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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적적 Dec 22. 2024

일교차가 큽니다.

입술이 얼얼하게 추워요.

오늘 하늘은…. 음…. 회색 물감을 조금만 짜냅니다. 아주 큰 붓에 물을 흠뻑 머금게 하고 지평선부터 수채 전용 스케치북에 반을 칠해줍니다. 종이에 스며드는 물과 섞인 색을 바라다보다 두어 번 붓질합니다. 오늘의 하늘이 완성되었습니다.


아침부터 모란이 웁니다. 모란이는 야옹이라고 운 적이 없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식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요. 야옹이라고 우는 대신 젖먹이 아기처럼 웁니다. 가끔 옹알이를 하기도 합니다. 꾹꾹이도 하지 않습니다. 웬만해선 하악질도 하지 않고 그나마 골골송은 유튜브로 가르쳤습니다.


한 곳에서 울기만 하면 무슨 일인지 금방 알아챌 수 있으니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울고 있습니다. 무언갈 달라는 것일 수도 무엇인가를 하자는 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 낚싯대를 들고 모란과 놀아주었습니다. 소리를 지르며 낚싯대를 흔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 놀아주다가 저만 소리를 지르며 낚싯대가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모란이 놀아주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요즘 들어 불쌍한 고양이처럼 보이는 법 1급 자격증 공부 중인 것 같습니다.

카지노 쿠폰


세제와 물을 3:2의 비율로 섞고 설탕을 조금 넣어 풀어주면 훨씬 더 오랫동안 터지지 않는 카지노 쿠폰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허공으로 카지노 쿠폰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것은 공연을 끝내고 출입문으로 쏟아져 나오는 인파들 같거나 혹은 역의 플랫폼이나 도착이 착륙으로 바뀌고 잠시 뒤 같이 타고 온 사람들을 뒤로하고 손을 흔드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일 같은 것이기도 하죠.

무지개를 표면에 띄우며 부드럽게 이륙하는 카지노 쿠폰.

착륙을 생각해 본 적도 착륙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터지지 않고 살아남은 카지노 쿠폰을 봅니다. 사실 본다는 것은 수없이 이륙하는 카지노 쿠폰 중 저마다 특정한 카지노 쿠폰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눈앞의 모든 카지노 쿠폰을 다 바라다볼 수 없으므로

나무들, 사람들, 꽃들, 불빛들, 그렇게 복수를 지칭하는 말들 속에 카지노 쿠폰은 없죠.

그 얇고 깨지기 쉽지만 품고 있는 공기를 담고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무지개를 띄우는 중입니다.


살아남은 카지노 쿠폰 두 개가 서로의 거리를 좁혀가며 서로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힘겹게 서로에게 닿아요. 하나의 표면이 열리고 두 개의 구가 서로의 경계를 헐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합쳐지죠. 두 개이면서 하나인 채로.


불안과 어색함으로 존댓말을 하고 있던 그녀는 손가락 장난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혼잣말을 하고 있었어요. 그가 그런 그녀를 바라다보는 순간 입술을 마주쳤죠. 그녀라는 표면이 열리고. 경계가 생겼었고 이내 사라졌어요.


천국의 표면은 무지개가 아른거렸고 그녀는 망설였고, 거절하면, 더 오랫동안 경계가 사라지지 않았을 거란 걸 알지 못했다고 했었죠.

어설픈 호기가, 섣부르지 못한 거절이, 계속되는 의구심이, 키스를 멈출 수 없는 이유였다는 걸 헤어진 뒤 비로소 카지노 쿠폰은 알게 되었죠. 아주 어렴풋이.


그녀와 그는 제법 달콤한 카지노 쿠폰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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