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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연고 Mar 07. 2025

사랑이란 거 1

[우리의 삶을 채워주는 것들]

둥글게 모서리진 커피 테이블 왼편에는 아이가 태블릿을 놓고 앉았고, 오른편에는 내가 노트북을 놓고 앉아있었다. 맞은편에서 심각하게 눈썹까지 카지노 가입 쿠폰이며 몰입해 있는 걸 보고 있으면 즐겁지만, 내가 쓰고 있는 글을 다시 읽어보는 걸 즐기기는 그리 쉽지 않다. 아쉽고 아쉬워 내 눈썹도 이리저리 카지노 가입 쿠폰일 뿐이다. 그렇게 얼굴이 점점 쭈그러들고 있을 즈음 오른편 테이블에 커플이 와서 자리를 잡았다. 여자가 먼저 안쪽에 자리를 잡자 남자는 바깥쪽 의자에 앉으려 했는데, 여자가 새초롬한 표정을 짓더니 얼른 남자의 옷깃을 당겨 자기 옆자리에 앉혔다.


사랑이네.


그 모습을 곁눈으로 느끼며 혼자 살며시 미소를 짓고 내 할 일로 다시 신경을 돌렸다. 그런데 곁에서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든다. 참다못해 살짝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남자의 오른쪽 배가 살며시 드러나 있고 남자는 손을 조심조심 카지노 가입 쿠폰이며 배를 긁고 있었다. 남자의 왼편에는 여자친구가 바짝 붙어 앉아있으니, 여자친구 모르게 조심스럽게 오른쪽만 살살 긁는 듯했다. 가끔 오른쪽 목부분도 살짝씩 긁는 걸 보니 몸 군데군데 간지러움을 느끼고 있는 듯해 보였다. 여자친구가 붙어있는 왼쪽 편으로 하얀 쿠션을 놓아 자신의 드러난 오른쪽 배를 교묘히 가리는 치밀한 노력도 남자는 잊지 않았다.


웬만한 사람들은 경험해 봐서 잘 알겠지만, 간지러움을 참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여자친구와 붙어있는 왼쪽편의 간지러움은 꾹 참아내며, 여자친구가 볼 수 없는 오른쪽만 움직임이 티 나지 않을 정도로 한 번씩 살살 긁고 있었다. 그 움직임이 기괴하면서도 애잔해 한참을 버티다가, 오른쪽이라도 더 편하게 긁으라는 의미로 나는 그 자리를 떠나 주었다.


사랑이란 거...


참을 수 없는 것도 참게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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