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물의 빛깔을 살라 먹고
미온 색의 꽃 날이 섰다
등성이를 보듬 삼지 않아도
길섶은 쪼로륵 보자기 같은
잎사귀를 내어줬다
비바람이 한바탕 몰고 가면
싱숭생숭했던 꽃보라가
불꽃으로 피어난다
하늘에서 내려다봤을 때의
성냥갑 같은분자들이
지렁이처럼꼬물대더니
괴나리봇짐을 메고
봄을 캐러간다
내 곁에도 있다봄
팔랑나비랑 꽃등에 새끼랑
무당벌레가 춤사위 펼치는
꽃바람 출렁임을
가만히 있지 않고
흔들거려서 자신을 알려야
곤충이 끼듯이
알은체하는이들이
글을 쪼매 쓰는 내게
책자랑 이야기가 있다며
술렁거리며 들어선다
봄을 맞는 건 그들이 갖고 있는
전설을 받아줌에도 있다
그래서 새벽녘 무시로를 펼쳤다
아침을여는 돌파구가 됐다
벌레를 잡기 위한 까치가
첫울음을 내고
드립커피한잔이 고요를내린다
커피위에 꽃 향이 올라탔다
글을 마칠 때쯤 창가에 비친 까치 한 마리 울음 한 번 대차게 뽑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