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멍작가 Apr 03. 2025

볼로냐 카지노 쿠폰도서전을 가다

카지노 쿠폰

하필이면 출발 전 날 볼로네제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볼로냐가 볼로네제 소스의 원조라는 걸 깜빡했다. 이상하게 며칠 전부터 쉬이 잠이 오지 않고 밤새도록 뒤척였다. 오랜만에 혼자 하는 여행이라 긴장한 걸까, 아니면 전 세계 카지노 쿠폰들을 볼 생각에 잔뜩 흥분한 걸까. 둘 다 아니면 한동안 작업에 손을 놓고 있어서 또 불안함이 둥실둥실 떠오른 걸까.


아침 일찍 공항으로 출발하면서 체크인을 하려고 앱을 켰는데 갑자기 비행일정이 저녁으로 변경되었다. 전날 밤까지도 아무 통보도 받지 못했는데. 할 수 없이 중간에 내려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다시 들어오는 날 보고 개는 영문도 모른 채 엉덩이를 뒤뚱뒤뚱 흔들며 달려온다.


저녁 8시가 다 되어 볼로냐 중앙역에 도착했다.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미리 찾아둔 크래프트맥주를 파는 가게로 걸어가는데 일찍 문을 닫는다고 알고 있던 라가치 서점에 여전히 불이 켜져 있다. 배고픈 것도 잊고 신나서 카지노 쿠폰을 들여다본다. 이탈리아말이라서 알아듣진 못하지만 파란 베레모 모자와 따스한 색의 블라우스와 조끼까지 갖춰 입은 카지노 쿠폰 작가의 북토크도 지켜봤다.

카지노 쿠폰


간단한 튀김과 크래프트맥주를 마셨다. 혼자 온 손님은 나뿐이라 상당히 어색한 자세로 앉아서 하얀 노트만 끄적인다. 그래도 맥주는 한 잔 더 마셔야지.


카지노 쿠폰


왜 숙소에 실내화와 함께 귀마개를 구비하고 있는지 이제 알겠다. 방음이 너무 부실해서 사람들이 지나다닐 때마다 내 귀 바로 옆에서 돌아다니는 것 같다. 숙소에 오는 길에 혹시 몰라 작은 맥주캔을 사 왔지만 한두 모금 먹고는 이내 침대 속으로 파고들었다. 오늘 밤도 어지간해서는 잠이 올 것 같지 않다.


아침을 먹으러 부엌으로 갔는데 하마터면 바닥에 놓인 돌멩이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그런데 돌멩이가 아니라 거북이였다!! 원래 거북이는 느리다더니 꽤 빠른 속도로 여기저기 잘도 다닌다. 소꿉놀이하는 것 같이 작게 자른 감자와 치즈와 햄을 바삭한 토스트에 올려서 먹는다. 많아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직원이 계속 말을 걸어온다. 카지노 쿠폰 도서전 때문에 왔다고 하니 꽤 놀라는 눈치다. 생각보다 볼로냐에서 북페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큰 건 아닌 것 같다.


도서전이 열리는 건물 앞까지 왔는데 입구를 못 찾겠다. 구글맵에도 더 이상 나오지 않고 한참 헤매고 있는데 혼자 온 작가가 말을 걸어온다. 일본인인데 영국에서 학교를 다닌다고 했다. 또 다른 작가도 합류한다. 어느 나라인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입구를 찾는 길이 마치 볼로냐도서전 웹사이트 같다고 농담을 던지자 모두들 까르르 웃는다. 카지노 쿠폰이 좋아서 온 사람들은 다들 친구 같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복도벽에 전 세계에서 날아온 작가들이 열심히 카지노 쿠폰을 붙이고 있다. 굉장히 기발한 형식들이 많았다. 이렇게 수많은 작가들 중 나도 하나의 점이구나. 나도 슬쩍 작은 명함이라도 붙여 볼까 하다가 일단 시간이 없으니 들어가기로 했다.



브뤼셀과 폴란드에서 온 출판사들의 카지노 쿠폰이 참 마음에 들어 재빨리 리플릿을 챙겨 왔다. 언젠가 내 카지노 쿠폰으로 연락해 볼 기회가 있겠지.



전시장 곳곳에 카페에서 간단한 먹을 걸 팔고 있지만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다. 할 수 없이 집에서 챙겨 온 견과류만 우걱우걱 씹고 있다. 다람쥐가 된 것 같다.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 출판사 부스가 모여있는 섹션의 규모가 커서 놀랐다. 커다랗게 프린트한 작가들의 사진과 책들이 벽에 전시되어 있다. 한국에 가면 읽어야지 생각하며 틈날 때마다 알라딘 장바구니에 책을 넣어놓는데 그중 많은 책들을 직접 읽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도서관에 놀러 온 것 같다. 서랍 구석에서 잠들어있는 첫 번째 카지노 쿠폰더미를 투고했던 출판사도 몇몇 보여서 내심 반가웠다.



SNS에 올린 볼로냐 사진을 보고 한 친구가 혹시 북토크 같은 걸 하러 간 거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그냥 구경하러 왔다고 답했다. 다음번 볼로냐에 올 때엔 내 카지노 쿠폰이 전시되어 있는 걸 직접 보러 올 테다. 기왕이면 초대받아서. 새로운 꿈이 생겼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