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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하수희 Feb 19. 2025

딩씨 카지노 게임 꿈을 읽고 대한민국의 꿈을 꾸었다.

그녀의 특별한 서평

나는 왜 하필 지금, 이 순간 이 책을 집어 들었는가?

나는 왜 하필 지금, 이 순간 이 책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나는 운이 좋았다. 위대한 조상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이 대한민국이 수호하는 자유와 민주주의 땅에서 나고 자라 자유는 개인의 당연한 권리라 생각했고 민주주의는 우리 민족의 근본이자 뿌리이며 정체성이라고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저 나는 지금까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계엄은 해프닝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하나로 모인 거대하고도 장엄한 촛불은 국민의 하나 된 목소리고 그것이 정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수가 없단 말이다.


최근에 식당에서 계엄에 관한 얘기를 할 때 주변 카지노 게임 눈치를 보며 내게 목소리를 낮추라 말하는 이가 있었다. 누가 옳고 그름의 얘기도 아니었다.

어떨 땐 그날에 대한 댓글 한 줄 달았다가 그마저도 사람들 눈치를 보고 지워버린 내 모습을 봤다.

그때 들었던 생각은, 단순히 미움받기 싫다. 그리고 직히 무서웠다.


힘이 있는 누군가가 무리를 지어 다니며 자신과 생각이 다른 카지노 게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힘이 없는 이들의 목소리는 작아져 갔고 어느새 카지노 게임은 직접 본 것마저 의심하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라 2025년을 살고 있는 그대들이여! 실제 겪지 않았더라도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이 비슷한 장면들을 많이 보지 않았는가? 일제 치하에 있던 국민이 서로를 의심하고 소곤거리거나, 야밤에 몰래 찍어낸 독립투사들의 신문들을 훔쳐보거나 깨어있는 문학인들의 글을 소지하고 있는 것만으로 가슴을 졸여야 했던 그런 모습.


물론 누가 독립투사들인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니 모를 일이다. 이렇게 주석을 다는 것만 봐도 나는 확실히 민주주의에 살고 있지 않다. 너무나 슬픈 현실이다.


왜 하필 나는 이 책을 지금 읽은 걸까? 읽는 내내 나는 사회주의에서 집단 이기주의가 만들어낸 결과물과 민주주의에서 어떤 이들이 공통의 목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 자꾸다를 바 없다고느껴졌다.


모두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게 되고, 큰 힘에 굴복하게 되며, 재력과 권력이 곧 힘이고 그것을 혐오하면서도 한편으로 동경한다는 것은 영락없이 같은 그림이다.


그러한 씁쓸한 생각을 하면서 이 624페이지의 옌레커 장편소설 <딩씨 카지노 게임 꿈의 서평을 시작해 보겠다.


나도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아무래도 작가의 화법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읽는 내내 질투심이 날 정도였다. 특히 초반에 등장하는 나로 시작하는 화자는, 어이없게도 몇 페이지만 넘기면 알 수 있지만, 이 카지노 게임에서 얼마 전에 독사과를 먹고 죽은 아이였다.


이미 죽은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죽어가는 카지노 게임 사람들 모두의 사정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풀어낸다.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


김 빠지는 소리일지는 몰라도 어쩌면 나는 초장부터 결말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꿈처럼 들리는 모든 참회의 목소리가 현실이 될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시작하는 말과 끝맺는 말을 꼼꼼히도 읽어보았다. 중국에서의 검열 문제라든지 왜 환영받지 못하는 책이 되었을까?라는 의문은 헌혈이 아닌 매혈, 열병이 아닌 에이즈로 풀이되는 단어들로 쉽게 풀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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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맙소사! 카지노 게임을 매혈에 동원하라는 거로군요.”

“몸 안의 피가 샘물과 같아서 팔면 팔수록 더 왕성하게 만들어진다는 원리도 모른단 말이오?” - 57p


이 대화를 얼핏 들으면 우리는 갸우뚱할 것이다. ‘매혈과 헌혈’ 그들은 돈을 받고 피를 팔았고 우리는 다른 생명을 살리고자 자청하여 피를 내놓아 이름만 다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헌혈이 건강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것을.

혈장은 빠르게 복구되고 신선한 적혈구가 새로운 피를 돌게 하고 새로운 백혈구가 생성되면서 면역력도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심지어 끈적끈적했던 혈액들은 순환이 되면서 혈전의 위험을 막아줄 수도 있단 말이다. 그럼, 뭐가 문젤까? 저 고매하고 가장 이 카지노 게임에서 본받아 마땅하다 할 주인공 격인 할아버지는 왜 하느님 맙소사 까지 찾는 것일까?

-그때 딩후이는 채혈을 하면서 약솜 하나로 세 사람의 팔을 닦았어요. 약솜 하나로 아홉 번을 문지른 셈이지요.- 38p


그 답은 이렇게 이미 초반에 슬쩍 풀어놓았다. 사실 이 글은 시간 관계상으로 따지면 후에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앞부분에 배치함으로써 뒷부분에 매혈운동에 반대하려는 할아버지의 고뇌가 정당화된다.


제 살길밖에 모르는 끔찍한 이기주의와 나 하나쯤이야 하는 일탈이 엮어 만든 고작 약솜 하나로 수십만의 목숨을 순식간에 집어삼켜 유령도시를 만들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선전포고를 하고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두꺼운 책을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쓸데없이 작가와 눈치 게임을 할 필요도 없고 쉴 새 없이 책장을 넘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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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원의 지상에는 꽃이 만발한 반면 지하에서는 금이 잔뜩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할아버지는 꿈에서 깨고 말았다.-170p


자주 등장하는 할아버지의 예지와도 가까운 꿈. 얼핏 그 카지노 게임 들여다보면 천국이지만 자세히 곱씹어 보면 지옥을 암시한다. 다가올 지옥과도 같은 현실. 할아버지는 죄책감을 피해 꿈으로 도망간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러 서둘러 꿈으로 도망간다.


무지한 카지노 게임은 배운 카지노 게임의 말을 들으러 돈을 내고 줄을 선다. 배운 카지노 게임은 이것이 돈이 될 것이며 이것이 미래가 될 것이라 떠들어댄다.

무지한 사람들은 무지한 것이 죄이며 의심하지 않은 것이 죄이다. 배운 사람들은 자기 혀의 가치를, 그 무게를 알고 놀려야 할 것이다.


누구나 죽을 때까지 완전무결한 사람은 없듯이 무조건 옳은 말은 없다. 이렇게 다양한 카지노 게임이 살아가는 세상에 개개인의 맞춘 정답을 그들이 가지고 있을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차라리 엄마 말을 잘 듣자.


“하루에 두 번도 안 해주면 링링이 이름을 더럽히면서 까지 나랑 함께 살려고 하겠어?.”387p


한마디로 하룻밤에 두 번 이상 관계를 해줘야지 여자가 떠나지 않는다.라는 남자의 이야기인데 남자들 정말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여자들.. 이렇게 생각하는 여자들이 정말 많은가? 나만 모르는 얘기야? 이것은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이라 이렇게 중간에 슬쩍 끼워 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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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하루 더 살면 아이들은 하루 덜 고아가 되는 셈이니, 그 하루만큼은 덜 미안하지 않겠어요?.”237p


결국 이 이야기는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열병에 걸려 죽을 것을 알지만 미래의 아이들을 걱정하는 듯 걸쳐놓은 자신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는 살아내야 한다. 하루를 더 살더라도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로라도 머물러 있어야 한다.


책은 여러 가지 키워드로 삶과 죽음 그것에 담긴 의미와 무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욕심이 인간성과 양심을 버렸을 때 갖게 되는 어마어마한 힘. 그 힘을 갖게 되는 과정, 그 힘이 그 힘을 불려 나가는 과정, 그 힘이 셀 수도 없을 만큼 쌓인 돈 이 되어가는 과정. 그 돈이 끔찍한 권력이 되었다가 다시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종이더미가 되어가는 과정. 결국엔 다 모든 것이 흙으로 돌아가듯 부질없는 여정이었다는 것까지 몹시도 체감할 수 있었다. 마치 내가 딩씨 카지노 게임에 일원이 된 듯 때로 분개하고 대부분 슬펐다.


“사람이 죽고 나면 관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카지노 게임 나무가 전부 베어져 버리는데 말입니다.” 355P


이 책의 대사 하나하나 모두가 스포일러다. 한마디 한마디가 다음 장을 예고하고 있다.

그래서 난 초장부터 이 카지노 게임 비극을 알아버렸는지 모르겠다.


빌런은 뭐 몇 장 넘기지 않아도 누구인지 다 알 것이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이 욕심만은 쳐 죽일 놈 하나 때문에 이 사달이 났는데도 이놈은 왜 반성이 없고 점점 더 나쁜 놈이 돼 가는가? 잠시 생각해 봤지만 역시 ‘악마는 반성이 없다’라는 나의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이런 놈은 인간이 아닌 거다. 우리와 다른 종족이라고 분리하는 것이 속 편하다.


책을 다 카지노 게임 저자의 말에 담긴 자기 고향 허난에 불어닥친 재난이라는 한 줄을 토대로 검색을 시작했다. 책 보다 더 끔찍한 과거가 그곳에 있었다.

1900년대~2000년대 허난성 농촌 카지노 게임 일대로 벌어진 그 사건을 ‘허난성 헌혈 스캔들’이라 부르고 있었다. 소설이지만 사실이었다.

혈액 매매가 활발했던 마을에서는 감염률이 60~90%에 달했다는 보고도 있으며 당연하게도 중국 정부에서 정확한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수십만 명이 감염되었고 이 중 상당수가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든 민주주의든 한 사람의 이기심과 무책임한 판단이 수많은 사람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다는 것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현실이다. 백성을 하늘처럼 섬긴다던 이 땅의 왕들도 잘못된 판단으로 수없이 많은 백성의 목숨을 희생시켰다.


‘허난성 헌혈 스캔들’처럼 잘못된 정보와 무능한 지도자의 판단 하나가 어떤 비극을 불러올 수 있는지 그걸 알면서도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는 말이다.


결국, 어떤 체제에서도 문제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것.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다.

실수는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그런 아둔한 사람이 권력을 쥐게 되고 그 권력을 쥔아둔한사람이 악독한 마음을 먹었을 때 그 피해는 막대해지며 수많은 선한 카지노 게임이 고통받게 된다.


단순한 무능이라면 시스템이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지만, 권력을 가진 자가 어리석으면서도 동시에 사악하다면, 그건 재앙이 된단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내 무력감이 들었다. 그래도 우리는 기록하고, 말하고, 싸울 수 있다. 이렇게 용기 내 글을 쓰는 것도 작은 저항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소설 속 딩씨 카지노 게임처럼, 한순간의 선택이 한 카지노 게임을 사라지게 만든 것처럼,

우리 현실에서도 한 지도자의 결정이 온 국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이건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누가 다시 우두머리가 된다 해도 바뀌지 않을지도..


그런데도, 그래도, 우리는 계속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아둔한 우두머리의 결정이 모든 걸 무너뜨릴 수는 없도록.

딩씨 카지노 게임 꿈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그런 꿈을 꾸었다. 내가 딩씨 카지노 게임에 있는 꿈. 매혈에 앞장서서 반대하는 꿈.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피를 팔지 않는 꿈.


그리고 현실에 돌아와 카지노 게임 꿈을 꾼다.

갈라지고 찢어져 서로를 공격하던 국민들이 다시 하나가 되는 꿈.

나랏일 하는 분들이 출세와 권력 욕심을 내려놓는 꿈.

부화뇌동하지 않고스스로 보고 들은 것만 믿는 현명한 국민이! 결국 나라의 주인인 우리가! 나라를 이끌어가는 꿈.


그런 카지노 게임을 꿈꾸어 보았다.


딩씨 카지노 게임. 사회주의 국가, 가깝지만 아주 먼 나라 중국.

딩씨 카지노 게임엔분명 꿈 이었다. 이룰 수 없는 꿈.

미안하지만 그들과 우리는 애초에 뿌리가 다르다.


그들이 피를 팔아 눈앞에 작은 이익을 챙기려 해서 그 재앙을 겪었다면 우리에겐 오히려 그 피와 금을 팔아 이 땅의 자유와 평등을 지켜준 선조들의 혼이 있다.

그 뿌리의 줄기와 가지와 잎이 우리다!


우리는 다르다. 우리에겐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다.


나는 그날 보았다.

성난 시민도 있었다. 물론 거친 군인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그들은 서로 미안해하며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동원된 군인은 시민들에게 죄송하다 사죄하고,

다치면 안 돼 아들아! 소리치며 넘어진 군인을 일으키는 시민들이 있었다. 이게 트라우마라는 걸까? 그 장면만 떠올리면 주체 없이 눈물이 흐른다.


우리는 다르다. 카지노 게임은! 이 땅의 선한 민족은 다르다. 모두가 내 동생 내 가족이다.

나도 거기 있었다면.. 목이 찢어져라 소리 질렀을 것이다. 다치지 마라. 다치지 마라.

그 총부리를 절대 국민에게 겨눠선 안된다.



지은이 옌레커

옮긴 이 김태성

펴낸이 정은영

펴낸 곳 ㈜자음과모음

ISBN 978-89-544-39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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