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세 살 카지노 게임 여든까지 간다고
아기 때부터 식성이랑 습관을 만들게 된다
자의든 타의든 교육이란 테두리에서
기본이 성립된다
눈에 압박감이 심해서
안과 예약한 것도 넘겼는데
주말엔태양이까지모두 실컷 잤다
아침에 떴던 해가 서쪽으로 다 넘어가도록
우린 종일 못 일어날 정도였다
뻑뻑했던 눈이 풀리고 몸이가볍다
오늘 새벽 다시 태양인 방 문짝을 긁어댔다
모른 척해야 하는데
그러자고 약속해 놓고
태양이 엄마인 딸내미가 또 서서 안아준다
안았다가 내려놓으면
씨씨티비 나무다이 아래를 긁어 먹는다
시작됐다
다리 수술로 입원했을 때
밥을 새벽에도 먹고
잠을 안 잔 데다가
퇴원 후
아픈데도 배변을 잘 가린다고
얌얌이를 주는 덕에
시초가 돼서 새벽 남들이
곤히 깊은 잠 빠질 때
시끄럽게 깨워서 나쁜 습관이 들었다
안 보면 눈에 밟히고
눈에넣어도 안 아프지만
잠부족엔 장사없다
눈까풀이 다시 내려앉고 몸이 떨린다
오늘부터 딸내미와 진짜 약속했다
절대로 새벽에 모른 척하자고
이래서 시엄니와 며늘의
아가 교육 다툼이랑 갈등이 생기는 거라고
강쥐라고 봐주기 없기
딸내미와 다시 큰 약속을 했다
습관을 잘못 들이고 있어서
아침에
강쥐까지 셋이 피곤하다
하루 이틀 참으면 될 것을
안쓰럽다고 자다 말고 서서 안아주는
딸내미가강쥐보다 얄미워졌다
승리 때는 안 그랬는데
태양일 너무 오냐오냐하고 대하니
사람 몸이 천근이다
약속을 지켜야 하는 딸내미의 과제
어렵지 않다
생오리 울대 한 봉 냉동으로 구입해서
기름기 제거하는데 반나절이 더 걸린다
에어프라이어에 익혀주는 건 기계가 한다지만
이렇게 손 가는 것보다 더 쉬운 게
모른 척해주는 약속 지킴이다
* 브런치 작가님들이 염려주시고 응원주셨던 태양이가 양처럼 요렇게 변했는데 병원에서 밤잠을 못 잤던 걸 집에 와서도 습관이 안 고쳐지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