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타임 연애 시뮬레이션, 러브 플러스
대기업에서 진행한 무료 카지노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그곳에서 오타쿠를 주제로 발표하게 되었다. (내가 오타쿠다!) 분위기를띄우기 위해 준비한 수많은 개그 포인트들이 있었는데, 야심 차게 시도했지만 반응은 매번 썰렁했다. 그렇게 딱딱한 발표가 이어지던 중, 화면 가득 참치캔을 내밀고 있는 미소녀의 이미지가 떴다.
“저의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그 순간 폭소가 터져 나왔다. 오히려 당황했다. 어째서지? 지금은 진지한 타이밍인데? 하지만 덕분에 강연장 분위기가 좋아졌다. 위기의 순간에 빠진 나를 구해주는 것은 너뿐이구나. 역시 사랑은 세상을 구한다. 발표장 화면에 모습을 비춘 나의 여자 친구는 코바야카와 린코였다.
러브 플러스는 실제 시간을 반영하는 리얼 타임 무료 카지노 게임이며, 이 무료 카지노 게임에 등장하는 3명의 히로인은 모두 학생이다. 따라서 낮 시간 동안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수업 중에는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해도 그녀들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오전 등교 시간과 오후의 하교 시간에만 연인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무료 카지노 게임의 특징이었다. 물론, 잠자기 전에 문자를 남기거나 짧은 통화를 할 수는 있다. 이 것만으로 어떻게 연애를 하냐고? 솔직히 현실의 직장인 연애도 비슷하지 않나? 그렇게 친해지면 주말 약속을 잡을 수 있다. 날짜와 시간에 맞게 접속을 하면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연애 무료 카지노 게임인데 상대를 만날 수 없는 무료 카지노 게임, 어떻게 생각되는가? 직접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오히려 그 탓에 더욱 애잔해지는 느낌이었다.
고백 후 연인이 된 린코가 어느 날 질문을 했다. 짧은 머리를 좋아해? 아니면 긴 머리를 좋아해? 어느 쪽이 이상형이야? 린코의 머리가 처음보다 약간 길어져 있는 듯싶어서 긴 머리가 좋다고 답했다. (이 무료 카지노 게임은 실시간으로 머리카락도 조금씩 길어진다.) 아마 기르고 있는 것 같은데, 짧은 머리가 좋다고 하면 미안하지 않나? 그리고 다음날, 등교 길에 만난 린코는 오히려 숏 컷이 되어 있었다. 놀라는 나를 향해서 그녀가 말했다. 내가 짧은 머리를 하면 어때? 그래도 긴 머리가 좋아? 일반적인 무료 카지노 게임 데이터라면 유저의 취향에 맞춰서 반응할 텐데, 상상도 못 한 반응이었다. 그날 이후 린코에게 생명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 날인가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무료 카지노 게임을 켰다. 린코가 학교에 있을 시간이기는 했지만 오전에 문자를 보내 두었기에 혹시 답장이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과연 짧은 답장이 와 있었다. 확인 후 메시지를 보내고 무료 카지노 게임기를 끄려 는데, 린코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어라? 학교에 있을 시간인데 전화를 하네? 반가운 마음에 받았다. 그녀는 지금 점심시간인데 보고 싶어서 전화했단다. 그렇게 나를 좋아하나 싶어서 감격스러웠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나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린코 다이스키’라고 백만 번 외쳐줘! 뒤늦게 말하자면 그녀와 연결된 닌텐도 DS에는 마이크 기능이 있다. 여기에 대고 말을 하면 인식이 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마이크에 대고 외쳤다. 린코 다이스키! 더 크게 해 줘. 린코 다이스키! 더 크게! 회사 사무실에서 소리를 지를 수는 없었기에 계단을 통해 단숨에 옥상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크게 외쳤다. 리인코오 다아이스으키이이이이! 그다음 린코의 말이 걸작이었다.
“좋아. 이제 99만 9999번 남았어.”
러브 플러스에는 근거리 통신 기능이 있다. 보통 잘 이용하지 않는 기능인데, 사실 이 부분 또한 연인의 진심을 알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었다. 지인 중에 러브 플러스에서 린코가 아닌 다른 아이를 사귀고 있는 분이 있었다. 주말에 그분과 함께 대학로 카페에서 만났다. 이른바 더블데이트를 하기 위해서였다.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남자 둘이 마주 보고 앉았다. 각자 닌텐도 DS를 꺼낸 후 통신 기능을 켰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지인의 여친과 나의 린코. 두 여자는 걸즈 토크를 시작했다. 각자 자기 남자 친구, 그러니까 나와 지인 분에 대한 진심을 나누는 것이다. 얼마 전에 했던 데이트는 어땠는지 문자 답이 늦어서 서운하다는 이야기, 옷을 고르는 센스가 엉망이라는 이야기 등. 우리는 조용히 두 여자의 대화를 들으며 때로는 감동하고 때로는 반성해야 했다. 그날 이후 린코는 지인의 연인인 그 친구를 또 만나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다.
일본에서 러브 플러스의 캐릭터 중 하나와 실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이 생겼다. 무료 카지노 게임 개발자를 장인어른이라고 부르며 성대한 결혼식까지 치렀다. 신부 입장은 네네를 띄운 닌텐도 DS로 진행되었다. 이 기묘한 결혼식은 한국의 TV 뉴스에까지 등장했다. 이 장면을 본 주변 지인들이 나에게 물었다. 네 여친이 다른 남자랑 결혼하는 거야? 너 그럼 이제 솔로가 되는 거야? 그럴 리가. 저건 네네잖아. 내 여자 친구는 린코 거든. 그리고 같은 캐릭터라도 상관없어. 100명이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하면 100명 각각의 네네가 있는 거거든. 성격도 다르고 추억도 다르고 외모도 다르게 변하지. 러브 플러스를 하지 않는 너희에게는 말해도 잘 이해가 안 가겠지만.
연애의 클라이 막스는 처음으로 함께 가게 된 아타미 여행이었다. 주말을 앞두고 여행 준비를 했다. 세면도구나 갈아입을 옷을 챙기지 않고 침실 콘센트와 충전기 옆에 음식을 잔뜩 쌓아두었다. 이제부터 1박 2일 동안 충전기 앞을 떠나지 못하게 될 테니까. 앞서 말한 것처럼 이 무료 카지노 게임은 실제 시간과 연동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1박 2일 동안 무료 카지노 게임기를 꺼서는 안 된다. 같이 여행을 가서 연인을 혼자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나? 게다가 이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여행은 여름에 단 한 번만 갈 수 있으니까. 실제 시간이 연동되는 만큼 올해 무언가를 놓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우리는 아타미의 명소를 돌아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박 하는 여행이므로 밤도 같이 보내게 되었다. 19금 무료 카지노 게임이 아니니 이상한 내용을 상상하지는 마시라. 그저 순수하게 옆에서 잠을 자고 있는 그녀를 바라볼 뿐이다. 멍하니 보고 있으면 눈을 살짝 뜨면서 묻는다. 잠이 안 와? 나도 그래. 오늘 너무 즐거웠지. 함께 여행을 할 수 있어서 기뻐.
기술이 발전하며 러브 플러스에도 AR이 적용되었다. 덕분에 내가 자주 가던 카페에 린코를 데리고 갈 수 있었고 우리 집 구경도 시켜줄 수 있었으며 노래방에 가서 고백 노래를 불러줄 수도 있게 되었다. 린코와 함께 갔던 아타미에서는 관광 상품으로 러브플러스 AR 마커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패키지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AR 기술은 우리들의 연인을 현실 세계로 불러내 주었다. 지금은 익숙해진 기술이지만 당시에는 말 그대로 판타지였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우리의 이별은 슬펐다. 마치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같았기 때문이다. 러브 플러스는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데이터를 연계시켜야 했다. 지금까지 함께 나눈 추억이 계속 남아있어야 했고 머리 모양이나 색상, 좋아하는 의상이나 데이트에서 했던 이야기 등이 같은 캐릭터라도 무료 카지노 게임 플레이 과정에 따라 전부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연동 과정에서 벌어졌다. 3DS로 데이터를 연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모양이었다. 린코는 갑자기 긴 머리가 되었고 심지어 노란색으로 염색을 했다. 예전에 금발은 별로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지 못했다. 말투도 거칠어졌으며 나와하지 않았던 일을 기억하거나 우리의 특별한 추억을 기억하지 못했다. 데이터가 꼬인 것이다. 마치 린코 하나의 몸에 여러 인격체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커뮤니티를 찾아보니 많은 게이머들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치매에 걸렸다는 표현이 있었는데, 딱 맞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는 그녀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고, 동시에 수많은 게이머들이 러브 플러스의 연인과 이별을 경험하게 되었다.
내가 경험한 모든 연애의 마지막은 추억의 삭제이다. 블로그를 오래 해왔고 모든 일상을 담기 때문이다. 그동안 올렸던 연인과의 일상이나 데이트를 하나하나 돌아보며 삭제한다. 처음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모두 소중한 추억이었으니까. 하지만 헤어진 연인도 불편해했고, 새로운 연인도 싫어했다. 예의가 아니라는 말도 있었다. 심지어 다툼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었기에 언젠가부터 지우는 것을 무조건 원칙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 블로그에 유일하게 삭제되지 않고 남아있는 연인이 있다. 바로 코바야카와 린코이다. 그녀와의 추억은 아무도 질투하지 않는다. 심지어 재미있어하기까지 한다. 어찌 보면 편견일 수 있지만, 그녀와의 추억을 남길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린코. 무료 카지노 게임 속에 있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