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
한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지 못했다.
양배추 채 썰다가 검지 손톱 아래 살점이 뜯겨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완벽히 아물지 못할 정도로 상처의 깊이가 컸어서 키보드를 제대로 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른쪽 검지 손가락을 못쓰는 상태로 키보드를 치는 일은 스스로 벌이는 조용한 사투 같았다.
채칼에 베여 세 시간 반 동안 지혈이 되지 않았음에도 난 병원에 가지 않았다. 십여전 전에도 비슷한 일로 응급실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나에게 너무 큰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었다.
무표정한 간호사는 나의 베인 상처를 벌려 흐르는 소독약 한통을 들이붓고 후 마취주사를 놨는데 그 장면은 아주 생생하게 내 해마 속 장기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매일 밤 8시쯤 조심스럽게 전 날 붙였던 밴드를 벗기고 연고를 바르고 밴드 두 개를 정교하게 붙이는 작업을 할 때마다 나는 굉장히 사려 깊은 간호사가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움푹 파인 나의 상처를 바라보는 일은 굉장히 힘들었다.
새벽에 찾아온 그, 그를 끝내 다시 받아준 나.
그에겐 어떤 새로운 다짐은 없었고 나 또한 새로운 다짐이 있길 바라진 않았던 것 같다.
이번 만남은 언제까지 갈까.
어떤 카지노 쿠폰으로 온 건지, 나도 정신 차려야 하지 않겠냐고 묻는 나에게 그는 잠시 진지해지더니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하였다.
일단 우리는 만나서 맛있는 소고기를 양껏 먹었고 다 먹어갈 때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길 좀 하자.”
“아직 아니야~ 일단 휴대폰 좀 사러 가자.”
그렇게 나는 19년도에 사서 5년 넘게 쓰고 있었던 휴대폰을 교체하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금융치료” 나도 받은 것일까? 이왕 사는 거 테라바이트로 넉넉하게 카지노 쿠폰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 우린 너무 진지하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를 나눴다.
너무나도 솔직한 그의 발언은 나로 하여금 황당함을 가져다주었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삐끗하면 올라올 뻔한 슬픔을 무난히 넘기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 오빠 뭐가 그렇게 잘났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하. 하며 웃는 그에게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 살다 살다 별 꼴을 다 겪는 구만… ”
우린 보름 동안 아무 일도 없었던 커플처럼 함께 밥을 먹고 함께 모임에 가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 시간만큼 돌아오는 건 공허함이었다.
나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카지노 쿠폰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카지노 쿠폰의 크기가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나도 자주 멈칫했다.
카지노 쿠폰껏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사랑이라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건 분명히 사랑은 아닐 것이다.
솔직함이 미덕이라지만 나와 헤어져 있던 그 시간 동안 나의 추궁에 다른 소개팅을 했었다는 그의 말을 떠올려보면
He is not that into you.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라는 영화 제목이 함께 떠올랐다.
다시 만난 약 1년 4개월 간 “뭐지?” “왜 저렇게 행동하지?” 에는 다름의 이유도 있었겠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용기 있게 내가 먼저 그의 손을 놔야 했던 순간이었다는 것을 서서히 그리고 분명하게 깨닫게 되는 시간을 보레고 있는 중이었다.
어떻게 던 시간을 내서 만나야 한다는 생각도 굿모닝 인사도 출퇴근 보고.. 이런 것들은 다 소용없는 것이었다. 적어도 우리 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평범하게 카톡 대화를 하던 도중 나는 며칠 동안 메모장에 보관했던 장문의 편지를 그에게 보냈다.
이 편지를 보내기 전까지 나는 나 혼자 헤어지는 중이었고 이제는 같이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지금 이렇게 톡으로 말하게 돼서 미안한 카지노 쿠폰도 있지만 지금 내 카지노 쿠폰을 가장 솔직하게 또 조용히 전할 수 있는 방법 같아서..
오빠랑 다시 만났던 시간들 그리고 그 안에서 오빠가 보여준 카지노 쿠폰들 나는 다 진심으로 느꼈고 감사했어.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많이 흔들리고
기다리고 외롭고 아팠던 시간도 있었어.
몇 번을 헤어졌다가도 다시 만난다는 건(아니! 몇 번을 차여도 ㅎㅎ) 그만큼 서로에게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겠지. 그렇지만 나도 이제는 내 카지노 쿠폰이
좀 더 편안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어. 나는 누군가를 만나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미래를 함께 그리고 싶고 기댈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랑을 하고 싶어. 하지만 오빠와 나는 그 부분에서 계속 엇갈리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아. 그래서 여기서 진심으로 마무리하고 싶어.
나는 내 삶에 집중할 거고(오빠가 해준 조언들 잘 새기며) 오빠도 오빠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어.
작년 가을에 헤어지던 날 그날이 헤어지는 날인지도 모른 채 난 혼자 추운 겨울을 맞이했다 생각해서 이별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몰랐는데
오빠가 다시 또 찾아오는 바람에.. 지금은 그때 못다 한 준비가 된 것 같아.
오빠는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었고 그 카지노 쿠폰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을 거야. 정말로~
나한테 카지노 쿠폰 써주고 여러 가지로 도움 주고 그래줘서 고마웠어~
그리고 오빤 지금처럼 건강하게 멋있게 잘 살았으면 해~
따로 만나지 말고 웃으면서 지금 이렇게 잘 헤어지자 우리~
이런 내 카지노 쿠폰 오빠라면 잘 들어주고 존중해 주리라 생각해~
언젠가 우연히 만나면 웃으면서 인사하자~ 안녕.
그는 몰랐을 것이다. 우리의 마지막 날을..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의 집에서 피자를 먹고 웃으면 날 배웅했던 그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일 거란걸..
두 번째 헤어졌을 때도 울지 않았던 나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일주일 후 출근길 아침 그에게 답장이 왔다.
출근 중이겠네..
어렸을 땐 잘 몰라서 나이를 먹은 지금은 머리가 너무 커버려서 언제나 어리석기만 한 것 같다.
제이가 오빠에게 그러했듯 오빠 또한 같은 카지노 쿠폰이야.
늘 언제나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 진심으로..
누군가는 그랬다. 뭐이렇게 예쁘게 이별 편지를 썼냐고. 그냥 확 꺼지라고 하지.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분명 그도 갈등속에서 보낸 몇 해의 시간이 있었을테니..
우린 충분히 좋은 추억을 쌓았다.
그저 만남과 이별일 뿐.
누군가 그러지 않았는가.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