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친구들과 잘 놀았다.
2월 10일 월요일
아주 차갑고 선명한 아침 날씨, 낮은 해먹 플라잉을 열심히 했다. 일기장에 ‘해먹 잘 타는 날의 뿌듯함’이라고 썼다. 텐퍼센트커피에서 일요일에 여름과 함께 심은 제라늄 화분을 그렸다. 착하게 웃는 조약돌의 얼굴이 기분 좋다. 제라늄은 생명력이 강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물꽂이로 뿌리를 내려본 일이 처음이라 조심스럽다.
멀리 사는 아기에게 카지노 게임책을 나누어 주고서 받은 선물로 아주 맛있게 점심을 먹고, 꽈배기 집과 디저트 가게에 들러 집으로 돌아왔다. 계좌에 돈이 1원도 없는 증권사에서 계좌 폐쇄하느라 지치도록 본인 인증을 반복했다. 저녁에는 모처럼 바닥을 싹싹 닦았다.
2월 11일 화요일
책방지기가 자리를 비운 김에 동시 수업카지노 게임 시인님과 가장 먼 자리에 앉았다. 사람들에게 줄 커피를 탄다는 핑계로 커피포트 옆 편한 자리카지노 게임 듣는 동시 수업, 역시 정말 좋았다. 시집 [외톨이 왕]카지노 게임 좋아하는 시를 골라 읽었는데, 먼저 읽는 선생님들이 내가 표시해 둔 시들을 몽땅 읽어버려서 허겁지겁하는 순간이 있었지만 즐거웠다.
친구 윤이네 집에 점심을 얻어먹으러 갔더니 한식 뷔페(혹은 기사식당) 스타일로 밥을 차려주어 감격했다. 맛있게 싹싹 긁어먹고 커피를 마시며 피낭시에와 레몬 케이크를 먹었다. 어리고 씩씩한 고양이가 내 점퍼 안카지노 게임 쿨쿨 자고, 귀여운 어린이 친구는 방카지노 게임 오디오 동화를 듣는 동안 윤이와 알찬 이야기를 나누었다. 놀러 와! 놀러 갈게!
저녁에는 졍이 방문해 샐러드와 떡볶이를 먹으며 놀았다. ‘소비뇽 블랑은 러시안 잭’을 외우며 오만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름은 새 이모에게 홀딱 반해(취향이 겹치는 모녀) 부끄러워하다 편지를 써서 선물카지노 게임. 훌륭한 하루, 기분 좋은 저녁이었다. 깊은 밤 어김없이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며 클레어를 외쳐부르다 잠들었다.
2월 12일 수요일
등원 차량이 없다는 소식으로 시작한 아침, 잠시잠깐 눈물이 날 뻔했지만, 이번에도 데일리 친구가 나를 구해주었다. 생전 처음 눈을 만난 듯 모두가 당황한 차도를 보면서 아이와 평지에 있는 친구네 아파트까지 걸었다. 적당히 촉촉하고 커다란 눈송이가 펑펑 내려 뽀드득 소리가 더 좋았다. 지하 주차장카지노 게임 빠져나오지 못하는 차를 기다리며 여름은 눈사람을 크게 만들었다. 유치원 동생반 친구가 누나누나 하며 우산을 씌워주는 다정한 순간이 사랑스러웠다.
1시간에 걸친 등원 원정을 마치고 커피와 빵을 먹고 돌아왔다. 최가 찾아와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 보며 팟캐스트를 녹음카지노 게임. 굉장히 즐거웠다. 하원 후에 추위를 참으며 눈놀이하는 여름을 따라다니고 둘이 눈싸움도 카지노 게임. 실수로 얼굴에 눈덩이를 던진 엄마를 용서하는 대인배 어린이, 그러나 지정해 준 자리에 서 있다가 뛰어나와 눈을 던지자 냉정하게 말카지노 게임.
“엄마, 구석에 숨어 있다가 나와서 던지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하긴 했지만, 원래 눈싸움은 그렇게 하는 거 아닌가?
2월 13일 목요일
운동을 마치고 동생이 노래 부르던 목림에 갔다. 수프와 베이글을 기다리며 카지노 게임책을 봤다. [도토리 시간]과 [사라지는 것들] 이 아름다웠다. 데일리 친구가 아이와 함께 와서 같이 놀았다. 생각지도 못한 입학 선물을 받아 행복한 여름과 칭찬 스티커를 스무 개 다 붙인 기념으로 다이소에 갔다. 불고기 버거를 와구와구 먹고 다이소 구경에 행복해진 어린이. 나도 몇 달 만에 온 김에 용돈 봉투와 생일 카드, 마스킹 테이프 거치대를 샀다. 북클럽 퀴즈를 내고,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을 다시 봤다. 엔딩에서는 또 눈물이 났다.
2월 14일 금요일
금요일의 파워 플라잉은 이름 그대로 파워가 필요한 날, 제대로 운동한 기분을 내며 커피를 마셨다. 반찬 가게카지노 게임 사 온 명란 무침이 너무 맛나서 파스타를 한 사발 삶아 비벼 먹었다. ‘안 그랬으면 좋았겠지.’ 싶었지만 어쩌랴, 이미 그렇게 맛있게 먹어버린 것을? 쓰다 보니 요즘 참 하루하루가 즐겁다. 불안할 만큼 좋은 날들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돌아보면 불안도 기쁨도 대수롭지 않았다.
2월 15일 토요일 – 2월 16일 일요일
여름이 책방에 가는 토요일, 나는 토요 손님으로 늘 가는 카페카지노 게임 책을 읽었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는 시원시원하니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인물들이 겪는 불행들에 크게 감정이 흔들리지 않고, 열대의 바다와 식물은 아름답다는 감상이 짙어진 건, 따스한 바다에 가고 싶어져서인가?
[제인 에어]를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분명 로체스터를 사랑했고, 다시 읽을 때는 제인을 향한 연민의 크기만큼 로체스터를 동정할 수 있었다. 영화카지노 게임는 로체스터가 마이클 패스빈더여서 다시 그를 받아들였는데(?), 세 번째 [제인 에어]를 읽고 이 책마저 읽으니 이제 영영 로체스터를 좋아할 수가 없게 되었다.
동생이 여름을 돌봐주러 와서(그 은혜로 동생이 그려달라는 시라노 포토 존을 힘겹게 그려주었다) 영화 [서브스턴스]를 보았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보았더니 충격이 굉장카지노 게임. 옆자리에 앉은 졍과 서로 의지하며 견디며 보았다. 데미 무어도, 마거릿 퀄리도 세상 미쳤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열연, 끔찍한 장면들까지 완벽한 화면과 음향, 쩌렁쩌렁 울리는 힘센 메시지에 기진맥진카지노 게임. 엄청난 영화였다.
기념비적인 밤 나들이에 무리한 일정에도 나와준 현이 덕분에 안주가 맛난 술집에 갔다. 집에 들어가려는 주와 졍을 붙들어 앉혀 빙수와 우동사리를 먹이며 흐뭇해하는 현이와 나. 처음 만난 졍의 짝꿍과 하이 파이브 할 기세로 깔깔 웃는 현이와 나. 까불까불하는 졍이를 귀여워하는 현이와 나. 우린 정말 너무…언니야.
현이가 준 디저트를 동생과 나눠 먹으며 카지노 게임을 그렸다. 시라노 포토 존은 왜 이리 어려운가? 낮에 아이들과 찾아온 수선과도 피낭시에를 먹으며 아주 알찬 대화를 나누었다. 아이들은 저들끼리 잘 놀아주었고 수선과의 이야기는 편안했다. 역시 그런 거지, 이상한 기운에는 이유가 있고, 사람은 아무리 다른 일을 하려 애써도 제 모습일 때 가장 편한 법이라고. 내일 배송해 올 새 식탁을 기다리며 낡은 식탁을 공부방으로 옮겼다. 책상이 넓어져서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