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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샤 Oct 13. 2024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입고 싶어

<30일간의 글쓰기 여정DAY 10 브랜드

DAY 10 브랜드_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와의 추억에 대해 써보세요.



퇴근 후 근처 역으로 갔다. 집이 아닌 인천으로 가는 날이었다. 이사 간 형의 집들이 겸 가족 모임을 위한 자리였다. 부모님과 형, 형수, 누나,나. 매형은 일이 바빠 참석하지 못했다. 오리 백숙 가게에 들어가 자리를 나눠 앉았다. 반가운 인사가 끝나자 근황 이야기로 넘어갔다.


누나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휴직 중이고, 형은 나와 마찬가지로 퇴근하고 바로 왔단다. 저염 식단을 한다는데 얼굴은 그래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도 아직 일을 하고 계시고 바로 모임 장소로 오셨다고 한다. 검은 모자에 모자가 달린 바람막이 같은 옷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있는 누나가 보였다.


"오, 누나 옷 이쁜데?"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브랜드 '엄브로' 디자인과 색이 이뻤다.


"그렇지? 이번에 하나 장만했어."


어깨를 으쓱하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네."


셔츠에 정장 바지, 말쑥한 옷을 입은 형이 나를 보고 말했다.

"형이 학교 다닐 때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입으면 학교에서 맞았어. 빈부 격차 갈등을 조장한다고."

이어서 라떼 이야기를 꺼내는 형이었다.


밤새 체온으로덥힌 이불속을 벗어나 온몸으로 한기를 맞이해야 한다. 윽 추워. 재빠르게 화장실로 이동해 뜨거운 물로 올라온 닭살을 잠재운다. 짧은 시간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화장실을 나왔다.


방으로 들어가 로션을 바르고 이불을 정리한다. 교복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학교로 나선다. 한겨울에도 자전거를 놓칠 수 없다. 뜨거운 오븐을 열 때 사용할 것 같은 손모아장갑을 끼고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요즘 학교는 안에 셔츠만 입고 그 위에 패딩을 입는 게 유행이다. 너도나도 노스페이스 브랜드의 두꺼운 패딩을 입고 등교한다.복도 한가운데 일명 '등골브레이커'라고 불리는 무리가 몰려있다.


형형색색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색을 입고 있는 이 무리는 서로 옷을 바꿔 입기 시작했다. 얼마에 샀냐는 둥, 역시 느낌이 다르다는 둥. 패딩 팔목 부분을 보면 700, 800이라는 숫자가 쓰여있다. 숫자가 높으면 오리털이 더 많이 들있다나 뭐라나. 나는 셔츠, 조끼, 블레이저까지 꽉 껴입고 위에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무리를 지나 교실로 들어갔다. 내 친구를 포함해 절반 정도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패딩을 입고 있었다. 제2의 교복이라고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나 보다. 나중에 커서 돈 벌면 사서 입어봐야지. 꼭 사서 입어봐야지.



주말에 시간을 내서 아웃렛 매장에 들렀다. 다가오는 계절에 따라 옷을 새로 구비해야 한다.나이키, 아디다스 매장에들른다. 동경의 브랜드. 어렸을 때 나이키 에어포스를 신고 등교하면 남자애들이 몰려와 구경했었지. 아디다스 트랙탑도 색깔별로 구경하는 맛이 있었지. 가끔 친구의 옷을 빌려 입으면 기분 좋은 것도 잠시, 나에게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듯했다.


추억에서 벗어나 노스페이스 매장을 찾아갔다. 마네킹에는 요즘 유행하는 옷이 걸려있고, 학창 시절에 봤던 것처럼 티셔츠, 바람막이, 패딩이 색깔별로 전시되어 있었다. 바람막이를 하나씩 입어봤다. 티셔츠도 사이즈를 확인해 바구니에 넣었다. 패딩은 입어보기만 했다. 그렇게 티셔츠, 바람막이를 하나씩 사고 모자도 하나 샀다. 생애 처음으로노스페이스 옷이 들어있는 노스페이스 쇼핑백을 들어봤다.



나는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 학생들이 노스페이스, K2,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를 교복처럼 입기에 학교가 산으로 간다는 농담도유행했었다.


집에 도착해 옷을 다시 입어 거울 앞에 섰다. 너도나도 입었던 브랜드를 드디어 나도 입어봤다. 나에게 어울리나. 자신과 브랜드의 조화가 의심스러웠지만, 그럼에도 좋았다. 사람이 살면서 수행해야 하는 여러 퀘스트 중에 하나를 드디어 마친 느낌이었다.


삶의 동력은 결핍의 충족이다.결핍을 채우기 위한 동력으로 사람이 움직이고, 가장 시급한 결핍이 메워지면 다른 결핍으로, 또 다른 결핍으로. 움푹 파인 구덩이를 빗물이 자연스럽게 메우듯, 우리의 삶도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며 나아간다. 나에게 노스페이스라는 브랜드의 결핍이 10여 년 만에 드디어 채워졌다.나에게 남아 있는 결핍을 천장에 그리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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