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어느 날, 뉴욕에 있는 퍼트넘 출판사의 타라 싱 칼슨 편집장은 책상 위에 놓인 두툼한 원고 뭉치를 바라보았다. 그 원고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다소 특이한 제목의 소설이었다. 작가는 델리아 오언스였다. 델리아는 전남편인 마크 오언스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하며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세 권의 책을 출간한 이력이 있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그녀가 첫 번째 아이를 출산한 직후에 받은 원고다. 읽자마자 깊이 빠져들게 되었고, 마치 아이가 가져다준 행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원고는 『라이트 위 로스트』 이후 처음이었다.
그녀는 즉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대리인인 러셀 갈렌에게 연락하여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그녀가 출판을 위해 작성한 기획안은 팀 회의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른 팀원들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원고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전체 회의에서는 순조롭게 출간을 결정하게 되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배경은 1950년대와 1960년대의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가상의 해안 마을, 바클리 코브의 습지였다. 주인공은 그곳에서 홀로 살아가는 소녀 카야였다. 원고에는 카야의 성장 이야기와 로맨스, 그리고 살인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얽혀 있었다.
그녀는 이야기의 배경이 노스캐롤라이나의 해안 습지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항상 노스캐롤라이나가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해왔다. 델리아는 노스캐롤라이나 해안 습지의 풍경을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했다. 그녀는 원고를 읽는 동안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습지가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어 그 냄새를 맡고 공기를 한껏 들이켜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기회에 뉴욕을 떠나 노스캐롤라이나로 이사해볼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녀는 원고를 읽으면서 미국 남부의 고전 문학을 접할 때와 유사한 인상을 받았다. 특히 1970년에 법정에서 진행되는 재판 장면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정에서 남의 재판인 양 대온라인 카지노 게임 카야의 태도를 보며 카뮈의 『이방인』에 등장온라인 카지노 게임 뫼르소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다.
많은 원고가 그러하듯, ‘가재가 노래하는 곳’ 역시 빛나기 위해서는 편집자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원석이었다. 델리아는 결말을 먼저 작성한 후, 처음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델리아는 세부적인 플롯을 미리 정해놓지 않고, 대략적인 흐름에 따라 자기의 생각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문장은 다듬어지지 않았고,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마치 커피에 설탕을 과하게 넣은 듯한 느낌이었다. 이야기들의 연계성은 떨어졌고, 긴장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법정 장면도 나중에 추가된 것으로 보이며,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델리아와 함께 편집 작업을 진행했다. 이야기는 세 부분으로 나뉘었다. 첫 번째 부분은 가족에게 버림받은 6살의 카야가 테이트와 점핑 부부의 도움으로 성장하지만, 체이스에게 배신당하고 복수온라인 카지노 게임 1952년에서 1969년 10월 28일까지의 이야기이다. 두 번째 부분은 체이스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고, 카야가 체포되어 법정에서 재판을 받으며 무죄 판결을 받아 다시 습지로 돌아가는 1969년 10월 30일부터 1970년 재판 종료일까지의 이야기이다. 마지막 부분은 습지로 돌아간 카야가 테이트와 결혼하여 평화롭게 살다가 예순여섯에 급사하고, 그로 인해 마지막 반전이 펼쳐지는 이르는 1970년부터 2009년까지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체이스의 시신이 발견되는 장면을 도입부에 배치했다. 이는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의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사망 사건 수사와 법정 재판 과정을 씨실로 삼고, 카야의 성장과 사랑, 그리고 배신한 체이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날실로 엮어 연관성을 높이며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이야기의 긴장도를 떨어뜨리는 부분들은 과감히 정리했다. 소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법정 재판 장면은 극적 효과가 잘 드러나도록 치밀하게 보완했다. 델리아는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했지만 결국 훌륭하게 해냈다.
반년이 넘는 편집 과정을 거쳐 2018년 8월에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출간되었다. 그녀는 매일 판매 부수를 점검했다. 발매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판매량이 일반적인 책의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에 그녀는 약간의 초조감을 느꼈다. 어떤 이들은 판매 부수에 휘둘리지 말라고 조언하지만, 그런 말은 편집자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의견일 뿐이다. 편집자들은 판매 부수에서 성취감을 느낀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노력이 판매 결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양서를 만들어도 독자들에게 외면을 받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2018년 9월, 희소식이 전해졌다. 출판 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리즈 위더스푼 북 클럽에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이달의 책으로 선정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과 델리아가 함께한 노력이 보상을 받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소설은 습지의 자연을 아름답게 묘사한 점에서 강력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소설의 판매량은 순풍에 돛을 단 듯 급증하였고, 다음 해 3월에는 밀리언셀러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혼자 오지 않은 것은 나쁜 소식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델리아가 할리우드로 날아갔다는 소식에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인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영화를 위해 작곡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중에 아이들이 자신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할지 상상하게 되었다. 그녀는 2022년 3월에 열린 영화 시사회에서 드디어 데이지 에드거 존스가 연기하는 카야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데이지가 소설 속 카야의 모습을 잘 구현해 낼 수 있을지 살짝 걱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생각했던 강인하면서도 가녀린 카야의 모습이 영화에 잘 드러났음을 확인하고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저, 김선형 역, 살림,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