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은 버릇이 있다는 것을
친구가 멀리 교환학생을 간 뒤에 알았다
학교를 같이 다닐 때는
대답을 안해도 수일 내로 학교에서 마주치니
대화가 이어져 서운할 일이 없었는데
친구가 다른 나라로 떠난 후로는
몇 달씩 답이 없다가
또 나중에 미안하다며 불쑥
연락이 오곤 하는 것이었다
사라지는 시점이
대화의 끝무렵도 아니라
더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타지 생활 적응하느라
바빠서 그렇겠거니
한 번 이해하고
두 번 이해하고
세 번 이해하다
이해한 만큼 커져버린 서운한 감정
하루 이틀도 아니고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질문형이든 평서문이든
가리지 않고
무료 카지노 게임는 쉬이 사라졌다
어느 날 근처 도서관에서
우연히 무료 카지노 게임를 보고도
나는 모른 척 스쳐지나갔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나를 보지 못한 듯 했다
여러가지 생각이 스쳤던 것 같다
벌써 돌아온지도 몰랐었던 터라
이미 쌓여있는 서운한 감정에
더 불이 붙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이었다
좋아하던 친구를
마치 주말에 마주친 상사처럼
피하는 내 모습이라니
그 뒤로도 우리는 두어번을 더 스쳐갔다
신기하게도 늘 나만 무료 카지노 게임를 보고
무료 카지노 게임는 나를 보지 못했다
어느 날은 무료 카지노 게임 가까워서
이건 무시할 수가 없다 싶어
인사를 하려고 멈췄는데
또 나를 못 본 무료 카지노 게임가 쌩
하고 지나가버렸다
이쯤 되니 저 친구도 나를
모른 척 하는 걸까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그러기에 우리는 메신저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저 서로 시험 준비에 정신이 반쯤
나가있었을 뿐
오늘 드디어 그 시험날이 되었다
알파벳순으로 시험장이 정해져서
무료 카지노 게임와 나는 같은 시험장에 배정이 되었다
여기서만큼은 일부러 피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괜찮은 척 연기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싶었다
시험 10분 전 부랴부랴 도착해서 정신 없던 찰나
무료 카지노 게임 강의실에 들어가자마자 그녀가 나를 발견했다
오랜만이라며 팔을 활짝 벌려 안아주는 무료 카지노 게임를 다시 마주하니
그간 서운하던 마음이 또 스르륵 녹았다
물론 손절까지 할 일은 아니었지만
필요할 때만 연락을 하는 듯한 기분에
이제는 그 친구에게 더 이상 마음을 열어주지 않겠노라
다짐했었는데
그 다짐이 무색했다
어쩌면 그 다짐은어쩌다보니 저질러 버린 나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자기 합리화였는지도 모르겠다
인간 관계라는 건 기본적으로 어려운데
해외 살이라서 더 쉬운 경우도 있고
더 어려운 경우도 마주하게 된다
그래도 오늘 한 친구의 건망증과
나의 옹졸함을 둘 다 용서하면서
또 한 번 인간에게 희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