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방 차리고 싶어 안달이 난 조씨. 그는 깎새와는 이용학원을 같이 다녔던 동기이면서 깎새 부친 밑에서 이발 기술을 새로 연마한 문하생이다. 터울이 지는 깎새한테 깍듯하게 경어를 쓰며 친하게 굴지만 불쑥불쑥 찾아오는 조씨가 깎새는 마땅찮다.
대형 사우나 안에 마사지 숍을 차려 부부가 밥 벌어먹고 살지만 나이 들어 힘이 부치니 업종 변경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어 대안으로 삼은 이용업. 어렵다는 자격증 시험을 한번에 덜컥 붙을 때까지만 해도 진입 장벽 따위는 개나 물어가라며 안하무인하더니 속성으로 배워 보겠다며 돈을 들이부었건만 늘지 않는 실무 기술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더라. 보다 못한 깎새가 60년 경력인 부친 밑으로 들어가게 해 심기일전한 지가 해를 넘겨 꽤 되었더랬다. 올 3월 부친이 이제 하산해도 된다는 립서비스를 날리자 조씨는 득의만면해 점방 꾸릴 매물을 찾는다면서 부산을 떨어 대지만 실상은 더 데려고 있다간 여든 노인 지레 말라 죽을 성싶어 제 갈 길 가게 냅뒀다는 후일담에 혀를 끌끌 차는 깎새.
"도통 말귀를 못 알아먹어. 또 어찌나 지엽적인지 큰 줄기는 안 보고 자잘한 거에만 신경을 쓰니 당최 어디다 쓰것냐."
조씨가 깎새 점방을 드나들며 개업과 관련해 두서없이 물어볼라치면 부친 하소연이 엄살이 아님을 알겠더라. 주변 상권을 주도면밀하게 살펴 점방을 차려도 될지 말지 걱정이 앞서는 판에 오늘 당장 개업한 사람마냥 신문은 몇 부를 받아 보는 게 알뜰한지, 점방 안에 부착해 놓은 요금표나 안내문 따위 글자 색깔은 어떤 게 눈에 띄는지가 뭐가 그리 심각한 사안인지 참 답답하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지엽적인 것도 모자라 저번에 물었던 걸 재차 삼차 물어보니 체계도 없이 중구난방이라 대답하는 게 고역 그 자체여서 깎새는 정색을 해 충고를 했다.
"카지노 쿠폰 관련해 궁금한 게 있으면 차근차근 종이에다 정리하세요. 그 질문 밑에다 들었던 답변을 정리해 놓으면 일목요연해지니까 생각까지 정리가 되지 않겠어요?"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는 조씨한테 이런 충고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파심에 깎새가 개업 전 구청 허가받을 무렵 부딪쳤던 돌발 변수를 읊어줬다. 개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서인지 귀를 쫑긋 세우는 조씨.
물색해 둔 점방 건물주와 현 세입자인 미장원 원장을 만나 일단 가계약을 맺었다. 미장원하던 자리에 이용원이 들어서서 비슷한업종에 주인만바뀌는 형국이라 일이 쉽게 진행될 줄 알았지만 오산이었다.카지노 쿠폰에필요한서류를문의하려고관할구청환경위생과라는곳에전화를넣었더니 담당 공무원이 카지노 쿠폰할건물주소나 기존 미장원 상호명을물었다. 선선하게 주소와상호명을댔지만 돌아오는대답은 청천벽력이었다.허가를내줄수가없다는것이었다.
공무원이 밝힌 불허 사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미장원과 이용원은 다른 업종으로 분류되는 바 승계에 의한 명의 변경이란 있을 수 없다. 미장원이 폐업 신고를 해야 이용원이 새로 허가를 받을 수 있댔다. 들어보니 어렵지 않았다. 절차를 밟아 순서대로 신고하고 허가를 요청하면 될 일이니까. 둘째, 첫째 사유의 연장선상에서 건축물 대장 상에 근린생활시설 용도이어야만 하고 이용원을 운영할 면적이 나와야지만이 영업장으로 신규 허가를 내줄 수가 있는데 제시한 건물은 주택과 근린생활시설로 용도가 섞여 있는데다 1층 전체 면적에서 기존 임차 업장(치킨가게, 국수집)을 뺀 나머지 면적만으로는 이용원을 운영하기에 턱없이 모자라 허가를 내줄 수가 없다는 것. 세입자만 바뀌었을 뿐 미장원에서 미장원으로만 주욱 승계되다 보니 허가가 어렵지 않았을 테고 거슬러 올라가 맨 처음 들어선 미장원은 지금과는 다른 기준으로 미용업 허가를 받았던 까닭인지 면적 따위가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았던 게 분명했으리라. 건축물 대장에 근린생활시설 면적이 얼마이고 허가 면적이 얼마인지 시시콜콜하게 알려고 드는 임차인이 얼마나 있겠냐고 항변해도 법이라는 잣대를 들이미는 데는 소용이 없었다. 계약금까지 건넨 마당에 이대로 파기할 순 없는 노릇이라 방법이 없는지 물었다. 아주 없지는 않다며 일러준 방법이 용도 변경이었다.
카지노 쿠폰가 사업장 전체를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하면 이용원 신규 허가가 나는 데 충분한 면적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제 건물에다 대고 감 놔라 대추 놔라 간섭하는 걸 좋아라하는 카지노 쿠폰를 본 적이 없으니 건설적인 방향으로 카지노 쿠폰를 설득하길 바란다는 공무원의 충고가 되레 낭패감으로 다가왔다. 아니나다를까 일흔을 넘긴 카지노 쿠폰 노파는 암만 조리있게 설명을 해줘도 요지부동이었다. 도리어 가게 나가고 들어오는 문제는 임차인들끼리 지지고 볶든 알아서 할 문제지 왜 자기를 자꾸 개입시키냐며 연락을 아예 끊어 버렸다. 사달이 난 근본적인 원인이 자기한테 있는데도 불구하고 카지노 쿠폰 언사는 너무나도 무책임해 속에서 천불이 났다. 이른바 조물주 위의 카지노 쿠폰라는 작자의 자기중심적인 작태를 목도하고 보니 왜 기를 쓰고 자기 건물, 자기 집에 매달리는지를 알겠더라.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 자체를 없던 일로 하면 속은 쓰리지만 대신 허가 리스크가 사라진다. 간단히 말해 계약금만 손해 보고 손을 털어야 할 기로에 섰다. 현 세입자인 미장원 원장도 기한 내 인수자가 안 나타나면 권리금을 포기해서라도 폐업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거기서 장사할 마음은 이미 떴고 다른 물건을 이미 물색해 둔 눈치였으니까. 가장 난감한 측은 따지고 보면 카지노 쿠폰다. 용도 변경을 하지 않는 한 그 장소엔 업종 불문하고 허가가 나질 않아 임대가 될 리 만무하다. 고로 카지노 쿠폰 입장에서 그 장소에서 제대로 된 월세를 받아 먹자면 건축사사무소로 직행해야 하고 그나마 임차를 원하는 자가 나타났을 때 용도 변경을 후딱 진행하는 게 유익하다.
어거지나 다름없는 카지노 쿠폰의 주장만 확인하고는 공전만 거듭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뒤 미장원 원장으로부터 뜻밖의 연락이 왔다. 카지노 쿠폰가 용도 변경을 건축사사무소에 의뢰했고 빠른 시일 내 답변이 올 거라는. 씨알도 안 먹힐 것 같던 카지노 쿠폰 마음을 바꾸게 해 준 이는 동네 단골 복덕방 주인이었다나. 하기사 복덕방과 공생 관계인 카지노 쿠폰 입장에서 누구보다 자기 이익을 대변하는 이가 건넨 조언을 아니 들을 수는 없었겠지. 아무려면 어떠랴. 이로써 계약 당사자들이 꽃 피고 새가 우는 춘절에 한 테이블에 다시 모일 수 있었다는 게 제일로 중요하지.
깎새 얘기가 끝나자마자 곧장 관할 구청에 가보겠다며 후다닥 나서는 조씨. 그 뒷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면서 무엇이 그를 위한 일인지 고민이 깊어지는 깎새. 막상 겪어 보니 카지노 쿠폰 만만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