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반성문.
오랜만에 다시 써 내려가기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재작년에는 블로그를 쓰면서 조금이라도 포스팅하려고 어거지라도 들러붙어서 뭐라도 끄적거렸다. 작년에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좀 더 호흡이 긴 글을 연재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써 내려갔다. 한 번에 2천 자 정도 쓰면 적당하겠지. 머릿속에 떠다니던 생각이 종종 바람 속에 휘날려 버리는 걸 깨닫고는 몇 줄이라도 적어놓으려고 하지만 핸드폰으로 무언가 적는 행위는 키보드를 다다다다닥 치는 것만큼 수월하지가 않다. 왜 이렇게 오타가 많이 나는지. 그리고 생각을 옮겨가는 과정에 오타가 많아지면 정말 고치기 귀찮아진다. 고치러 뒤로 돌아가는 순간에도 생각은 날아가버리는데.
지난겨울 바쁘다는 핑계로 매주 한번 쓰던 것도 안 쓰기 시작하니 다시 새로 시작하기 쉽지가 않다. 커피 한 잔을 타고 음악을 틀어놓은 다음 노트북을 켜서 책상에 앉으면 모든 준비가 끝나지만. 오늘은 여유뿜뿜한 날이니까 우선 모든 일을 미뤄놓고 생각정리나 해보자 마음을 먹었지만. 역시나 아이들이 학교를 간 다음 또 숏폼에 한 시간쯤 허우적 거린다. 안돼. 멈춰. 꺼. 한 개만 더, 5분만 더, 10분만 더 하던 걸 겨우 멈추고 자리에 앉는다. 아직 집안일은 하지 않아 좀 개운하진 않지만. 숏폼볼 시간에 해치웠어야 했는데. 그래도 우선 앉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무엇을 쓸까 고민한다.
서랍에 처박아 두었던 것들을 살펴본다. 거의 절반 정도씩은 적어 두어서 조금만 정리하면 되는데 이상하게 손이 안 간다. 물론 파고들기 시작하면 재미있겠지만 생각이 쉽게 그리 옮겨 붙지 않는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써내려 갈 때면 뭔가 불붙듯이 생각이 계속 꺼지지 않고 줄줄 연결되어야 손가락으로 꺼내는 재미가 있는데, 예전에 쓰다 만 건 불씨가 영영 꺼지기라도 한 듯 쉽게 다시 탈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어떻게든 붙잡고 비비다 보면 불은 붙겠지만. 오랜만에 끄적이다 보니 그렇게 공들이는 것도 집중이 안된다.
한동안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신나게 끄집어낼 때는 글 쓰는 게 신나다가도 다 꺼내놓고 보면 뭔가 속이 텅 빈 공허함이 든다. 하지만 최근 머리정리를 하지 않았더니 하고 싶은 말은 산더미 같이 쌓여가는데 너무 엉켜버렸다. 도대체 어떤 줄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야 할까.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뭐 하는 사람인가, 직업이 뭐냐는 질문에 퇴사를 하고 한동안은 회사를 그만둔 지 얼마 안 됐어요,라고 대답을 했다가. 은퇴를 했어요,라고 이야기했다가. 이제는 어느 정도 내가 전업주부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베테랑 전업주부가 되기는 갈길이 멀고 나에겐 닿지 못할 영역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뭘 해야 할까. 나이 40이 넘어서 아직도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고 갈팔 질팡 하고 있는 게 조금 우습다. 안타깝다? 시간을 거꾸로 간다면.
불혹
어릴 땐 30이 넘으면 어른인 줄 알았고
40이 넘으면 세상에 혹하지 않을 줄 알았지.
아직도 모르는 게 많고
계속 갈팡질팡하고
여전히 장래희망을 꿈꿀 줄은 몰랐어.
언제 어른이 될까.
-2년 전에
2년 전에도 했던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다. 언제 어른이 될까. 언제 철이 들까. 이러다가 죽을 때까지 언제 어른이 되는 건가 고민하는 게 아닐까. 걱정이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어른에 대한 기준을 너무 높게 잡은 게 아닐까.
나는 그래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쓰는 것에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걸까.
글쓰기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겨냥한 깊은 응시일 테니,
최선의 글쓰기는
물러서지 않는 자기 성찰에서 나온다
-줌파 라히리,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
확실히 글을 쓰다 보면 좀 더 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내려가게 되는 것 같다. 겉모습으로 보였던 단순한 행동, 습관들도 글로 꺼내기 시작하면 계속 뭔가 따라 나와 그 바닥까지 가게 된다. 물론 완전 바닥까지 내려가기 전에 또 다른 내가 나타나서 적절하게 제어해주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무언가를 적나라하게 써내려 갔던 적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날것이고 너무 부끄럽고 너무 천방지축인데. 어른의 생각은 그러면 안 되지 않나 하는 자기 검열도 한다.
여하튼 나는 단순하게 자기 응시를 위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쓰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럴 거면 정말 내 비밀일기장에 써 내려가면 될 것을, 그러지 않는 걸 보면.
이건 적당히 공개된 개인일기장. 적당한 수준의 자기반성과 적당한 수준의 검열이 들어간 기록. 아마도 나는 계속 읽고, 쓰게 되지 않을까. 꾸준함은 없지만, 간헐적이라도 잊지 않고 기록을 남길 것 같다. 여기서 더 나이 들게 되면 또 부끄러워질까. 부끄러워서 숨고 싶은 기록을 굳이 굳이 나는 이렇게 또 남기는가. 예전 글들을 뒤적이다 보니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정말 한결 같이, 나아지는 게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지고 있지 않나 싶었는데. 오랜만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 쓰면서 또 왜 글 쓰는 거야, 이유가 뭐야, 목적이 뭐야 따지고 있는 건. 숏폼은 그런 거 따지지도 않고 항상 잘 보고 있는데. 최소한 숏폼보다야 낫겠지. 그냥 하라고.
아무래도 이건 집에 있으면서 나에 대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끊이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나는 왜 존재하는가. 나는 나의역할을 잘하고 있나. 나는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매일매일 똑닥시계처럼 회사를 다녔을 때도 이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했는지 이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때는 이렇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하고 글 쓸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하루하루 시간이 나면 우선 잤던 것 같은데. 항상 피로가 쌓이고 풀리지 않고. 시간이 많았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만 많아지고 머리가 복잡해서 뭐라도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근데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으니 자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가라앉는 걸 선택한 것 같다. 나쁘고 편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어찌나 쉽게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지.
오랜만에 글을 쓰니 반성문이 되어버렸다. 매일매일 반성했다면 머리에 박혀서 다시 쓸 생각도 안 했을 텐데. 그새 까먹었나 보다. 미안하고 반성할 거면 애초에 하지 말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내년에도 이러고 있으면 안 될 텐데. 아, 혹시 나 일하고 싶은 걸까. 글쓰는건 핑계고 다시 똑닥 시계가 되고 싶은 거였나. 집에 있는 게 하나도 지겹지 않고 오히려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자발적으로 나가는 걸 안 좋아하는 거였어. 자본주의가 섞인 타의와 강제성이 있는 그런 삶을 즐겼었나.
금요일 연재분을 적으려고 컴퓨터를 켰다가, 식상한 반성문을 쓰고야 말았다. 또 반성.
202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