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흔한 빵집 하나 없는 시골동네에 살 때는 걸어서 슈퍼마켓에 가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문화생활도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 베를린의 서블렛을 계약하고는 걸어서 헬스장에도 가고, 어학원도 다니고 싶었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갈망하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법을 모른다고 했던가. 그럼에도 언젠가, 언제든, 필요할 때, 원할 때 찾을 수 있는 선택지들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 안심이 된다.
걸어서 12분 거리에 있는 여성전용 헬스장을 지나가다 밖에서 보고,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결국 유튜브를 열어 내가 좋아무료 카지노 게임 요가 선생님과 홈 트레이너 선생님의 영상을 재생한다. 물론 헬스장에 가면 집에 없는 기구를 사용해 무게를 늘려가며 훈련할 수 있고, 환경을 바꾸며 운동에 더 집중할 수 있으며, 오고 가는 길에 걸을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는 건 알고 있다. 가고 싶을 때가 되면 언제든 갈 수 있는 여성전용 헬스장이 주변에 있다는 걸 알면서 집에서 운동무료 카지노 게임 게 좋다(?).
하나도 아니고 꽤 여러 개의 어학원이 도보 20분 거리 반경에 있다. 걸어서 다녀도 되고,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집에는 친구들한테 물려받은 독일어 공부 교재와 문법책과 단어장이 있고, A1시험을 독학한 온라인 무료 공부매체도 B1까지 있다. 유튜브와 팟캐스트에도 독일어공부 재료가 수없이 많고, 온라인으로 유료 웹사이트나 앱도 여럿 있다. 언제든 궁금하면, 혹은 필요하다고 느끼면 어학원에 가볼까? 무료 카지노 게임 마음을 간직하고 있지만 당장은 혼자 알아서 무료 카지노 게임 게 생각보다 잘 맞는 것 같다.
집 주변에만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비건 식당이 넘쳐나지만 내가 먹고 싶은 걸 내 입맛에 맞게 만들어 먹는 게 좋아서 끼니의 대부분을 집에서 요리해 먹는 건 변함이 없다. 대신 걸어서 여러 독일 슈퍼마켓과 아시아 슈퍼마켓을 다니며 식재료를 모을 수 있는 건 정말 좋다. 한 달에 한두 번쯤, 요리고 뭐고 만사가 귀찮은 날이나 집에서 해 먹기 특히 번거로운 음식이 먹고 싶을 때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어서 좋다. 음식 배달 앱 종류가 여러 개인데 서로 경쟁하느라 종종 할인쿠폰을 보내오지만 바깥 음식은 자극적이라 자주는 못 먹겠다.
20대 땐 동네마다 찾아가 산책하고, 아기자기한 가게를 구경하고, 미술관과 박물관에 다니는 게 좋았다. 휴무마다 밖으로 나돌아 다니는 게 너무 즐거웠다. 그런데 베를린에 진행 중인 전시 목록을 들여다봐도 별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아니, 잔잔한 흥미는 있지만 그게 미술관을 방문하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서블렛으로 사는 집 친구의 책장에는 관심이 가는 책도 많고, 커다란 가방 한가득 내 손길을 기다리는 뜨개실과 바늘들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치명적으로 내 시간을 앗아가는 건 스트리밍 서비스와 스마트폰이다...
그래도 밖에 나갈 핑계를 만들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기 하러 집 근처 공원에 간다. 강을 끼고 있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공원이라 반복해서 가는 일이 아주 기대되지는 않지만 집 가까이에 큰 공원이 있는 것에 감사하다. 길고 얇은 관광용 배들이 정박해 있는 물가에는 청둥오리들과 원앙들과 종종 백조들과 물오리들이 논다. 곧 푸릇푸릇한 새싹들이 돋고, 파란 하늘에 따스한 햇살이 반짝이는 봄이 오면 분위기가 달라지겠지? 시골에는 너무 뭐가 없었는데 도시에는 뭐가 너무너무 많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게 이렇게 많은 데 당장 달려 나가서 하고 싶은 게 별로 없다니. 그래도 역시 아무것도 없어서 못하는 시골보다는 할 것이 넘치는 베를린이 더 좋다. 밖에 나갈 때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옷차림과 꾸밈새를 한 온갖 색깔과 모양의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 좋다. 공원과 운하와 강가를 산책할 수 있어 좋고, 주말마다 여기저기에 열리는 파머스 마켓과 빈티지 마켓을 구경할 수 있어 좋다. 비건 음식을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좋고, 언제든 만나서 산책하고 이야기 나눌 친구들이 멀지 않은 곳에 살아서 좋다.
내 글을 읽으며 글쓴이가 너무 편안한 집에만 있고 싶은 걸까, 모르는 사람들이랑 사회생활을 하고 싶지 않은 걸까 무료 카지노 게임 염려의 마음이 떠올랐다. 그러다 아니, 그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과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원래도 잠이 많은 편이지만, 해가 짧은 겨울에 나는 더 많이 잔다. 겨울은 휴식의 기간이니까 바깥활동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무료 카지노 게임 게 이상하지 않다. 날이 풀려 햇살이 따뜻하고 밝아진 동네 공원에 사람들이 나와 여기저기 앉아있거나 걸어 다니고 있었다. 나만 집콕하고 싶은 게 아니었나 보다. 하루 일과에 산책시간을 추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