹쳐지고, 희미하고 도드라지는 소리들이 공간에 자국을 남겼다.


층계 위에서 내려다 본 작가의 작품은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의 작화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한 거대한 성채 같았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서 보니 보였다. 직접 다듬은 나무 판자, 뜨개질 실, 비닐봉투, 일수광고가 적힌 메모지, 알전구, 싸구려 스펀지... 하나같이 비싸기는 커녕, 어디서든 구할 수 있거나 버려지는 일상적인 소재들이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번 수상을 하기 직전, 작업실을 정리하고 가지고 있던 도구들을 당근마켓에 내다 팔았다고 한다. 작업을 접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불안정한 자신의 삶 때문에 가족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어서였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짓는다. 현실의 자신은 이야기와는 정반대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온라인 카지노 게임 좋은 사람이 아니지만, 언젠가는 되고 싶은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작업을 할 때의 마음을 이렇게 말한다.


"저의 원래 모습이 뭔지 모르지만,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하고 싶은 마음 같아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어둠을 넘어서려하지 않는다. 대신 어둠 위에 마음으로 불을 밝힌다. 어둠과 빛은 본래의 모습 그대로 가장 작가답다. 아름다웠다.


작가의 작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작가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짓는다. 아내와 아버지가 텃밭을 가꾸는 마음 <아는 사람의 모르는 밭에서, 물류센터에서 서로 얼굴도 모른 채 일을 하고 돌아가는 노동자들의 마음 <저녁이 되서야 알게된 3명의 동료들, 주차 안내원을 하는 퇴역 군인 그리고 새벽 유정란 배달원의 마음 <서서 일하는 사람들. 작가는 생계를 위해 수많은 직업을 전전했다. 등장하는 사람들은 작가 자신이거나 작가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작가는 숙련된 기술자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조립된 그의 작품을 보면 누구나 그 기술에 경탄하게 될 것이다. 그는 기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기술은 누군가에게 쓰는 편지라고 생각해요"

"너무너무 사랑하는데 그걸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을 때, 실패하더라도 계속 반복할 때 기술이 더 정교해지고 자신만의 기술이 생기는 것이거든요."

"사랑으로 만들어진 기술은 단단하고, 유연하게 변해요".


본 전시에는 없지만, 작가의 작품 중 은퇴 후 경비아저씨가 되어 밤새 경비를 서는 남자를 묘사한 작품이 있다.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라는 작품이다. 꾸벅꾸벅 조는 사람을 알고 있다. <꿈은 언제나 피곤과 함께 가 아니라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 여서 좋다.


종종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보면 답답해하며 지나쳤다. '느림', '신중함', '여백', '중지'. 이런 것들을 나는 잘 못견뎌했다. 그런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전시에 마주쳤다.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라는 작품이었다. 분명히 가만히 있는데 양 옆에서는 가느다란 날개들이 부단히 퍼덕이고 있었다. 그건 균형 속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모습이었다. 때론 아버지, 강사, 미술가, 다양한 직업의 노동자 이기도 했던 그의 자화상이었다.


무언가 되려고 집착할 때 될 수 없다. 이루려고 할 때 이룰 수 없게 된다. 시간은 시계 바늘의 움직임이 아니다. 작가는 느리고 멈추고 빈 것들을 오래 바라볼 때 사랑이 열린다고 했다.


나는 가만히 기다려 본 적이 있을까? 사소한 변화라도 알아차려 보려고 애써 본 적이 있을까?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사무쳐서 더듬이가 돋친적이 있을까?


관람을 마치고 커피를 마시려고 카페에 들렀다. 저무는 햇빛이 창문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다. 창가를 등지고 앉았는데 친구가 나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찰칵. 친구는 내 얼굴을 나보다 더 오래 들여다 본 적이 있다. 그날은 햇살이 좋고 커피가 맛있었다. 그냥 그렇게 모든 것이 완전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햇빛 좋은 날~


전시 정보

제목: 양정욱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올해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상 2024
기간: 2024년 10월 25일 ~ 2025년 3월 23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 https://820309.net/
인터뷰 영상: https://youtu.be/cFJ5KZkuDZw?si=UpZaLGZYk5U3_Wq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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