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참는 일이
가려운 날갯죽지 어디쯤 같았다
손끝은 시들어 바스라지고
마른 입술만 질겅이다
아예 등지고 돌아 눕는다
낭자하게 펼쳐 놓던 어떤 말들
울화 같고 후회 같은 것이
한 번씩 울커덕 솟아오르면
습관처럼슬픔의 방향으로만 가게 된다
상처마저 그리워 울게 된다
하루는 바다에 나가 주먹을 쥐고
깡마른 물고기의 심장으로
못되고 독한 말들을 연습했으나
내뱉는 숨통마다 몸짓마다
사랑 아닌 것이 없었다
가슴살을 한 점 떼어내면 후련할까
올무에 걸려 백치가 되어 버린
온기를 찾아 우는굴뚝새 한 마리처럼
그대 앞에서 내 마음은
버려진무형식의 유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