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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한 밍 Jan 12. 2025

선택과 집중의 카지노 게임 - 1

<카지노 게임 여행기

2024년 12월 말, 인생 처음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행선지는 카지노 게임. 추운 날엔 더운 나라로 여행을 가야 한다는 말뿐만 아니라,상대적으로 내가 움직이기 좋은, 너무 먼 곳은 아닌 곳으로의 여정을 떠났다.


인천공항에서 오후 7시 넘어 비행기를 타고(환승객 이슈로 지연됐지만) 현지시각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카지노 게임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후 카지노 게임 입국을 위해 여권을 스캔하려고 했으나 SGAC 가 없다는 오류메시지 창을 확인,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직감한 순간 공항 직원이 뒤에 가서 SGAC를 작성해 오라고 했다. 다행히 입국장에 SGAC 등록을 위한 패드가 놓여있었고, 항목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며 나의 인적사항과 방문 기간, 목적 및 숙박 위치를 순차적으로 입력했다. 미리 알아가지 않은 나의 죄렸다.


무탈히 입국 심사를마친 후, 그랩을 잡아 숙소로 이동 새벽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숙소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로비는 텅 비어있었고, 초인종과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그저 벨소리를 감싼 정적만이 흐를 뿐이었다. 밖에서 밤을 새워야 할 것만 같았던 그 순간! 정말 다행히 밖에서 술을 먹고 숙소로 복귀한 한 무리의 여행객들이 보였다. 그들의 숙박키를 통해 로비로 입성, 스태프룸을 찾아 무탈히 체크인에 성공했다. 숙소를 오며 가며 한 번쯤 마주쳤으면 감사의 인사 겸 무어라도 하나 손에 쥐어주려고 했으나, 그들은 새벽 소동을 끝으로 마주칠 수 없었다.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 동안 카지노 게임에 있으며 느꼈던 것은,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친절하다는 것이었다. 가격에 서비스 팁이 붙어서 인지, 어딘가 한결같은 친절함이 묻어있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몇 차례 주문을 번복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친절함과 유머를잃지 않았던 홀 매니저,일정을 마치고 머리가 멍-해져 영어가 한 마디가 나오지 않았을 때, 한국에서 왔냐며 묻곤 번역기를 건넨 스태프, 토스트가게에서 메뉴를 어떻게 시켜야 할지 몰라 헤매고 있을 때 메뉴에 대한 설명을 해준 지나가던 행인,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내가 지팡이를 짚은 채 돌아다님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누구도 빤히 바라보는 눈초리나 대뜸 젊은 사람이 벌써부터 지팡이 짚느냐는 되지도 않는 오지랖을 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모두가 친절한 건 아니다. 오차드 로드의 신발 매장에 갔을 때, 매장을 돌아다니던 한 직원은 껌을 굉장히 다이내믹하게 쫩쫩 씹으며 온몸에 귀찮아하는 티를 팍팍 내며 나의 요청에 응했으니까 ^^ 정말이지 오만정이 다 떨어지던 때였다.

아 레이가든에서도 매한가지. 식사를 위한 베이징덕을 시켰으나, 주문이 들어간 지 2-30분이 지난 후에야 테이블로 와서 주문한 요리의 재료가 다 소진됐다는 안내를 해주더라. 와 씨.. 어처구니가 없어서.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냥 그 자리에서 박차고 나왔어야 했던 게 맞는 것 같다.


우리카지노 게임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꼽을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하면, 좌측통행과 알통구보를 꼽을 것 같다. 왼쪽으로 다니는 모습에 초등학생 시절, 좌측통행을 했던 시절이 새록새록 기억나기도 했고, 한동안 행인을 따라 걷는데 다소 헷갈리곤 했다. 아침/점심시간엔 웃통을 훌렁 벗은 채 말 그대로 알통구보를 하는 사람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카지노 게임의 군상 중 가장 재밌었던 건 출근길의 표정이었다. 어쩜.. 내가 평소 오며 가며 보는 카지노 게임의 그 표정과 동일한 표정을 짓는 카지노 게임을 한 무리 볼 수 있었다. 어딘가 화나있는 듯하면서 멍한 표정, 터덜터덜 걷는 발걸음, 직장 동료를 만났을 때 인사하며 변하는 그 표정. 하나하나 모두 다 소름 돋을 정도로 똑같았다. 역시 '출근'은 누구에게나 마법의 단어와도 같음을 알게 된 그런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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