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주 Apr 25. 2025

이런 카지노 게임 빛이지

- 1 -


카지노 게임를 만나러갔다. 어떤 꽃이 잘 어울릴까? 향수 냄새로 치장된 상품들 사이 겨우 찾은 꽃집. 그 곳에서 시간을 멈추고 향기로운 고민을 했다. 노란 장미 몇 송이를 데리고 타코집으로 향했다. 먼저 도착해 가게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카지노 게임가 보였다. 카지노 게임도 들어오는 우리를 봤는지 입구까지 한달음에 나와 두 팔을 벌렸다.


“먼지 이르 축하해요!!!!!”


눈과 입가로 활짝 피어난 웃음에 속속들이 축하가 흘러나왔다. 우와, 카지노 게임 축하를 언제 받아봤더라? 어린이 시절, 밥만 잘 먹어도 받던 칭찬 같아서 만나러 온 것만으로 어깨가 으쓱해졌다.


“두 사람 그럴 줄 알았어요~ 결혼식은 언제에요?!”


집을 고쳐 지은 일, 결혼을 하게 된 계기, 장소를 정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줄줄 읊다보니 푸짐한 타코라이스는 식탁의 중앙에서 저리 밀려났다. 어색했던 결혼이라는 주제가 솜이의 목소리에서 통통 튀겨지며 나의 세계로 안전하게 들어왔다.


“카지노 게임, 그래서 카지노 게임에게 부탁을 하러 왔어요. 청첩장을 그려줄 수 있을까요? 물론 부담이면 거절해도 돼요.”


데려온 노란 장미와 이르가 깎은 고래 연필깍지를 건네며 최대한 정중히 부탁했다. 웃음이 새어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말이다. 카지노 게임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의 말을 받았다.


“부담이긴요! 그림을 요청해준 것이 내게는 큰 선물과 같아요. 항상 볼 때마다 행복해지는 두 사람이다보니 더욱 축하해주고 싶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꽃밭에서나 피어날 것 같은 말들이 향신료 가득한 타코집에서 계속 오고 갔다. 자리를 옮겨 우리는 제작자의 자세로 휙- 전환했다. 나는 으레 청첩장카지노 게임 말해지는 것을 초대장카지노 게임고 부르고 싶었다. 혹은 단체 손 편지정도? 원하는 형태가 있냐는 솜이의 질문에 딱히 그런 것은 없다고 답했다. 사실 그림이야, 솜이의 손끝에서 탄생한 것이면 무엇이든 좋을 것 같았다. 원하는 것카지노 게임면, 받아보는 사람들이 종이를 펼쳤을 때 환대를 오롯이 느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카지노 게임는 다시 물었다. 우리가 의미 있게 여기는 것에 관해서. 그래도 진솔하게 살아내려고 노력한 흔적들을 되짚어봤다. 빨간 지붕을 얹은 집, 앞으로 짓고 싶은 텃밭, 의례를 올리게 될 아름드리 큰 나무,,, 카지노 게임 형상들을 실컷 풀어줬다. 솜이도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형상들 속에서 뛰놀더니, “아! 이건 어때요?”하고 어떤 그림을 찾아 보여줬다. 장자끄 쌍뻬! 자신이 너무나 존경하는 작가라며 입맛을 다시며 여러 그림들을 꺼내 보인다. 그래, 이거면 됐다!


그 후로 근 한 달 동안 드문드문 연락을 하며 그녀와 나는 초대장을 주고받았다. 솜이가 의미를 그림에 담아내는 동안, 나와 승일은 그것들을 잘 담아낼 단어를 고르는 데에 신중했다.결혼이라는 단어를 쓸까? 숫자는? 네 이름이 먼저 들어갈까? 내 이름이 먼저 들어갈까? 성을 넣어야할까? 장남, 장녀라는 표현은 필요할까?정말 우리의 것이 되지 못한 단어들은 전부 빼고, 설명할 수 있는 단어들을 잘 어울리는 곳에 배치했다.


손글씨를 써서 보내주니 카지노 게임는 더 많은 질문을 보내왔다. 두 사람을 상징하는 물건이 있을까요? 먼지(민주)의 가치관을 담는 단어는 뭐예요? 이르(승일)는 그 동안 만든 것 중에 제일 맘에 드는 작품이 뭐예요? 두 사람을 각자 상징하는 동물이 있을까요?사랑스러운 질문자에게 질문 세례를 받고 나니 청첩장이 거의 완성되어 있었다. 카지노 게임는 우리 둘과 이 장소를 보호해준다는 뜻으로 수호동물을 그려주며 마지막 붓질을 마쳤다. 나무 곳곳에도 그녀만의 문장 부호를 꼭꼭 숨겨두었다.


솜이가 그려준 초대장을 받아본 친구들은 마치 짠 것처럼 이렇게 말했다.

“내가 받아 본 청첩장 중에 제일 예뻐!”

카지노 게임의 마법에 걸린 게 분명하다.


카지노 게임


-2 -


‘신용도 능력이다’라는 시대적인 농담이 유령처럼 떠돈다. 하지만 나는 그 흔한 신용카드도 없고, 보험도 없다. 예금도 최소화하고 싶어서 가지고 있는 통장도 웬만하면 정리를 하는 편이다. 능력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 결혼식을 준비하며 덜컥! 빚을 지고야 말았다. 솜이를 시작으로 모든 친구들에게. 나 혼자 농담처럼 말하던 ‘친구가 보험이다’라는 말이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떠들썩하게 그림을 고르고 나서 카지노 게임에게 물었다.

“카지노 게임, 보통 그림 작업을 하면 얼마나 받아요? 그 정도로 정당하게 비용을 내고 싶어요.”

카지노 게임는 예쁘게 웃으며 답했다.

“이건 내 축하의 의미에요.”

진심어린 답변에 더 요구할 수는 없어서, 똑같이 되묻지 않았다.

“그럼 우리가 꼭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와, 너무 좋은데요? 언젠가 저의 특별한 날에, 이르가 소담한 가구를 하나 만들게 되면 거기에 글귀를 적어주는 건 어때요? 민주는 글을 잘 쓰니까요.”

그런 영광이라니! 좋아하는 글을 더 잘 쓰고 싶어졌다. 솜이의 결혼식 날 소중한 글을 보내주기 위해서라도.


그 후로도 집집마다 다른 꽃을 들고 똑똑 문을 두드렸는데, 친구들은 마치 예전부터 오기로 한 손님을 맞이하는 것처럼 “왔어~?” 하며 여유롭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사회도, 축가도, 웨딩케이크도, 화관도, 사진도, 영상도, 커피도, 심지어 전체 행사의 진행도 친구들의 손에 척척 맡겨졌다.


이 빚을 어쩌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떤 답례를 해야 할까, 기분 좋은 응답이 쌓여가던 차에, 나의 사랑스러운 채권자들은 먼저 원하는 것을 말해주었다.


계속해서 글을 쓰고 나무를 깎을 것, 아이와 함께 살아갈 것, 음악이 있는 일상을 보낼 것, 화산 같은 사랑.


아, 빛더미에 앉아버렸다. 글, 어린이, 음악, 사랑. 이런 카지노 게임 세세생생 갚아나가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