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 라면보다 비싼 아메리카노
세 잔 째, 백 번째 퇴고 중
노트북이 속삭인다
"이러다 우리 둘 다 수명을 다할 거야"
버려진 문장들의 공동묘지 위에
간신히 살아남은 한 줄이 피어난다
버려진 글자들은
언젠가 별이 될까, 먼지가 될까
그런데 웬걸,
내 삼백 일의 밤을 네 삼 분이 삼켜버렸네
클릭 몇 번으로 사라진 내 우주
완벽한 범죄로 창조된 멀티버스
저작권료는 밤샘 노동의
초라한 팁일 뿐이지만
내일 새벽 두 시, 난 또다시
'영감'이라는 최고급 시계를 차고앉겠지
내 삼백 일의 시간을 글자로 환전하는 이유는
너의 삼 분에 잠든 무언가를 깨우고 싶어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