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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어 Dec 16. 2024

11. 서울에 핵이 카지노 게임 추천졌다

두 개의 리틀보이

그 카지노 게임 추천는 한 시간쯤 나무 아래 벤치에서 잠을 잤다.

전기자전거를 타고 거의 다섯 시간을 페달을 밟고 핸들을 잡은 채 달려왔으니, 온몸이 녹초가 되었을 것이다. 딱딱하고 한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벤치였지만, 눕자마자 잠든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이곳에 땅을 사고 농막을 지은 지도 벌써 5년이 넘었다. 부모님은 돈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손을 봐 나갔다. 어느 해에는 담장을 쌓고, 또 어느 해에는 지하수를 뚫었다. 한참 있다 와 보면 느티나무가 심어져 있거나, 정원 한가운데에 커다란 이팝나무 세 그루가 서 있는 광경에 깜짝 놀랄 때도 있었다. 그렇게 소중하게 가꾼 땅에 전쟁이 터지고 나서야, 낯선 남자와 함께 들어오게 될 줄이야…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부재가 겹치며 내 인생은 하루아침에 혼돈에 빠져버렸다.


다행히 농막에는 전기와 물이 잘 들어오고 있었다. 샤워를 하고 팬트리를 살펴보았다. 왕뚜껑 컵라면 열 개, 쌀 3kg, 싹이 난 고구마와 감자 몇 개, 과자, 오렌지주스, 커피 원두, 두유 한 박스, 그리고 김이 있었다. 이 정도면 두 명이 일주일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머리를 말리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초록 잔디밭 위로 하얀 꽃이 핀 이팝나무가 서 있고, 바로 그 아래 벤치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가 잠들어 있었다.


‘무슨 인연으로 저 사람은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하늘이 갑자기 하얗게 변하더니, 지진이라도 난 듯 땅이 흔들렸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벤치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농막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왔다. 나는 서둘러 농막 문을 열고 손짓했다.


“저거… 저거 지금 핵 맞죠?”

“그런 것 같아요. 일단 창문 다 닫고 블라인드를 내리죠. 테이프 같은 거 있어요? 문틈 같은 데를 막아야 할 것 같아요.”


청테이프를 찾아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건넸다. 잠시 후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바로 옆에서 천둥이 치는 것 같은 소리에 농막이 크게 흔들렸다. 창밖을 보기가 두려웠지만, 이미 하늘 높이 솟은 버섯구름을 보고 말았다.


“진짜 쐈나 봐요… 이 미친놈들이.”

“우린 이제 어떡하죠? 다 죽는 건가요?”

“카지노 게임 추천 있었다면 바로 죽었을 거예요. 핵폭발 시 순식간에 1억 도가 넘는 열폭풍이 발생한대요. 주변 모든 게 흔적도 안 남을 거예요.”

“여긴 안전할까요?”

“여기서 용산까지 최소 50km는 카지노 게임 추천져 있을 거예요. 물론 북한 놈들이 용산에 정확히 카지노 게임 추천뜨렸다면요. 얼마나 큰 핵인지가 문제인데… 히로시마에 카지노 게임 추천진 게 15 킬로톤 짜리였다고 하잖아요. 그거 기준으로 반경 5km까지 영향을 미칠 거예요. 대충 강남역까지는 포함되겠죠.”

“만약 더 큰 폭탄이라면요?”

“50 킬로톤이라면 반경 15km까지 영향을 미칠 겁니다. 그럼 양재역, 청계산, 신내동도 위험권에 들겠죠. 그리고 방사능 피해는 양수리 정도까지 미칠 수도 있고요.”


하루 만에 벌어진 일들이 꿈같았다. 남자의 말을 믿고 하루 종일 달려 서울을 벗어났는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북한이 핵을 쐈다. 여기서도 굉음과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으니, 카지노 게임 추천 있었다면 생지옥을 경험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을까…’

식당에서 만난 부모님은 분명 카지노 게임 추천로 들어갔을 텐데, 무사하실까? 아빠는 도대체 어디에 계실까? 카지노 게임 추천을 벗어나게 해 준 이 남자가 고맙기도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제 느낌엔 30km까지는 영향이 있을 겁니다. 여긴 좀 더 멀리 카지노 게임 추천져 있어서 직접적인 피해는 없겠지만… 문제는 언제 전기가 끊길지 모르니, 지금이라도 충전할 건 모두 충전해 두세요. 핸드폰, 보조배터리, 그런 거 전부요.”


우리는 핸드폰과 보조배터리를 충전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카메라 배터리와 드론 배터리도 꺼내 충전했다. 깊숙한 가방에서 아이패드를 꺼내 충전기에 연결했다.


“그런데 북한에서 군인들이 내려오진 않을까요?”

“아마 그러긴 쉽지 않을 거예요. 핵을 제외한 재래식 무기로는 우리랑 상대가 안 되니까 내려오는 건 불가능할 거예요.”

“카지노 게임 추천 여러 개 있다면, 그걸로 휴전선 근처 부대에 쏘고 내려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휴전선에 쏘기엔 카지노 게임 추천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인구 밀도도 높고, 주요 기관 시설이 많은 곳에 써야 효과적일 텐데요. 하지만 알 수 없죠. 어디다 쏠지는 미친놈 마음이니까…”


카지노 게임 추천는 말을 끊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그런데 미영 씨, 저도 좀 씻어도 될까요? 오늘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요.”

“그럼요. 말씀하신 대로 언제 물이 안 나올지 모르니까 지금 씻으시는 게 낫겠네요.”

“아, 맞다. 지하수는 전기가 없으면 못 쓰는 거죠? 일단 씻기 전에 물을 좀 받아 놓는 게 좋겠네요.”


나는 농막에 있는 그릇과 통을 꺼내 물을 받기 시작했다. 농막 뒤편에는 지붕과 연결된 빗물받이가 있었고, 그 아래에 큰 고무통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아마 부모님이 빗물을 받아 나무나 텃밭에 물을 주려고 두신 것 같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고무통을 들고 안쪽을 깨끗이 헹군 뒤 가득 물을 채웠다. 그리고 씻으러 들어갔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씻는 동안 나는 정원을 둘러보았다. 조금 전 버섯구름과 진동으로 핵 공격을 받은 것치고는 너무 조용했다. 아래쪽 집들은 모두 피신을 간 건지, 아니면 겁에 질려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건지 온 동네가 적막했다.


텃밭에는 고추와 파프리카가 먹기 좋을 만큼 잘 자라 있었다. 혹시 방사능에 노출될 수 있으니 지금이라도 따야 하나 싶어, 농막에서 큰 쇼핑백을 들고 나왔다. 손에 잡히는 대로 따기 시작했다. 방울토마토, 가지, 고추, 파프리카, 오이 등 대형 쇼핑백이 터질 만큼 따고도 텃밭은 여전히 풍성했다.


외부 수돗가에서 농작물을 씻었다. 붉은 방울토마토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씹자마자 토마토 과육이 톡 터졌다. 신맛이 나는 듯하더니 기다렸다는 듯 진한 단맛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우리 가족은 매운 고추를 싫어해서 전혀 맵지 않은 오이고추와 롱그린이라는 품종의 고추만 심었었다.


깨끗이 씻은 채소 꾸러미를 들고 농막 안으로 들어갔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털고 있었다. 내가 들고 들어온 채소 꾸러미를 보더니 오이 하나를 집어 와그작 깨물었다.

“너무 달아요. 농사 정말 잘 지으셨네요. 이거 하나면 하루 종일 물 안 마셔도 되겠는데요.”

“양이 꽤 많아서 한동안 먹을 걱정은 없겠어요. 평소에도 주말마다 따오시면 다 못 먹고 이웃이나 지인들께 나눠주곤 했거든요.”

“잘됐네요. 텃밭이 있어서 정말 든든하네요.”


순간 2초 정도 정적이 흘렀다. 6평 남짓한 밀폐된 공간 안에서 샤워를 마친 카지노 게임 추천와 단둘이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야기가 끊긴 순간 공기가 무겁게 느껴졌다. 그 짧은 2초가 마치 2시간처럼 길게 다가왔다.


카지노 게임 추천도 정적을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능청스럽게 내가 딴 채소 꾸러미를 훑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2시간 같은 2초의 시간이 지난 직후 또다시 진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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