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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요샌 잠이 부족인데 딸내미가 지어준 보약 덕으로 제시간에 깬다. 태양이가 저녁 여섯 시 반이면 주방 깔판아니면 욕실 매트 앞으로 와서 식구 기다리는 것처럼 나도 시간을 잘 지키고 있다. 어제 늦저녁에 예약해 놓은 손님과 막냇동생이점심때 온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지런히 아침을 열었다.
알뿌리를 겨우내 숨겼던 튤립이 노랑이랑 빨강으로 뻣뻣이 뽐내며 나와 무료 카지노 게임.팝콘으로 튀겨진 개나리도 목련 옆에서 신나게 늘어져 있으니 출근길은 즐겁다. 내게 시간을 허락해 주고 편안한 내 자리가 의젓함도있기 때문이다.
봄이라고 알려주는데 더러운 게 무료 카지노 게임. 1층이라서 양옆으로 자리가 너덜너덜하므로담배 피우라고 내어준 공간 같으니꽁초가너저분히 즐비하다. 기다란집게로 20분은 치우고 앉기 시작하면 바쁘기 시작한다. 한가한 것보다 백번 난데 오늘 일상을 이제야 쓰기 시작했다. 새것으로 날로 내놓고 싶어서 이젠 저장 안 해놓고 매일 반성문처럼 자판을 두드린다. 알집에서 막 꺼내온 신선한 것에 매료되었다.
모 기업 노조위원 성만씨까지 막내가 불러서 명태조림 잘하는 곳으로 약속을 잡았다.
시간 개념과 자기 철학이 투철하며 유머를 잔뜩 가지고 있는 성만씨가 저번엔 막냇동생이랑 큰아이한테 만 원씩 줬는데 통화만 했던 성만씨가 시청에서 택시 타고 부리나케 왔으면서 선물까지 준비해 왔다. 좀 늦을 것 같다기에 나는 그랬다. 검정고무신 신고 오라고. 모양 꾸미지 말고 오라는 소리였다.
센스 있게 행복한 시간이 쓰여있는 봉투 안에 중국서 며칠 걸려서 온 보이차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막 샀다며 복권 한장씩을 건네줬는데 직업에 무관하게 복권도 제집에 넣어서 왔다. 섬세한데 다리가 안좋아서 약간 절기는 하지만몸집과 손이 아주 두꺼운 말발이 센 건장한 50대다.
밥상에서부터 웃음을 유발한 성만씨는 큰 딸내미 말처럼 독특한 삼촌이었다. 명태 머리부터 갖다가 놓고 눈알부터 파먹는 내게 “제일 맛있어서 누가 먹을까 봐얼른가져가셨군요.” 되받아친 나는 “오, 엿보셨군요. 한발 늦으셨어요. 먹을 것 앞에서는 체면이 구겨져도 좋습니다.에헷! 덩치는남산만 하신데 작은 거에 연연하시다니요. 장차 큰일을 도모하실 분이요.”했다.
* 동태눈알은 맛있어서 내가 먼저 집었다.
문학인들이 모여 토론하듯이 우린 막냇동생까지 합세해서 웃음은커피숍까지 이어졌다.
동생이랑 성만씨가 가입된 단체에서 포럼 하는 커피숍은 도서관식이다.
"대추차 진하게 세 잔 주세요."받아 든 대추차는 인사동에서마실때는 무지 썼는데 나른한 점심 달짝지근하니 비타민 효과였다.
점심은 약속대로 내가 사고 찻값은 동생이 선 계산했다.
성만씨랑 동생은 친구처럼 상의하고 서포터도 받는 개인적으로는 친하지만 단체방에서도 격려를 많이 해주는 좋은 이웃이다. 그런데 몰랐다. 문학에도 일가견이 있어서 인가 동생의 모임엔 문학과 관련된 인천의 유지들이다. 말발이 세다. 아니 언변이 다 좋다.
차 스푼으로 건더기 건지면서 한국어 교원 시험에 붙은 50대 중반의 미혼인 동생한테 성만씨가 아기 같게 몽실이처럼 그러지 말고 강하게 밀어붙이라고 일침을 가해준다. 자작으로 시도 한 수 금세 읊는데 차 스푼에 녹아들고 있다.
준비된 자가 움켜쥔다
선도적으로 과감하게
다음은 없는거로 치자
강하게 밀어붙여
겉보기엔 쓰고 맛없어 보이지만
마셔보면 달고 맛있는 것처럼
흔들림 뒤로 빼고서
일단 자신감의 용기로 부딪히자
나머지 부분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피곤하긴 했나 보다.기억에 못 담아 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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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해준 사실 이야기에 눈의동공이 커진 성만씨가세상이 그렇다며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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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이라 요새 잠시 생각이 나면 키득키득 혼자 있을 때웃음보터진다.사실 웃을 수 없는 말이지만 눈이 동그래진 성만씨가 그러면 안 된다면서 손사래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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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인지 알겠다. 쇳소리라서 듣기 거북했다는 빡빡머리인 그이다. 그런데 어디 이이만 그럴까.
대추차가 입가심해주고 유머러스한 대담을 마치고 성만씨는 재택근무라 얼른 가봐야 해서 담에 또 보자며 자리를 떴다.
삐링삐링 카톡이 알림 했다. 엊그제 인천 여류시인의 운동화글과 엄마나무 시의 주인공 이진씨가 브런치작가로 선정됐다고 연락 왔다. 잘됐다. 늦나이인데 이번에 대학원 갈 준비를 한 이진씨는 임학역과 캠퍼스타운역 스크린 도어에 ‘아라 노을길’이 게재 돼 있다.
나만큼이나 작은 여인의 욕망은 봄을 멋들어지게 타고 무료 카지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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