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단명카지노 가입 쿠폰 투쟁기》리뷰
어떤 작품이라도 오세혁 작가에게 가면 배우들이 떠들썩하게 달리고 분노하고 웃고 소리 지르게 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었다. 거기다 경기도에 가서 카지노 가입 쿠폰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김광보 연출이 만났으니 보령에서 수원에 있는 경기아트센터까지 단숨에(그래도 자동차로 두 시간은 걸린다) 달려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제 카지노 가입 쿠폰 《단명소녀 투쟁기》 막공을 보았다. 입시 성공 여부를 물으러 온 고3 소녀 구수정에게 입시 전문 무당이자 반신(半神)인 북두는 "너는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는다"라는 예언을 한다.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가. 그런데 그 얘기를 들은 구수정이 "싫다면요?"라면서 비운의 여주인공 역을 거부한다. 이에 북두는 북망산의 반대편인 남동쪽을 따라 걸으라고 말한다. 구수정은 남동쪽으로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아니, 사람만이 아니다. '내일'이라는 이름의 개도 만나고 눈(目)-인간, 모기-인간, 허수아비-인간도 만나니까 많은 존재라고 해야 더 맞을 것이다. 그리고 구수정은 자신과 달리 죽고 싶어서 걷는 동갑 소녀 이안도 만난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천재적인 소설들을 남기고 너무 일찍 세상을 뜬 박지리 작가를 기리기 위해 사계절출판사가 만든 박지리문학상 제1회 수상작인 현호정의 원작은 청소년문학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곳곳에 존재의 의미를 묻는 철학적 질문과 시퀀스마다 등장하는 비유와 상징성 덕분에 성인들까지 아우르는 텍스트가 되었다. 나는 특히 여정 중 만난 청소부가 '한 사람이 들어오면 한 사람은 죽어야 한다'라며 질서를 강조하자 '그럼 니가 죽으면 되겠네'라며 '무질서 창조의 필요성'을 발명해 내는 시퀀스가 좋았다. 길 떠나는 구수정에게 백설기를 챙겨주며 "백설기는 백 살을 기원하는 떡인데, 그게 백 개면 만수무강을 상징하지"라고 설명하는 대사도 좋았다. 백설기를 먹고 몸집이 커진 개 '내일' 역을 두 배우가 해 내는 비주얼 아이디어 역시 신선했고.
구수정 역을 맡은 배우 연주하와 이안 역을 맡은 90분 내내 뛰고 헐떡인다. 삶과 죽음을 넘나들며 게임하듯 미션을 수행하는 소녀 역할을 맡았으니 당연하다. 북두 역을 맡은 육세진 배우는 화려한 의상과 우렁찬 발성으로 운명을 관장하는 반신 역을 훌륭하게 소화한다. 그 밖에도 경기도극단의 많은 배우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무대 오른쪽에서 라이브로 멜로디와 리듬을 입히던 옴브레와 김솔지의 음악도 정말 고급스러웠다. 임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카지노 가입 쿠폰 점괘에서 시작해 자신의 죽음을 죽이기 위해 칼을 들고 싸우는 모험담으로, 그리고 결국 삶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몽환적 존재론으로 변신하는 극본과 그 상상력을 열린 무대에 풀어놓은 연출의 자유로움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연된 작품이니 내년에도 또 무대에 오를 것이다. 이번에 놓치신 분들은 그때 보시기 바란다.
카지노 가입 쿠폰이 끝나고 로비에서 김광보 연출과 만나 잠깐 인사를 나누었다. 아내가 12월에 경기도극단에서 또 좋은 카지노 가입 쿠폰을 올리네요, 라고 하자(헨리크 입센 작·서지혜 연출의 《민중의 적》) 김광보 연출이 이 작품도 기대하라며 웃었다. 성북동에 사는 김광보 연출은 매일 서울에서 수원까지 출퇴근을 한다. 아무래도 올겨울에 또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 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