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근이 살아갑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하겠다고 철석같이 다짐한 게 바로 어제 일인데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나의 기상시간은 오후 12시였다. 그나마도 일어나서 커피를 사 온다는 핑계로 설렁설렁 시간을 보냈고,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새로운 에피소드는 꼭 봐야 집중이 된다고 세뇌를 시키며 허무하게 토요일이 가버렸다. 뭐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은 벌써 6시고 아직 먹은 것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한 것도 없이 매우 비생산적인 하루가 되어갔다.
그런데도 몸은 침대에서 벗어나기를 거부했고, 손은 자꾸 애꿎은핸드폰 화면만 넘겼다. 머리는 잔소리를 해대고 온종일 누워있던 탓에 두통이 오는 기분도 들었다. 나는 왜 나를 또 한 번 실망시킬까, 남들은 알차게 보내고 있을 주말의 하루를 왜 이렇게 훌훌 날려버리는 걸까. 내 마음과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게 나 자신과의 한바탕 싸움을 하고, 겨우 몸을 일으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도저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할 기분이 들지 않아 글이라도 써보자 생각하고 브런치를 켰다. '글이라도 좀 끄적이면 정신이 맑아지겠지'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기분은 나아지질 않았고, 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소화가 되질 않았다. 그저 내 옆에 누워 자는 강아지가 귀여울 뿐이었다.
남편이 옆에 있었으면 정신 차리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같이 했을 텐데 그에게는 오랜만에 저녁 약속이 있었다. 오랜만에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을 이렇게 보내는 게 답답했다. 이직,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신혼여행, 아이계획 등 마음 한편을 자리 잡고 있던 고민들이 한꺼번에 마중을 나와 나의 시간을 갉아먹었다. 그 어떤 것 하나도 오늘 당장의 고민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없었는 데도 나는 습관처럼 나를 괴롭혔다.
그래도 하나 전보다 나은 게 있다면 이것이 잘못된 습관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습관을 없애는 건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지만, 가능성이 없는 일은 아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벗어나기를 몇 번 시도하다 보면 자연스레 익숙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가 좋다.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짱구를 보려고 새벽에 일어나는 기지를 발휘한 어린 시절의 나처럼 지금의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침대를 벗어난다.
사소해 보일지라도취미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