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골목길에서 젊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노인에게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이 땅이 할머니 꺼예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내일 아침 장사하려면 물건을 내려야 하니까...”
“그런데 왜 짜증을 내면서 말해요? 사람 기분 나쁘게!”
골자는 그거였다. 내 기분을 나쁘게 했다. 그쪽 장사 준비야 내 알 바 아니고 감히 내 잘못을 물었다. 그것도 짜증을 내면서. 중앙선이 그어지지 않은 남의 가게 앞 좁은 도로에 주차를 한 남자는 1시간이 넘도록 전화를 받지 않았다. 덕분에 물건을 실은 트럭기사, 주인 할머니, 함께 일하는 아주머니까지 귀가하지 못하고 가게에 남아 있었다. “자기야. 이제 그만하고 들어와.” 남자의 승용차 안에서 누군가 말했다. “있어 봐. 사람을 씨팔 우습게 보잖아.” 팔을 걷어붙이는 남자에게서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어떤 남자의 얼굴이 오버랩됐다. 삐뚤어진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모두의 일상을 3달째 박살내고 있는 그.
우습게 보일까 싶어 자기보다 50년은 더 살았을 노인에게 본때를 보여주려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근처에서 장사하는 상인들, 운치 있는 골목길을 팔짱 끼고 걷던 연인, 산책하던 나, 운동하고 돌아가는 길인지 한껏 펌핑된 이두가 돋보이던 청년. 그러자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신기하게도 소리치던 걸 멈추고 차 문을 아주 콰앙! 소리가 나게 닫고 줄행랑을 쳤다.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 사라지니 길은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고적하고 아름다운, 이 세상에 단 하나 있는 길. 사랑하는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