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책방 탐방: 쓰리 라이브즈, 원더북스
최근에 동부와 서부를 오가서 난 시차적응이 필요 없었다. 날이 밝고 눈을 뜨자 옆에 누운 카지노 게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얘는 왜 자기 방을 두고 내 옆에 와서 자고 그래?’
옆에 누운 이가 동생이라고 착각해 놀랐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벨라였다. 자는 모습이 너무 고요하고 평화로워 좋았다. 동생은 뉴욕에서 산 기간이 꽤 되었다. 그래서인지 동네 구석구석을 잘 알고 허드슨 강을 사랑했다. 그래서 허드슨 강 뷰가 끝내주는 아파트에 살고 카지노 게임. 아침에 일어나고 보니 부지런한 제부는 이미 우리 아침을 사두고 운동하러 나가 집에 없었다. 동생은 잠시 병원에 일하러 갔다. 점심을 함께 먹을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했다.
벨라가 일어나자 아침을 챙겨 먹이고 나도 커피를 내려 마셨다. 동생이 사랑하는 허드슨 강 뷰는 정말 좋았다. 고요하고 가슴을 뻥 뚫어주는 듯한 힘이 카지노 게임. 허드슨 강 너머로도 수많은 삶이 이어지는 빌딩들이 보여 공동체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여유롭게 준비하고 집에 돌아온 제부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우버를 타고 첼시에 도착했다. 브런치로 유명하다는 레스토랑에서 아침 메뉴와 점심 메뉴를 반반, 칵테일에 맥주까지 야무지게 주문했다. 동생은 아침에 일이 바빴지만 서둘러 마치고 나왔다고 했다. 화장실에 가서 수술복을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하이라인 파크에서 멀지 않아 곧바로 계단을 올라 하이라인 파크를 노닐었다. 주말인데도 사람이 많아 아니, 주말이라 사람이 많아 함께 걷는 맛도 있었다.
한참 걷다 보니 물고기 형상의 구조물과 도로 위를 볼 수 있게 해 둔 자리가 잔뜩 카지노 게임. 그곳에 앉아 사람들은 여유로이 걷고 차는 바삐 지나가는 것을 가만히 바라봤다. 주말이라 그나마 한가한(?) 도로에는 차가 무척이나 많았다. 휴가라 좋은 점은 일상에서 벗어나 일상을 사는 사람들을 그들의 삶을 보고 또 나의 일상에서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토록 바쁘게 지낼 이유가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럴 시간에 소중한 사람들과 더 시간을 보냈어야 했나 하고 후회도 했다.
다시 걷기 시작했다. 남쪽으로 걷다 보니 새로 지었다던 큰 쇼핑몰 허드슨 야드가 카지노 게임. 맛있다는 아이스크림 집으로 가 아이스크림을 잔뜩 먹었다. 달지만 너무 달지 않고 느끼하지도 않아 맛나게 먹었다. 조금 걸어 다니다 내려와 유명한 구조물 베슬을 보았다. 커다란 배 모습과 비슷하다고 베슬이라고 했다는데 나는 왜 쇠로 뜨개질을 해놓은 것 같은 느낌인지 모르겠다. 계단과 난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올라가지 못하게 막아놨다. 누군가 위에서 뛰어내려 이제 올라가지 못하게 두었다고 하는데 안타까움과 슬픔이 밀려왔다 이 아름다운 구조물 위에서 목숨을 끊어야만 하는 절박한 마음은 어떤 걸까. 차가운 강바람이 자꾸 빰을 쳤다. 혼자 오도카니 남은 구조물은 그저 그 바람을 함께 맞고만 카지노 게임.
동생 부부는 집으로 돌아가고 벨라와 나는 계속 걸었다. 동생이 소개해준 또 다른 명소, 리틀 아일랜드로 향했다. 인공적인 섬이라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자연과 인공을 오묘하게 조합해 두어 따스함과 차가움이 공존했다. 계속 야트막한 동산을 올라가는 느낌이었는데 벨라가 정말 좋아했다. 중간에 직접 칠 수 있게 만든 실로폰 같은 구조물이 아이들을 반겼다. 또 판 위에서 뛰면 각기 다른 음을 내는 악기가 바닥에 설치되어 카지노 게임. 벨라의 웃음이 예뻐서 비디오까지 찍었다. 올라가다 보니 멀리 보이는 다리가 카지노 게임. 벨라가 갑자기 미국 반대편, 샌프란시시코에 있는 골든 게이트 다리라고 했다.
“카지노 게임야, 그건 우리가 사는 캘리포니아 주에 샌프란시스코에 있어. 몇 년 전에 샌프란시스코 가서 미술관도 가고 다리도 구경했잖아? 거기야.”
눈을 동그랗게 뜨는 카지노 게임가 귀여워 한참 웃었다.
걷다 보니 스타벅스 리저브가 보였다. 세계에 6개밖에 없다는 스타벅스 리저브가 뉴욕에도 있어 잠시 들렀다. 도쿄에서는 2시간을 기다려 겨우 들어갔는데 뉴욕은 5분 정도 줄을 서고 5분 정도 뒤에 음료수를 받았다. 실제로 커피콩을 볶는 시설과 화학 실험실 같은 모습에 벨라가 넋을 놓고 바라봤다. 스타벅스 컵을 모았던 터라 하나 구입했다. 늘 그렇듯이 컵 하나가 3만 원이 넘어 배가 조금 아팠지만 기념품 사는 셈 치고 샀다. 벨라가 매일 쓰는 도쿄 스타벅스 리저브 컵에게 종종 쉼을 선사할지도 모르겠다. 앉을 곳이 마땅치 않아 밖에 나오니 거리의 악사들이 공기에게 진동을 불어넣어 주고 카지노 게임. 한쪽 테이블에 앉아 나는 라테를 벨라는 핫초코를 마시며 뉴욕만의 분위기를 잔뜩 내봤다. 악사들 앞에 놓인 모금함에 감사를 표시하고 싶다고 해 미리 준비해 온 현금을 쥐어주었다. 총총 나가서 모금함에 쏙 넣는 아이가 귀여워 음악은 들리지도 않았다.
근처에 있던 애플 스토어에 잠시 들렸다. 요새 핸드폰을 사달라고 해 그냥 구경이나 할 겸 잠시 들렸다. 친구들 75% 이상이 있지 않는 한 핸드폰은 안 사주겠다고 했는데 자꾸 조르는 눈치다. 제일 친한 친구가 생기면 사주어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화제를 돌렸다. 애플 스토어를 갔으니 이제 삼성 스토어도 차례다. 애플 스토어보다 제품이 훨씬 더 많고 잘 꾸며져 카지노 게임. 들어가자마자 여러 가전제품과 인생 네 컷 같은 사진을 찍으면 뽑아주는 부스도 카지노 게임. 이층에는 스마트홈을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는데 아이방을 꾸며놓은 곳에서 한참을 놀았다. 커다란 칠판만큼 큰 텔레비젼이 있고 그 위로 바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는데 벨라가 무척이나 좋아했다. 옆에 놓인 책상 침대에도 앉아보고 그림을 그리고 놀다 좀 어린아이가 와 비켜주었다. 우리보다 더 즐겁게 놀 수 있을 것 같아. 아마 그 시간이 충분치 않았나 보다. 뉴욕 여행하는 내내 다시 삼성스토어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원래 목적지였던 쓰리 라이브즈 책방에 도착했다. 꽤나 구석진 곳에 있었는데도 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랐다. 책방에서 이런 북적거림을 느껴본 적이 도대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고등학생일 적 문제집을 사려고 간 책방, 방과 후의 학교 앞 책방 같이 지나가기 어려운 곳이었다. 벨라는 책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고 난 책방 구경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작은 책방인데도 구석구석 잘 꾸며놓아 보는 맛이 있었다. 게다가 책을 골라 사니 공짜 북마크도 줘서 좋았다. 책방을 나서다 보니 여러 명의 십 대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세상에 책방에서 노는 아이들이라니. 믿을 수 없는 광경이다. 동네에서도 책방을 자주 가는데 십 대 아이들이 단체로 몰려다니는 것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렇다. 이곳은 책방이 넘쳐나는 도시, 뉴욕. 각 집마다 책장에 책이 넘쳐나는 동네, 뉴욕. 그리고 아이들과 사람들이 책방에서 만나고 시간을 보내며 교제하는 곳, 뉴욕. 그곳에 내가 서 있었다. 한참 동안 두 눈으로 내가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라 꿈이라도 꾼 것 같았다.
“카지노 게임야, 여기 십 대들은 책방에서 노나 봐. 대단하지?”
“나랑 서리나도 그럴 거예요.”
‘응, 너희 둘은 지금 하는 걸 보니, 그럴 만 하긴 하다…(카지노 게임와 서리나는 소문난 다독가로 이제는 온라인으로 글까지 같이 쓰는 아이들이다.)’
한참 걷다가, 벨라가 좋아할 듯하여 계획한 원더 북스에 도착했다. 뉴욕에서 소문난 아동책 전용 책방으로 크기가 워낙 큰 데다, 사람들로 가득해 또 놀랐다. 알고 보니 주말이라 저자 북 사인회가 있어 유명한 책 저자들 4명이 사인을 하고 있었다. 늦게 도착한 것이 아쉬웠지만, 책은 주로 십 대 후반을 겨냥한 터라 속상하진 않았다. 한동안 책을 고르는 벨라 옆에서 난 또 책방 구경에 나섰다. 책의 양도 종류도 많았지만 가장 눈을 끈 건 유리 장식장 안에 전시된 고서(?)들이었다. 처음으로 발매된 책을 전시하고 판매도 하고 있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었지만 비싼 것은 천불을 훌쩍 넘었다. 책 한 권이 몇 백만 원씩 하는 뉴욕 책방. 역시 스케일이 남다르다. 책을 몇 개 고르고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벨라는 여전히 책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동생 집에 도착하니 해가 지고 있었다. 오묘한 분홍색과 빨간색이 섞여있는 석양을 보느라 벨라는 유리창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엄마, 난 뉴욕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나지막이 말하는 카지노 게임가 석양보다 아름다워 손을 꼭 잡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