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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해 Mar 12. 2025

카지노 쿠폰 파이프 능선의 암릉천국 2



다만 파이프 카지노 쿠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그 바위 카지노 쿠폰에서 5분 정도 지난 곳에서 나타났다. 정상까지 이어지나 싶었던 바위 카지노 쿠폰은 생각보다 짧아서 금방 나무가 약간 자란 카지노 쿠폰으로 들어서게 되었는데, 바로 거기에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었다. 높은 산속에 난간이나 밧줄도 아닌 인공물이 이렇게까지 길게 이어져있다는게 좀 이상하지만, 이 역시 과거에 군사용으로 사용한 물건이라니 어쩔 수 없다. 서울 근교의 산과 군사시설은 항상 같이 보게 되는 것이다.


카지노 쿠폰(파이프카지노 쿠폰이라는 이름의 유래)


파이프가 깔린 길을 지나자 이제 정상부로 다가서는 데크 계단이 나왔다. 아마 사당 코스와 합쳐지는 곳이리라. 나는 크게 꺾여버린 나무를 지나 데크길을 걸어 바위로 만들어진 터널을 지났고, 은근히 지겹게 이어지는 데크계단을 걸어 카지노 쿠폰의 첨단부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슬슬 곳곳에 눈이 제법 많이 보였는데, 사람이 워낙 많이 다니는 산이라 그런지 발 디디는 곳까지 잠식되진 않아 다행이었다.


카지노 쿠폰(누가 잘못하지 않아도 나무는 꺾이곤 한다)


다만 대부분 데크로 된 길과 길 사이가 위험천만해서 기억에 깊이 남았다. 작은 봉우리로 된 조망점에서 아주 비좁고 단차가 심한 바위를 타고 내려간 뒤에 연주대쪽 봉우리로 건너가야 했는데, 내 눈에 보이는 발 디딜 곳은 죄다 내 다리보다 멀어서 은근히 피말리는 기분을 느끼며 바위면을 더듬거려야 했던 카지노 쿠폰. 아마도 내가 길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게 아닌가 싶지만, 나도 생초보는 아닌 만큼 결코 쉬운 길이라곤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 떨어지면 봉우리 사이에서 시체 찾기도 힘들 것 같은 바위위에서 어딜 디뎌야 할지 몰라 서 느끼는 초조함이란 아무래도 레저용으로 권하기 힘든 카지노 쿠폰. 나는 이 사당 코스를 마음속의 초보 추천 목록에서 삭제했다. 최소한 신장 170cm이하에게는 권하지 않을 카지노 쿠폰.


그래도 다행히 그 이후로는 무난한 데크 계단만으로 연주대에 오를 수 있었다. 예전에 거쳐온 공학관 코스의 반대방향, 즉 정상부의 거대한 바위사면으로 올라 아래쪽을 내려다보게 되니, 어쩐지 슈퍼 마리오 타임 어택처럼 꼼수를 써서 정상적인 경로를 무시카지노 쿠폰 온 기분이었다. 공학관 방면에서 오면 그야말로 무슨 시설의 입구같은 길목을 지나 상인의 환대를 받고, 그 뒤에 거대한 정상석을 바라보게 되는 구조인지라 순서가 관광 명소처럼 딱 맞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상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상쾌카지노 쿠폰 즐거운 기분이었다. 남들이 모르는 세상의 비밀 하나를 알게 된 듯했다. 인생살이에 딱히 도움 될 건 없지만 이런 기분은 분명 삶에 색채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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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쿠폰(연주대 뒷길로 올라와 밑을 바라본다)


그러나 앉아서 식사를 하자니 천천히 다소 씁쓸하고 쓸쓸한 기분이 스미는 것도 사실이었다. 분명 내가 등산을 시작할 때는 이 카지노 쿠폰을 친구들 여럿이 올랐고, 다음에는 더 쉬운 곳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둘레길이 아닌 산을 반기는 이는 주변에 없었고, 반면에 나는 누구에게도 선뜻 같이 가자고 할 수 없을 만큼 험한 길에 매료되었다. 그리하여 지금 여기에 홀로 돌아온 것이다. 그 반년 사이에 혼자 갈 길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멋진 일이긴 하나, 산 정상에 수많은 무리가 옹기종기 모여앉아 잡담하고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니 순수하게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즐거운 순간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이 자리에 올 수는 없다는 사실을 나는 다시금 받아들여야 했다. 지금도 누구나 갈 만하며 나도 즐거운 길이라는 절충안을 찾고는 있으나, 나의 행복이 내가 아끼는 이들에게 고통에 불과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쓸쓸하다.


그러나 슬프든 우울하든 어쨌거나 혼자이기에 길도 시간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를 손에 쥐고 있는 이상, 최대한 누리는 게 맞을 카지노 쿠폰. 나는 지난번에 조망점에서 볼 수 있었으나 시간이 없어 갈 길을 찾지 못했던 절벽 위의 연주암 응진전을 찾아갔다. 그곳은 연주대 바위사면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옆길을 돌면 좁은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계단을 내려가 평평하게 다져진 부지로 들어가니 사방이 붉은 연등으로 장식되어 여간 장관이 아니었다. 정갈하게 줄을 맞춘 채 바람에 흔들리는 연등의 붉은 그림자는 내게 고요한 따스함을 주었다. 그 광경 자체는 인간이 만든 것이니 어디에든 또 있을 수 있고 어디에 있든 감동적일 모습이긴 했으나, 산꼭대기에 기어오른 뒤에야 볼 수 있었기에 훨씬 평화롭게 느껴졌을 카지노 쿠폰. 나는 오래도록 쉬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소액을 시주하고 연주대를 거쳐 하산을 시작했다.


(절벽 위의 따스한 응진전)


하산길은 익숙하고 쉬운 신공학관 코스를 택했다. 가보지 않은 자운봉 코스를 가고 싶기도 했으나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험하다는 길을 가기엔 좀 지친 것이다. 아쉽지만 슬슬 좀 쉬고 싶었다. 하기야 등산이 일도 아니고 대체 무리해서 무얼 얻겠는가 말이다. 누구나 체력에 알맞은 길을 적절히 다니는 게 제일이다.


연주대에서 슬슬 내려가자니 그동안 어디에서 본 것보다 많은 인파가 줄지어 오는 게 보였다. 특히 젊거나 어린 사람이 많았는데, 그중 일부는 너무나 지쳐서 사방에 다 들리게 짜증을 냈다. 한 여자는 또렷한 사투리로 “아, 이제 힘들려고 해!”하고 화를 냈고, 잠시 후 또 다른 여자는 “추워서 옷 입었는데 또 더워지려고 하잖앗!” 하고 소리쳤다. 그 둘이 내가 지금까지 본 등산객 중에서 가장 심하게 화를 내는 사람들이었다. 어찌나 화가 거센지 지나가면서도 몸이 움츠러들 지경이었다.


추측건대, 두 사람은 나와 친구들이 그랬듯이 카지노 쿠폰 신공학관 코스가 초보에게 추천할 만하다는 정보에 속아서 왔을 것이다. 아니면 그런 정보에 속은 일행 혹은 코스 난이도의 객관적 평가에 실패한 일행의 권유에 따라나섰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마 적당한 경사로를 오르고 나무 그늘 사이로 부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한층 맛있어진 간식을 먹은 뒤 정상을 찍고 보람차게 하산하는 광경을 예상하지 않았을까. 나도 그랬으니 아마 맞을 것 같다. 이게 바로 미디어가 만든 이미지와 정보 부족의 폐해다. 누군가는 그들에게 ‘풍경이고 나발이고 없는 지독한 경사로와 수백 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고 미리 알려줬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지불할 대가를 미리 알았다면 현장에서 사기당한 사람처럼 화가 나진 않았으리라. 길이 만만치 않은 걸 미리 알고 힘들 때마다 쉬면서 에너지를 보충했다면 훨씬 덜 지쳤을 테고, 재킷 걸치고 벗는 일 정도로 짜증을 느끼지도 않았을 것이다.


요컨대 초보일수록 더 많이 알아보고 준비해야 한다는 말인데, 많이들 가는 코스라는 이유만으로 대충 나서니 비극이 벌어지는 것이다. 아마 이런 식으로 무수한 사람들이 등산의 문턱에서 떨어져나가고 있지 않을까. 등산을 정상에서 풍경 잠깐 보고 사진 몇 장 찍자고 너댓 시간 내내 고강도의 운동을 하고 며칠 근육통에 시달리는 미친 짓으로 인식하면 이후에도 또 하려는 쪽이 이상할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언제나 주장하듯 초심자가 등산의 백미를 저비용으로 느끼려면 서울 근교 등산 입문의 거대 장벽으로 활약하는 카지노 쿠폰, 청계산, 북한산 이 세 산이 아니라 서울 둘레길 5번 아차산이나 불암산을 가야 한다. 그 두 사람, 혹은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정보를 접할 일이 있길 바랄 따름이다.


어쨌거나 괴로워하는 등산객들과 스쳐 지나며 하산하던 나는 중간에 마음을 살짝 바꿔, 예전에 왔을 때 ‘저게 길이야?’싶었던 공포의 길을 가보기로 작정했다. 그곳은 마당바위와 연주대 사이를 연결하는 바위 능선 길인데, 그럭저럭 경험을 쌓고 돌아온 만큼 무섭지는 않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막상 그 능선으로 접어들자니 예상과는 다른 부분이 무서웠다. 봉우리에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바윗길이 너무나 뾰족하고 좁고 거칠었던 것이다. 무협 영화에서 은거기인이나 비밀의 문파를 찾아갈 때나 어울릴 만한, ‘이걸 경공 없이 어떻게 가라고!’ 라며 화를 낼 만한 길이었다. 급경사라 하산에 적합하지 않기도 했다. 그래도 그 덕분에 정작 걱정했던 능선은 꽤 안전하고 멋진 길로 느껴질 지경이었다. 과장이 아니라, 능선을 이루는 바위들이 지독하게 뾰족하고 울퉁불퉁해서 보기에 겁은 나지만 막상 디뎌보면 넓은 편이었던 것이다. 또 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답하고 싶다. 예전에 왔을 때 길이 이곳뿐인줄 알고 등산을 잠시 포기했던 걸 생각하면 경험이 만드는 변화가 참으로 대단하다.


(바로 앞의 카지노 쿠폰보다 치솟은 봉우리 옆을 걷기가 무섭다)


많은 사람이 북적대고 길을 잃어버리는 마당바위 앞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헤매는 커플이 있기에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연주대로 금방 갈 수 있다고 알려줬다. 오르막이 심하냐고도 묻기에 편하고 쉬운 계단길이라 했다. 20분쯤 걸릴 거라는 말에 두 사람은 돌아설까 망설이던 걸음을 옮겼는데, 카지노 쿠폰 신공학관 코스는 바로 여기까지가 ‘지불’ 단계고 이후가 ‘보상’ 단계라고 할 수 있으니 그 둘이 괜히 왔다고는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나저나 여유작작하게 길을 가르쳐줬으면서도 만만치 않았던 이 길을 또 언제 어떻게 내려가나 싶어 걱정이었는데, 뜻밖에도 하산길은 편안했다. 길고 긴 계단도 안락할 지경이었다. 어딜 어떻게 디뎌야 하나 고민할 것도 없고 방향도 이미 다 알고 있다는 게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이 코스가 하산코스로 유용하다는 평가가 왜 나왔는지 알 만했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북서쪽 사면이라 눈이 제법 남아있었다는 점이다. 길가에만 있는 게 아니라 길 전체를 뒤덮은 곳이 제법 되었고, 상당 부분은 자꾸 미끄러져 걷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괜히 3월까지도 아이젠을 갖고 다니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었고, 북쪽 사면인 ‘North face’가 상표명이 된 게 아니었다. 나는 남들 앞에서 밧줄을 잡고도 옆으로 넘어지는 수모를 겪은 뒤에 일어나서 여분의 신발끈을 꺼냈고, 발바닥을 두 번 지나도록 묶어서 비상용 아이젠을 만들었다. 베어 그릴스의 생존 프로그램에서 본 방법인데, 대충 따라한 것인데도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한 것인지 눈길을 무사히 지날 수 있었다. 극한 환경 생존 방법을 직접 써먹어볼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뭐든 배워 익히고 볼 일이다.


이후로는 정말이지 무난한 하산이었다. 예전에 제법 거칠어 불안했던 길도 꽃길 같아 너무나 놀랐는데, 경험도 경험이지만 등산스틱의 차이가 아주 크지 않을까 싶다. 불안한 노면을 두 발로 가느냐 네 발로 가느냐는 엄청난 차이이기 때문이다. 장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교훈의 극단적인 반례도 하산중에 목도할 수 있었는데, 서양인 남녀가 망연한 표정으로 서서 눈길을 올려다보고 있기에 슬쩍 발치를 보니 실내화처럼 얇은 컨버스 차림이었던 것이다. 컨버스 기본형은 밑창과 깔창을 합쳐도 두께가 1센티미터도 안 되지 않을까? 용케 여기까지 왔구나 싶었다. 아마 곧장 하산해도 당분간 발바닥 통증과 종아리 근육통에 시달리겠지. 누군가는 말렸어야 하는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카지노 쿠폰에도 번듯한 안내센터를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순식간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빠르게 하산해서 버스를 타고 서울대 입구로 나갔다. 지도를 보고 대충 국밥집을 찾아 들어갔는데, 제법 훌륭한 집이라 지도에 저장해 두었다. 혼자 식사하는 동안 예닐곱 명쯤 되는 청년 등산객들이 왁자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니 나도 건강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살아도 무방하던 나날에 육체로 할 수 있는 활동을 적절히 하면서 살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 하지만 그때는 건강이라는 단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손을 뻗으면 바로 닿는 즐거움이 가득했던 시기다. 그리고 이제와서 지난 시간을 어쩌겠는가. 내게 남은 시간 중에서 가장 젊은 오늘이라도 산을 찾았고, 또 그걸 진심으로 즐기고 있으니 이만하면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수밖에.


그나저나 집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자니 배낭 밑바닥에서 아이젠이 나왔다. 음, 육체 건강만 신경 쓸 게 아니라 뇌 건강도 점검해야 할 모양이다.



교훈

등산로의 난이도와 볼거리를 가급적 미리 알아보고 다니자.

등산화와 등산 스틱을 유난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산행이 힘들면 천천히 다니자. 고통을 빨리 끝내겠다고 생각할수록 더한 고통이 찾아온다.

3월에도 아이젠이 필요하다.

현금을 갖고 다녀야 종종 시주할 수 있다.

배낭에 뭐가 들었는지 잘 파악카지노 쿠폰 다니자.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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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특별상을 받고 2023년 2차 아르코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에 선정된 저의 "아끼는 날들의 기쁨과 슬픔"이 지금도 절찬리에 판매중입니다. 낡고 고장난 물건을 고치거나 버려진 것들을 수선하고 중고 거래를 지속하며 느낀 소비 생활의 고민과 의미에 대한 수필집입니다. 지속적으로 물건을 사고 버리는 일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사소한 소비에도 회의감을 느낀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구매해주시면 저의 생계와 창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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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https://millie.page.link/kz1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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