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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운 Feb 13. 2025

카지노 쿠폰. 나한테 진짜 카지노 쿠폰.


주머니 안에 카지노 쿠폰이 있으면 하루 종일 카지노 쿠폰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카지노 쿠폰이 두 개가 있으면 더 좋다. 마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감각은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 이어져 굳이 카지노 쿠폰을 만지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때로는 카지노 쿠폰들은 어긋나서 내가 원하는 느낌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도 모르게 나만 아는 감각으로 카지노 쿠폰을 다시 원하는 느낌으로 만질 수 있다.

내가 이 오래된 감각을 유지한다면, 언젠가 기억을 잃는다고 주머니 속 카지노 쿠폰 두 개로 기억을 되찾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카지노 쿠폰 두 개는 세상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카지노 쿠폰이 될지 모른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것이 변했지만, 소소하게 변한 것을 이야기하려 한다. 어느덧 내 주머니 안엔 카지노 쿠폰은 없고, 내가 변했듯 내 주머니 안의 세계도 변했다. 주머니엔 카지노 쿠폰대신 잡다한 것들, 주로 사탕 봉지, 카라멜 봉지 같은 것들, 오래된 영수증, 외출할 때는 수시로 써야지 하면서 챙긴 안경닦이 같은 것들이 카지노 쿠폰을 대신하고 있다.그래서 이런 것들은 카지노 쿠폰이 될 수 없으니 예전의 카지노 쿠폰과 같은 감각은 느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느낄 수 없다는 걸 아는 인식과 떠오르지 않아 잊고 있는 감각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글쓰기가 이런 사소한 감각을 일깨워 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된다.


작년 내내 좋아했던 유행어가 있다. 이 유행어의 재밌는 점은 왜 해야 할지 모르는 카지노 쿠폰를 강요하는 것인데, 곽범이 그 포인트를 기가 막히게 잘 살렸다는 점에서 나의 취향을 정확하게 찔렀다.

그러나 슬프게도 정우성의 사생활이 문제가 생겨 더 이상 곽범의 ‘사과해요. 나한테’를 보지 못하게 될 줄 알았다. 정우성의 소식을 듣자마자, 그들의 사생활보다 새로운 ‘사과해요. 나한테’를 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 건 어쩌면 너무 나만 생각하는 게 아닐까라는 반성을 하게 된다.

어쩌면 밈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일지도 모르겠다. 눈에 띄게 몸부림을 쳐야 하고, 눈에 띄어야 하니까. 그러다 새로운 게 생기면 언제 그것이 있었냐는 듯 ‘유행한 지 오래되었어요.’란 말을 한다. 다른 사람들이 무한도전과 무한상사, 하이킥을 좋아하듯 나 역시 아직도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 엮은이는 아는데요. 그랬구나. 아유 하기 싫어 C.


나만 알고 있는 카지노 쿠폰의 감각은 시간이 흘러 작은 모니터 안의 알고리즘으로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이 아는 감각은 점점 알고리즘에 의해 무뎌지고 생각의 흐름은 얕아진다. 알고리즘은 나만 간직해야 할 기록이지만, 동시에 알고 있어야 소통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썸네일이 보인다. 이것은 내 세계를 더 강화시키는 듯, 내가 아는 것이 정답인 양, 떠들어대며 머리를 굳게 만들며,또한머릿속을 비운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마치 내가 생각한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할 수도 있다.


무한한 알고리즘이라 해도한계는 분명하다. 내가 봐왔던 것들, 그리고 아는 것들을 더 강화하며 나는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는 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게 만든다. 내가 우려하는 건 바로 이 점이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나를 신경 쓰는 사람이 적어지기 때문에 객관적인 의견을 들을 수 없을 것이고그렇다면 점점 내가 생각하는 방향굳어지는 현상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아무도 모르는 카지노 쿠폰을 만지던 내 주머니 속 분주함의 과거로 의 유한한세계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힘을 잃어버렸을 수도 있다.

알고리즘이 흘러넘치는 모니터 안의 세계는 쉴 새 없이 바쁜 것 같지만 내 주머니 안의 세계보다 덜 분주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과 같은 현상에 대해 나 스스로에게 카지노 쿠폰야 한다. 소중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찾고자 하는 노력도 없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만이다.나는 계속해서 카지노 쿠폰을 만지던 감각처럼 떠오르지 않아 잊고 있던 감각을 일깨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카지노 쿠폰을 다루는 감각을 잊고 있다. 이걸생각하면참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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