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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Apr 12. 2025

건망증

“여보세요? 엄마, 택배 받으셨어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를 주문해서 보냈는데요. … 아직 못 받으셨다고요? 아마 오늘 도착할 거예요. … 왜 보냈냐고요? 매일 묵은지만 드시지 말고, 밥 잘 챙겨 드시라고 보냈어요. 엄마도 이제 여든다섯이시잖아요. 이제 좀 편하게 사세요. … 예, 받으시면 잘 받았다고 전화해 주세요. 그럼 끊을게요.”

주현은 시골에 홀로 사는 엄마와의 통화를 마치고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들어 엄마의 기억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끼니도 제때 챙기지 않고 가끔은 건너뛰는 것 같았다. 가끔은 엊그제 나눈 통화를 잊어버리기도 하고, 자주 전화하지 않아서 서운하다는 불평하셨다. 일주일에 두 번씩 방문하는 요양보호사는 엄마에게 치매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가 면박만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엄마는 나이가 들면 다 그런 것이라며 내가 무슨 치매냐고 화를 내셨다. 엄마를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함께 들었다.

엄마에게 전화가 올까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화면을 보니 옆집 동갑내기 윤정이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있었다. 옆집에 사는 카지노 쿠폰 띠로는 주현보다 한 해 빠르지만, 양력으로는 같은 나이여서 허물없이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였다. 주현은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주현아, 나야.”

“들어와. 그런데 손에 든 건 뭐야?”

“어, 너희 현관 앞에 택배 상자가 있어서 내가 가져 왔어.”

“택배? 택배가 올 일이 없는데, 누가 보냈지?”

주현은 택배 라벨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어머, 이를 어쩌지? 엄마에게 보낸다는 게 나에게 보냈네. 카지노 쿠폰아, 내가 왜 이런다니?”

“정말? 어디 한번 봐봐. 정말이네. 보낸 사람도 너고, 받는 사람도 너네.”

“요즘 내가 깜빡깜빡한다니까.”

“어쩌겠어? 우리도 이제 오십 대에 접어들었으니 그럴 수도 있지.”

“나이 때문일까? 일단 앉아. 커피 한잔하자.”

주현은 주방에서 커피 두 잔을 타서 식탁으로 가져왔다. 카지노 쿠폰 따끈한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며 마셨다. 주현은 커피를 마시다 말고 윤정의 왼손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카지노 쿠폰아, 너 알아?”

“뭘?”

“너 지금 시계 두 개 차고 있다.”

“뭐라고? 어머나, 어머나. 아침 내내 시계 하나를 어디에 두었는지 찾고 있었는데, 여기 있었네.”

카지노 쿠폰 황당해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카지노 쿠폰아, 너 자주 이러니?”

“그런 것 같아. 어제는 휴대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 못해 온 집안을 다 뒤졌어. 그런데 글쎄 들고 나간 핸드백 속에 들어있더라. 요즘 무슨 정신으로 사는지 모르겠어.”

주현은 잠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카지노 쿠폰을 바라보다가 넌지시 말을 건넸다.


카지노 쿠폰


“윤정아, 혹시 치매 초기 증상 아닐까?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에서 의사가 말하길, 자꾸 물건을 잃어버리면 치매를 의심해보라고 했어.”

카지노 쿠폰 버럭 화를 냈다.

“뭐? 치매? 내가 무슨 치매야? 너야말로 치매 검사해 봐야 하는 거 아냐? 시골에 보낼 택배를 자기한테 보내고.”

“그건 내가 잠시 클릭을 잘못한 거야. 너처럼 팔에 시계를 두 개 차고 다니진 않잖아. 휴대폰을 찾기 위해 온 집안을 헤매지도 않고. 그러지 말고 검사 한 번 받아 봐.”

“뭐야? 주현이 너, 듣자 듣자 하니까 나를 치매 환자로 몰아가는구나. 너나 잘해.”

카지노 쿠폰 커피잔을 탁 내려놓고 눈을 흘기며 자기 집으로 가버렸다.

주현은 쾅 닫히는 현관문을 바라보며 괜한 소리를 해서 카지노 쿠폰을 화나게 했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주현은 엄마에게 보낼 김치를 다시 주문하고, 받는 사람을 꼼꼼히 확인한 후 결제 버튼을 클릭했다. 어차피 김치도 다 떨어져 가던 차에 잘 됐다고 생각했다. 택배를 뜯어 김치를 통에 옮겨 담았다.

집에 돌아온 윤정은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다. ‘내가 치매라고? 한 살 아래인데, 내가 살갑게 대해줬더니 이제는 못 하는 말이 없어. 아이, 속상해. 아니 생각할수록 화가 나네. 지나 나나 얼마 차이 난다고 나더러 치매라고 하는 거야? 안 되겠어. 이참에 혼쭐내줘야겠어.’

카지노 쿠폰 다시 집을 나서 옆집 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주현이 문을 열어주었다.

“카지노 쿠폰아, 미안해. 내가 너무 선을 넘었지. 거기 있지 말고 얼른 이쪽으로 와 봐. 택배 김치를 터 봤는데, 너무 맛있어. 마침 찐 고구마도 있어서 함께 먹으려고 했어.”

“…….”

주현은 머뭇거리는 윤정의 손을 잡고 끌었다. 카지노 쿠폰 마지못해 주현이 이끄는 대로 따라 들어갔다. 주현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껍질 벗긴 노란 고구마 위에 배추김치를 쭉 찢어 말아 올려 윤정의 입에 갖다 댔다.

“한번 먹어봐. 정말 맛있어.”

카지노 쿠폰 내키지 않았지만 받아들었다. 주현이 어서 먹어보라는 표정을 지으니, 주현은 고구마를 입에 먹어보았다. 달콤한 고구마와 매콤한 배추김치가 어우러져 감칠맛을 자아냈다.

“어, 맛있네. 하나 더 먹어도 돼?”

“당근이지. 김치 맛이 예술이야.”

한입 두입 먹다 보니 윤정은 자기가 왜 왔는지 까맣게 잊어버렸고, 주현과 수다를 떨었다.

한참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주현이 코를 킁킁거렸다.

“주현아, 무슨 냄새가 나지 않아?”

“무슨 냄새지?”

“뭐가 눋는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혹시 카지노 쿠폰아, 너 가스레인지에 뭐 올려놓고 온 거 아니야?”

“가스레인지? 맞다! 사골을 고다 불을 끄지 않고 왔네. 내 정신 좀 봐. 주현아, 이만 가볼게. 잘 먹었어.”

카지노 쿠폰 허둥지둥 달려나갔다. 주현은 윤정을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카지노 쿠폰아, 그거 내 신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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