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차원인간으로 살기로 했다.
금요일에 수업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처럼 좀 놀고 싶었다. 이번학기는 지난 학기보단 그래도 학사일정이 여유롭게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하다. 과목도 조금 여유롭지만, 내가 조금은 적응했다는 뜻일까.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여유로우면 더 불안해진다. 특히나 외국의 의대생이라는 환경을 마주하면, 이래도 되나, 뭘 더 봐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은 아닌가, 한국의 의대생은 밤낮없이 공부한다던데, 해외의대 출신은 한국에서 적응하기가 더 어렵다던데. 시험도 어렵지만 시험을 통과한 후에도 일자리 잡기에 편견과 선입견에 마주해야 해서 더 어렵다던데.
동기들과 노래방에 갔다. 나는 동기들과 나이 차이도 많이 날뿐더러, 속을 털어놓는 대화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꺼리곤 했다. 아무래도 불안한 속은 털어놓고 나누면 더 심란해질뿐더러, 오롯이 나와 마주해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결핍을 마주하고 현재를 살아나갈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기들과 노래방에 갔던 건, 내게 아주 용기 있는 일탈이었다.
USMLE를 준비해야 하나, 몽골에서 하고 있는 학제를 믿고 따라가다간 국시나 미국의사 준비나 다 미흡할 텐데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멘털은 어떻게 잡아야 하나,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래저래 각자 꿋꿋이 이겨내는 이야기들을 하고, 열심히 해보자고 의기투합하고, 밤새 이야기를 나누다 다시 각자의 길로 헤어지게 된 밤.
나보다 영어도 잘하고, 기초의학 공부도 빵빵하게 다져져 있어 여유로울 것 같던 동기들이, 왜 나는 피 말리게 공부하지 않느냐며 일갈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사실은 시작이 느리다 보니 헤매고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이 더 많다. 아니, 옆길로 샐 여유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남들은 구구단 외울 때 나는 1,2,3,4를 겨우 이해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거나 불안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는 시간을 쪼개어 한국어 교육 봉사도 하고, 콘퍼런스에도 참여하고, 몽골 친구들과 시간도 가지려고 한다. 유학을 와서 경험하는 이 순간순간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내겐 나름대로 내 삶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하루를 돌아보니 1분 1초 멍 때리는 시간 없이 야무지게 갔다. 아침 7시에 일어나 한국어수업 자료를 준비했고, 10시부터 1시까지 야무지게 수업을 하고 집에 돌아와 몽골어 단어와 문법을 외우고, 휴먼디자인 수업을 들었다. 휴먼디자인 수업이 끝난 후에는 몽골어 과외를 했다. 이동하면서, 중간중간 쉬면서 다음 주에 제출해야 할 콘퍼런스 PPT를 구상했다. 몽골어 수업이 끝나고 콘퍼런스 대본을 수정하고 있다. 중간에 잠시 눈을 붙인 30분 정도를 제외하고는 1분 1초 몰입하는 시간이 가득했다. 다만 KMLE나 USMLE 시험공부에 해당하는 공부는 하지 않았다. 평일에는 학교공부, 토요일은 자기 계발데이, 일요일은 밀린 생리해부학, 약리학데이로 정해두었기 때문이다.
지난 목요일의 후유증으로 여전히 더 공부해야 하나, 내가 자기 계발데이나 운동온라인 카지노 게임데 배정해 둔 시간들이 허튼 시간들일까를 돌아보고 자기검열하다가, 그냥 내 방법을 믿기로 했다. 여기서 더 하겠다고 시간을 쪼개고 마음을 먹어도, 스텝이 꼬인다. 조금씩 영어가 늘면 아는 걸 설명온라인 카지노 게임 능력도 향상될 것이고, 일단은 더듬거리고 배운 걸 싹 까먹어도 보고, 보고 또 본다. 가장 중요한 건, 살면서 가장 어눌하고 멍청하게 공부온라인 카지노 게임 시간을 살고 있지만, 그런 나를 챙겨주고 받아들여주는 연습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시기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왜 누나는 공부를 남의 일처럼 말씀하시나요"
그렇게 보이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깨달은 건, 내일처럼 불안하고 속상하고 막막하면 오히려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저 지금만 생각하고, 다른 감정은 곁에 놓아두고 할 수 있는 걸 하나씩 하다 보면, 기회도 생기고 이따금 웃을 일도 생긴다. 그리고 생각보다, 나에게는(다른 사람들에겐 절박한 게 당연할 수도 있으니 굳이 나에게는이라는 단서를 단다. 내가 우월해서가 아니라, 나는 절박한 마음을 갖고 사는 것이 더 힘들어서 좀 태평함을 선택온라인 카지노 게임 편이다) 삶이 아주 어렵지가 않게 느껴진다. 한때 하루하루가 칠흑 같고 막막했던 삶을 돌이켜 보면, 지금은 그냥 울트라 마라톤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느낌이다. 앞만 보고 한걸음 한걸음 내딛기만 하면 되는데. 단지 키로수가 100km일 뿐. 남의 일이라서가 아니라 내 일이라서 내가 가장 버티고 해내기 좋은 상태로 내 에너지를 세팅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이다. 잘하고 못하고, 잘 알고 모르고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한번, 두 번, 세 번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험을 보거나 갑자기 평가가 이어지면 나는 잊어버리거나 위축되고 모른다. 그때의 스스로가 바보 같아졌을 때의 감정을 오래 갖고 가지 않는다. 물론 속상하지만, 빨리 잊어버리고 다시 원래의 루틴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 감정의 흐름을 끊기 위해 중간중간 운동을 하고, 배례를 하고, 명상을 하고, 내가 가장 잘온라인 카지노 게임 (시험과는 관계없는) 활동들을 끼워 넣는다. 정 힘들면 일기를 쓴다.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그런데, 그냥 될 것 같았다. 더 될 것 같았다. 물론 그때도 그다지 크게 준비가 되어있었던 건 없었다. 그런데, 그냥 나는 매일의 나를 돌아보면, 이렇게 하면서 조금씩 의사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몽골어를 배우는 건, 몽골에서의 실습에서 조금이나마 알아듣고 환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 서고, 몽골에서 시험준비에만 매몰되어 자칫 학교에서 교수님들께서 알려주시는 학습 이상의 가르침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나는 공부를 잘하려고 여기 온 것이 아니라 척박한 환경에서도 나를 사랑온라인 카지노 게임 법을 배우러 왔다. 여러 조건화된 환경에서 벗어나서 오롯이 내면의 나를 만나러 왔다. 그래서 내 영혼이 나를 어디로 이끄는지를 알아보러 왔다. 나는 개인적으로 잘 벌고 잘 나가고 싶어서 의사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다. 그러나 사람은 살리고 싶다. 이태석 신부님께서 보여주신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육체적으로 살리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고 싶게 하고,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이태석 신부님을 본받겠다며 의사의 꿈을 꾸게 만드는, 그런 사람 살리기를 하고 싶다. 김주환 교수님의 내면소통에서 보듯, 우리는 매일 자신의 재능과 영성을 100% 발휘하면서 살지 못한다. 충분히 가능한데도 해내지 못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유가 무엇인가. 사실은 에고는 성장하고 싶지 않고, 편안하고 안락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편안하고 안락한 것이 크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배웠고, 이왕 태어났다면 나를 어떤 분야에서건 성장시키고 싶다. 그것이 내게는 불안함에 휩싸여 시험만을 준비온라인 카지노 게임 모습은 아니다. 모든 분야에서 성장하면서도 그 모든 성장의 순간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포용, 수용, 허용의 역량 치를 늘리고 싶다. 의사는 내게는 하나의 방향성이지 인생의 종착점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분기점이 제시온라인 카지노 게임 방향성이 내게도 삶의 여러 부분을 변화시키는 분기점이다.
불안함이 느껴질 땐, 나를 더 강하게 믿는다.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며, 그동안 안 해봤던 것에 도전해 각성과 도약을 하게 될 것이라는 사인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를 강하게 믿으면서 한걸음 한걸음, 우직하게 내딛는다. 남들이 보기엔 쓸데없는 걸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처럼 보이거나, 삶을 허비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 혹은 남의 일처럼 치부하고 여유를 가장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그게 나를 가장 사랑하면서도 강하게 키우는 방법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피 말리게 열심히 하라는 말은 소중하게 가슴에 담기로 했다. 적어도 내가 내 신념을 지키느라 혹시 무뎌졌을지 모르는 열정을, 다시 태우기 위해서다. 열심히 사는 내가 좋고, 열정적인 내가 좋다. 도전은 늘 두렵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남는 장사다. 노력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바라보는 태도다. 그 태도가 자괴감이나 자책이나 상심이 되지 않도록 나를 세심하게 돌본다. 삶은 늘 나보다 더 잘 안다. 그래서 내 에고로 나를 괴롭힐 일도 없다. 그러니 이끌어주시는 대로 surrender 한다. 그리고, 참 감사하다 지금의 이 순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