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중요한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아내와 나는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처음 간 보령의 한 베트남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다가 이재명 무죄 판결 뉴스를 확인하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재명 재판이 유죄 판결로 이어졌다면 윤석열·김용현 등 계엄 주체 세력들은 다시 힘을 냈을 것이고 노상원은 롯데리아로 졸개들을 다시 불러 모아 더 많은 바디백을 준비하라고 지시했을 것이다. 이는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을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에 찬 물을 끼얹는 것에 다름없다.
우리는 너무 피곤하다. 윤석열은 야당의 줄탄핵 남발과 부정선거 의혹 등에 겁을 주려 계엄을 발동했던 것이며 "두 시간짜리 내란이 어디 있겠냐, 다 장난이었다"라고 눙을 치지만 두 시간 짜리 내란이 된 것은 준비 부족과 몇 개의 우연, 젊은 군인들의 자존감, 그리고 발 빠른 시민들의 저항 때문이었지 윤석열의 말대로 계엄령 의지가 '소프트해서'는 아니었던 것이다. 당장 체포 명단에 이재명과 우원식, 한동훈 등의 이름이 명백히 들어 있지 않았나. 계엄령 하에서 체포된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전 세계 정치 역사가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도 그 계엄령에 '계몽'되어 윤석열의 변호인을 자처하는 젊은 변호사가 나타나고 헌법재판소까지 달려가 '국민저항권'을 들먹이며 패악을 부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심지어 많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조선일보는 어제 재판 결과를 보고 ‘이재명의 빈집 털이’라는 칼럼을 실었다(양상훈 칼럼). 계엄부터 어제까지 113일이 지났는데 이제 남은 변수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밖에 없으며 탄핵이 기각이나 각하로 결론 나면 이 대표의 빈집 털이도 즉시 끝난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국이 다시 ‘윤 대(對) 이’의 무한 정쟁 소용돌이로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이 아니라는 건 너무 잘 알고 있다. 똑똑한 사람들은 자기 주장을 할 때마다 '팩트'를 들이댄다. 하지만 그 팩트들은 얼마나 사용하는 자의 입맛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취사선택 되는가. 글을 잘 쓰고 좋은 시를 많이 알려줘서 한때 좋아했지만 지금은 맛이 간 신현림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한 번 가보시라. 눈만 뜨면 '공산화'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는 그 곳에도 신념 가득한 팩트들은 넘쳐 난다. 지금도 이카지노 게임을 범죄자, 거짓말쟁이라며 무조건 증오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팩트의 질량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나는 이카지노 게임을 메시아로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의 팬도 아니다. 다만 윤석열과 그를 아직도 옹호하는 정당에게 다시 권력을 쥐어주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이카지노 게임을 잘 이용(또는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여당과 검찰이 지속적으로 이카지노 게임을 샅샅이 뒤지고 깎아내려 악마화시키고 심지어 끔찍한 암살 시도까지 있었지만 다행히 그는 죽지 않고 살아왔다. 전 김대중 대통령 역시 평생 빨갱이 소리를 듣고 전라도 대통령이라는 누명을 썼지만 지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국민들에게 가장 좋은 추억을 남겨준 대통령이 되었던 것처럼(물론 지금도 김대중이 나라를 망쳤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 누가 말리겠는가).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이카지노 게임이 성남시장 하던 시절에 어떤 할머니가 그에게 "노란 리본 좀 안 달면 안 돼요? 지겨워서 그래."라고 하자 "우리 어머니 자식이 죽어도 그럴 겁니까? 우리 어머니 같은 사람이 나라를 망치는 거예요."라고 대답하던 이카지노 게임의 모습이다. 나는 이 장면에서 팩트가 아닌 방향성을 보았다. 지도자는 이래야 한다. 마침 이카지노 게임의 이름이 카지노 게임이다. 그래서 어제부터 이런 생각을 머릿속에서 공굴리고 있었다. 물론 이 생각은 특정 인물과 관계가 아주 많다.
● 재명(在明) : 무죄 판결로 시민들의 앞날이 다시 밝아졌다. 희망을 갖고 함께 잘 사는 미래를 상상하자.
● 재명(再命) : 국민들의 소망을 담아 다시 헌재에게 명령한다. 윤석열 탄핵 인용 판결을 더 이상 미루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