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이사가 잦았던 터라 꿈꾸당은 아홉 살 아이에게 무려 일곱 번째 집이다.
곧 이사 갈 집, 팔아야 할 집에 살던 때는 아이가 남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지우기 바빴는데 어느새 아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잘 남기지도 않고 남기더라도 알아서 잘 지우는 나이가 되었다.
매일 신나게 목욕하다 욕실 앞 마루에 배인 물얼룩, 아빠가 만들어준 미술 책상에 남은 크레파스와 매직 자국들, 너만 아는 (안다고 착각하는) 비밀 장소에 들어가 남긴 은밀한 낙서들, 거실 기둥에 업데이트되는 너의 성장 기록을 더 이상 혼내지 않겠노라, 지우지 않겠노라 다짐한다.
언제나 그랬듯 지나고 보면 너무 빠르게 흘러버린 너와의 시간. 모든 건 그대로인데 그 시절의 너만 없겠지. 그때 겨우 남긴 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은 위안이 될까. 그리움이 될까.