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카지노 게임 소질 있는 것 같아?”
예비 K팝 스타 부모들을 위한 길라잡이 ①
“우리 애, 카지노 게임 소질 있는 것 같아? 네가 보기엔 어때?”
18년동안 연예부 기자로 일하며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다. 부모 눈에는 한없이 예쁘고 소중한 아이지만 타인의 눈에는 그저 평범한 어린이(혹은 유아)를 놓고 카지노 게임을 시켜볼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설사 지나가는 말일지라도 뭐라고 답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비슷한 유형의 질문으로 “우리 애 카지노 게임 시키게 네가 SM이나 YG에 다리 좀 놓아봐”도 있다. 아아,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아니 아이돌이 담배를 펴도 기사 한줄 안 나던 시절에는 기자에게 그런 힘이 있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신문산업은 대표적인 사양산업이 된 지 오래다.
톱스타가 출연하는 제작발표회나 쇼케이스에는 족히 100개가 넘는 매체 기자들이 몰려들어 취재 경쟁을 벌이곤 한다. 방탄소년단이나 아이유같은 톱스타들이 기자 간담회 때 호텔을 대관하는 이유는 톱스타의 위세를 과시하고 싶음도 있지만 수많은 취재진을 여유있게 수용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스포츠지 연예부장 출신이어도 요즘같은 경쟁시대에 지인 자녀를 인기 기획사 연습생으로 들여보내는 건 오버 조금 보태서 814만분의 1 확률로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하면 기획사에서 받아주지도 않는다. 정말 친한 회사라면 테스트 정도는 따로 볼 수 있게 기회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연예산업이 갈수록 성장해 하이브같은 연예기획사가 대기업으로 지정되는 등 산업 전반적으로 투명성을 외치고 있는 시기에 능력없는 가수 지망생을 기자 빽으로 받을리 만무하다. 연예기획사 연습생이 되고, 나아가 그 회사의 데뷔가수가 되는 것은 오롯이 자녀의 매력과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부모의 콩깍지가 아닌, 카지노 게임의 재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수많은 캐스팅디렉터들은 카지노 게임이 되는 제1의 조건으로 ‘외모’를 꼽는다. 처음 이 글을 쓴다고 했을 때 만난 20년 경력의 한 캐스팅 디렉터 A는 “카지노 게임의 조건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망생들의 사진을 보여줬다. 각양각색 개성을 뽐내는 지망생들 중 유독 한 명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얼굴, 큼직한 이목구비. 동서양의 매력이 조화롭게 배치된, 전형적인 ‘미인상’이었다.
“이 친구가 가장 눈에 띄네요.”
“에이스예요. 이건 글로 읽어서는 이해하기 힘들고, 시각적으로 확인해야 알 수 있거든요.”
그렇다고 ‘외모만 보는 더러운 세상’에 기죽을 필요는 없다. 가수 신동은 남다른 몸매(?)로 중화권을 호령한 슈퍼주니어 멤버로 데뷔했다. 심지어 그의 특기는 댄스다. 보컬이나 개그가 아니다. 제국의 아이들 출신 광희는 작은 키, 왜소한 몸, 평범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단점을 ‘성형돌’이라는 캐릭터로 내세워 예능인으로 성공했다.
2세대 K팝을 호령한 그룹 빅뱅 멤버 대성은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평균 외모를 낮추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한다. 대성 이후 “YG는 정말 외모보다 실력만 본다”는 소문에 숨은 실력파들이 대거 연습생으로 지망해 YG엔터테인먼트 신인개발팀에서 “우리도 외모본다”고 하소연했다는 얘기가 타 기획사 신인개발팀 사이에서 전설처럼 전해져 왔다.
3세대 걸그룹 중 중소의 기적을 쓴 마마무는 어떤가. 보컬 화사는 역대 걸그룹 멤버 중 가장 허벅지 사이즈가 굵었던 가수로 꼽힌다. 하지만 곱창과 볶음밥을 한입에 밀어넣는 그의 군침도는 먹성이 멜로디를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실력과 맞물려 ‘실력파 가수’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실력만 있다면 곱창만 잘 먹어도 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라는 의미다.
부모들이 외모 외에 카지노 게임으로서 자녀의 끼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소질을 확인했다면 부모는 어떻게 자녀를 뒷바라지해야 할까. 기획사의 연습생이 됐다 해도 데뷔조가 될 때까지 기약없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부모도, 자녀도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으면 멘탈이 탈탈 털리기 십상이다.
앞으로 브런치에 올리는 글은자녀를K팝 스타로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들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북이다.과거 자녀를 서울대 보낸 ‘장한 어머니’들의 비법을 전수하듯, 자녀의 카지노 게임 자질을 알아보는 방법,좋은 회사에 보내기,예민한 청소년 연습생 시절 가정에서 부모가 해야 할 일,그리고 데뷔에 이르기까지 가정과 부모의 역할을 전할 계획이다.끼가 넘치는 예비 스타를 발굴하는 신인개발팀, 현직 매니저, 긴 연습생 생활을 이겨낸 현역 가수, 그리고 그들의 부모 등 고른 인터뷰를 통해 자식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부모들에게 길라잡이가 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